딥페이크(deepfake), 도대체 뭐예요?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 인공지능(AI)이 수많은 얼굴 사진과 영상을 학습한 뒤, 마치 실제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가짜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고도화된 기술로 인해 가짜가 너무나 진짜 같아서 우리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놀랍도록 진화하는 딥페이크 범죄 수법
이 혁명적인 기술은 범죄에 악용되기 쉽다. 단순히 유명인이나 공공 인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넘어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 사진이 악의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 연예인 A씨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제작 및 유포하거나 자녀의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금전을 갈취하는 경우도 있다. 또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처럼 영상을 조작해 유포하거나 유명 정치인이 전쟁 선포를 하는 가짜 영상으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제대로 알고 우리 아이 보호하기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 첫째,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온라인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저녁 식사 시간에 “오늘 본 뉴스 중에 이상한 게 있었니?”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면서, “이 영상이 진짜일까? 누가, 왜 이런 영상을 만들었을까?”라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둘째, 개인 정보 보호가 당연한 일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성인이 되기 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 SNS를 비공개로 설정하도록 지도하자. 특히 교복을 입은 사진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학교 정보는 물론 학년 정보부터 아이의 얼굴, 주변 친구들 정보까지 비교적 쉽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디지털 발자국(digital shadows)을 관리해야 한다. 디지털 발자국이란 특정 사용자의 추적 가능한 모든 온라인 활동 흔적을 의미한다. 이를 이용해 해당 사용자를 은밀하게 관찰하고 사용자의 정보를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한번 올린 콘텐츠는 완전히 지우기 어렵다는 점을 꼭 상기시킬 것.
넷째, 온라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온라인 활동을 주기적으로 확인해볼 것. 자녀와 함께 ‘가족 디지털 계약’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님은 주 1회 내 온라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와 같은 규칙을 정해 아이들의 SNS나 유튜브 시청 기록, 검색 기록 등을 확인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타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비윤리적인 일임을 가르쳐야 한다. 유명인의 딥페이크 영상을 함께 보며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딥페이크 제작과 유포가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반드시 알려주고, 장난 삼아 만든 가짜 영상도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대화를 통해 가족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등 콘텐츠를 함께 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법적 대응, 어떻게 해야 할까?
증거 수집이 중요하다. 가해자가 삭제하기 전 피해를 준 해당 영상이나 이미지를 캡처해 URL을 기록한 다음 경찰청 사이버안전국(112, 182)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의 협력 없이 문제 해결이 어려운 만큼,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 고소를 통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루리 변호사
@rl.lawfirm119
이루리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전 법무법인(유) 광장 파트너 변호사. 다수의 기업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