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의 신체적·정신적 효능
식이섬유의 가장 큰 장점은 변비를 예방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우리가 섭취한 식이섬유는 대장 속에서 음식물 찌꺼기와 수분을 끌어들이는데, 그러면 대변의 양이 늘어나면서 배변 활동을 돕는다.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고혈압과 당뇨병 예방에도 이롭다. 식이섬유는 체내 나트륨을 흡착해 대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압 상승을 억제한다. 또한 당분과 결합해 당분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것을 방지해 혈당 수치 조절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는 우리 몸의 나쁜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미친다. 식이섬유가 몸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이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도와 심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증, 뇌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는 조금만 섭취해도 배가 든든하고 포만감을 줘 과식하지 않게 해주고, 지방을 흡착해 우리 몸에 쌓이지 않고 배출되게 한다.
식이섬유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우울감을 줄이는 등 정신 건강과도 밀접하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조신영 임상강사 연구팀이 국내 40~79세 성인 1만 1,288명의 식이섬유 섭취와 정신 건강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식이섬유를 적게 섭취하면 스트레스나 우울 지수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다른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식이섬유를 적게 먹을 때, 여성은 다른 음식을 적게 먹으면서 식이섬유도 적게 먹을 때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을 1~5분위로 나눠, 식이섬유를 가장 적게 섭취하는 5분위 그룹과 다른 군의 정신 건강 상태를 성별에 따라 비교했다. 그 결과 식이섬유를 최소 섭취한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사회 심리적 불편감을 겪을 위험이 남성은 46%, 여성은 53% 높았다. 식이섬유를 적게 섭취하면 남성은 스트레스가 높다고 인식할 위험이 43% 증가했고, 여성은 우울감을 호소할 위험이 40% 높아졌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가 남녀 모두의 정신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식이섬유를 똑똑하게 섭취하는 방법
HOW TO 1 하루 20~25g 정도 적절히 섭취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을 기준으로 식이섬유를 하루 25g 이상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식이섬유 섭취 기준에 따르면 하루 권장 섭취량은 성인 남성 25g, 성인 여성 20g이다.
HOW TO 2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식이섬유 섭취와 함께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만 섭취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변이 딱딱해져 배변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하루 1.5~2L 정도의 물을 마신다.
HOW TO 3 수용성, 불용성 골고루 섭취
식이섬유는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뉘는데, 이 2가지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잘 녹는 성질을 지닌 식이섬유로 폴리덱스트로스, 펙틴, 구아검, 알긴산 등이다. 채소, 과일, 해조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는 성질을 지닌 식이섬유인데, 셀룰로스, 리그닌, 키틴 등이 이에 속한다. 귀리, 보리, 현미, 호밀, 팥, 고구마, 당근 등에 많이 들어 있다.
HOW TO 4 평소 식사 통해 적절히 섭취
건강을 위해 식이섬유를 특별히 챙겨 먹는다기보다 평소 식사를 통해 식이섬유 섭취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 낫다. 현미나 보리, 귀리 등을 넣고 지은 밥을 먹고, 통밀이나 호밀로 만든 빵을 먹는다. 식사 때마다 익힌 채소 한 컵 정도를 섭취하고, 생채소와 과일로 만든 샐러드를 즐겨 먹자. 식이섬유가 풍부한 호두, 땅콩, 아몬드 같은 견과류는 간식으로 좋다.
HOW TO 5 과도한 섭취는 금물
식이섬유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섭취하면 안 된다. 수용성 식이섬유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내세균에 의한 발효량 증가로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설사, 복부팽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반면 불용성 식이섬유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식이섬유가 장 속의 수분까지 흡수해 변비나 치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철분, 칼슘, 마그네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의 흡수까지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