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운영하는 서점 ‘책방오늘’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그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 서점 ‘책방오늘’은 성지로 떠올랐다. 책방오늘은 2018년 9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문을 열었고,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통의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소는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1이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가깝다.
한강은 책방오늘을 통해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없어서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좋은 책을 발굴하려고 했다. 낭독회나 작가 강연 같은 행사가 있을 때는 직접 책을 진열하고 소개하는 등 서점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하지만 2022년 문학 웹진 <비유>에 실린 책방오늘 매니저 인터뷰에 따르면 오픈 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한강이 독립 서점을 운영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책방오늘에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서점 외벽에 축하의 글과 화환도 걸렸다. 책방오늘은 10월 12일부터 당분간 휴업을 공지했다. 그럼에도 책방오늘은 SNS상에서 ‘핫플’로 등극한 상태다.
한강의 대표작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한강의 작품들을 읽어보려는 사람이 많지만 전반적으로 한강의 시나 소설은 명확한 스토리라인이 없고 환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전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가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라는 평가다. 강도 높은 성(性)적 묘사나 잔혹한 폭력 장면 등도 상세하게 묘사돼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독자도 일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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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2007년, 창비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지 <창작과 비평>에 연재된 소설인데 다른 연작소설인 <몽고반점> <나무 불꽃>과 함께 묶여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채식주의자>는 이후 영화로도 제작돼 2010년 2월 개봉하기도 했다. 세 소설 모두 주인공은 다르지만 내용은 이어지는 연작이다. 주요 스토리는 끔찍한 꿈으로 육식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게 된 여자 ‘영혜’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가부장적 한국 사회와 겪는 갈등을 그리고 있다. <채식주의자>에는 칼 들고 자해, 동물 학대, 형부와의 불륜, 완강한 식음 전폐 의지로 끔찍하게 죽어가는 주인공 등 파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기에 2024년 일부 학부모 단체들이 청소년 유해 도서라며 초중고 학교 도서관에서 해당 책들을 뺄 것을 요구한 서적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2016년 맨부커 국제상 수상에 이어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안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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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2014년, 창비
<소년이 온다>는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복수의 등장인물이 에피소드별로 각자의 시선으로 전개해나가는 군상극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일부 담겨 있다. <채식주의자>가 한강을 세계에 알린 작품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만든 진정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소년이 온다>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한강은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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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2021년, 문학동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를 당해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 인선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제주4·3사건의 비극을 되짚어보는 내용을 담은 장편소설이다. 한강은 이 작품으로 2023년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고, 올해 3월에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받았다. 한강은 노벨 문학상 발표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독자에게 최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자신의 작품으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꼽았다. 그다음이 <소년이 온다>, 자전적 소설 <흰>, <채식주의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