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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즐기는 시골 휴양

가까운 일본으로 훌쩍 떠나는 여행은 어떤가? 선택지가 다양한 일본에서 도시와 시골 중 고민이라면 푸드 칼럼니스트 유한나가 추천하는 2가지 코스를 따라가보길. 검증된 미식 투어 팁까지 얻을 수 있을 테니.

On August 30, 2024

전통적은 무드에 깔끔하게 정돈된 오치아이로 료칸의 전경.

시골 휴양

도쿄에서 온천 마을인 슈젠지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선택했다. 도쿄역에서, 기차 안에서 먹을 에키밴(역에서 파는 도시락)을 사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본 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은 모양이 예쁘고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도시락을 먹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고 할 정도로 맛 또한 별미다. 우리 일행은 단새우(아마에비) 덮밥, 고등어초절임(시메사바) 초밥, 광어지느러미(엔가와) 초밥, 달걀샌드위치(타마고산도)와 간단한 마실 거리를 샀다. 도쿄역 개찰구 안으로 들어가면 먹을거리를 살 곳이 많으니까 여기서 기차 여행을 준비하면 된다. 기차에서 도시락을 사부작사부작 먹다 보면 슈젠지역에 도착한다. 슈젠지역에는 우리가 갈 료칸인 오치아이로(Ochiairo·1887-1 Yugashima, Izu, Shizuoka 410-3206)의 차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일단 오치아이로에 도착하면 다른 놀거리나 먹을거리를 찾을 이유가 전혀 없다.

오치아이로는 입구에서부터 전통적인 느낌이 나는데, 1874년에 문을 열었음에도 관리가 매우 잘돼 깨끗하게 잘 유지되고 있었다. 유형문화재이기 때문에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좋을 듯하다. 온천과 휴식을 즐기려고 찾은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고 할 정도로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이다. 대부분 목조로 이뤄져 있고, 그림자 서비스를 해주는 직원들 덕분에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틈이 없었다. 오치아이로는 2개의 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 근처에 숙소가 있기 때문에 푸른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외부의 다리들은 산책하기에도 좋아서 유카타를 입고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다. 요정들을 만날 것 같은 강의 다리를 건너면 숲 중간에 그네가 설치돼 있다. 속도가 나진 않고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그네다.

오치아이로 료칸의 외부와 내부.

오치아이로 료칸의 외부와 내부.

오치아이로 료칸의 외부와 내부.

오치아이로 료칸의 외부와 내부.

오치아이로 료칸의 외부와 내부.

오치아이로 료칸의 외부와 내부.

올인클루시브로 즐긴 데판(철판) 요리.

올인클루시브로 즐긴 데판(철판) 요리.

올인클루시브로 즐긴 데판(철판) 요리.

올인클루시브로 즐긴 데판(철판) 요리.

올인클루시브로 즐긴 데판(철판) 요리.

올인클루시브로 즐긴 데판(철판) 요리.

오치아이로의 객실 내부는 전통적인 건물 외관과 달리 현대적으로 꾸며졌다.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침대 타입인데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욕실 안쪽의 전용 노천탕은 객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물이 채워져 있어 바로 사용 가능했다. 객실에 짐을 풀자마자 ‘호시노유’라고 부르는 대절탕을 이용했다. 일행만의 프라이빗한 욕탕으로 욕탕에 들어가는 키를 우리에게 주어 불안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다.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이용하려면 체크인하자마자 예약하는 것이 좋다. 10명 이상 들어갈 듯 크고, 돌과 자연이 잘 어우러진 탕에서 50분 정도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1회 숙박 시 한 번 이용할 수 있다. 워낙 입욕을 좋아해 호시노유에서 나오자마자 텐구노유로 이동했다. 개인적으로 이 탕이 매우 마음에 들었는데, 노천탕과 온천욕을 할 수 있는 동굴탕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동굴탕에서 나와 의자에 누워 주변의 풍경과 새소리, 물소리를 즐겼다. 아마도 천국을 실제로 만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텐구노유와 쓰키노유는 남탕과 여탕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의 탕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첫날은 호시노유와 텐구노유로 마무리했다.

도쿄 역에서 구입한 에키밴(역에서 파는 도시락).

도쿄 역에서 구입한 에키밴(역에서 파는 도시락).

도쿄 역에서 구입한 에키밴(역에서 파는 도시락).

저녁은 가이세키(일본식 코스 요리)와 철판(데판) 요리 중에서 철판 요리를 선택했다. 오치아이로는 올인클루시브로 모든 먹거리가 포함돼 맛있는 음식 중 무엇을 먹을지 계속 고민하게 만든다. 시즈오카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는 구워만 먹어도 너무 맛있었다. 메뉴를 하나하나 제공할 때마다 셰프가 번역기로 메뉴 설명을 해주는데 대접받는 느낌이 가슴에 가득 찼다. 은근히 양이 많아 배가 너무 불러 스테이크를 못 먹을 뻔했으나 워낙 맛있어 모든 요리를 깔끔하게 비웠다. 온천욕을 하고 잠시 쉬다가 먹는 저녁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라운지에 나오면 와인, 맥주를 비롯한 각종 주류를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다. 커피, 아이스크림도 맘껏 먹을 수 있으니 지하에 있는 오락실에서 놀다가 1층 라운지에 올라와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바깥 의자에 앉아 계곡 소리를 듣다 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머무는 동안 다른 숙박객 중 한 사람은 오락실에서 빔 프로젝터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다음 날 조식은 정갈하게 차려진 일본식으로 준비돼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즐기며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쓰키노유로 향했다. 텐구노유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탕이라면 쓰키노유는 대중탕이 연상되는 곳이었다. 목재로 만들어져 있고 깔끔한 것이 특징. 모든 탕이 특색 있어 번갈아가며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욕탕 앞의 작은 냉장고에 들어 있는 우유가 맛있어 2병이나 마시고 객실로 올라갔다. 오치아이로에서 슈젠지역까지 차량 서비스로 편하게 도착해 시즈오카역으로 이동했다. 세상엔 맛있는 것도 많고 좋은 곳도 많지만, 또 가고 싶은 곳은 몇 군데 없다. 아무것도 안 하고 즐길 수 있는 천상의 편안함을 느끼고 돌아오면서 다음 일본 여행에서도 시골 휴양을 하루쯤은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유한나 푸드 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유한나는 미학과 미식을 사랑하며 상상 속에 펼쳐지는 무형의 것을 유형으로 만드는 비주얼 디렉터다. 2003년부터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다수의 광고와 시각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비주얼 디렉팅 회사인 ‘푸드판타지’를 이끄는 대표이자 (사)한국식공간학회 사업이사, (사)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 상임이사. 2018 호주 앰배서더, 한국제분협회 자문위원, 한돈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에서 관광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미녀들의 식탁> <아이튼튼 이유식 엄마날씬 다이어트> <밀가루의 누명> 등이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서지아
유한나(푸드 칼럼니스트)
사진
유한나
2024년 09월호
2024년 09월호
에디터
서지아
유한나(푸드 칼럼니스트)
사진
유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