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으로 끝내는 스킨 리추얼
오전 9시, 모공·각질 케어 시트 팩 1장을 얼굴에 붙여 피붓결을 정돈한다. 역시 메이크업이 평소보다 잘 받는다. 오후 3시, 냉장고에 넣어둔 하이드로겔 팩을 꺼내 내리쬐는 햇볕에 빨갛게 익은 얼굴에 붙인다. 얼굴 전체에 쿨링감이 퍼지며 열기를 단번에 사로잡아 진정됨은 물론 편안함까지 느껴진다. 오후 9시, 샤워 후 평소 사용하는 앰플을 얼굴 전체에 듬뿍 바른 다음 유효 성분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요즘 다시 유행인 모델링 팩을 한다. 15분 뒤 팩을 떼어내고 세안하니 촉촉하고 한층 밝아진 피부에서 빛이 난다. 이는 에디터가 지난 주말에 팩 하나로 끝낸 진정, 수딩, 안티에이징 케어다. 여러 단계의 스킨케어마저 번거로운 여름, 내 피부를 위한 홈 에스테틱으로 팩을 제안한다.
팩 활용 백서
시트 팩, 하이드로겔 팩, 워시오프 팩, 수면 팩, 모델링 팩 등 다양한 가격대와 시트 재질, 효능·효과를 가진 팩 중 내 피부에 딱 맞는 팩은 뭘까? 저렴한 팩을 고가의 팩처럼 활용하는 노하우는 없을까? 에스테틱 숍과 피부과에서는 더위로 지친 피부에 어떤 팩을 처방할까? 연예인 피부 관리에 이름난 미르테 바이 혜정 박혜정 원장과 피부과 전문의 유앤미의원 위찬우 원장에게 물었다.
Q 팩 하기 좋은 시간대가 있을까?
위 사람마다 피부 컨디션이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피부가 팩의 유효 성분을 고스란히 흡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대를 추천해요. 그렇다면 저녁 세안 후 자기 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박 저는 이른 아침과 저녁 시간대를 추천해요. 아침에는 밤사이 건조해진 피부에 수분 함량이 높은 팩을 하면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기 좋고, 저녁에는 하루 종일 지친 피부에 진정 케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이른 아침에는 수분 공급에 탁월한 팩, 저녁에는 진정에 초점을 맞춘 팩이 제격이에요.
Q 팩 사용 시 시너지를 높이는 비결이 있다면?
위 팩의 유효 성분을 고스란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깨끗한 피부 상태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메이크업 등 피부 위 잔여물을 남김없이 세안한 뒤 토너로 피붓결을 한 번 정리한 다음 팩을 사용하는 것이죠. 팩을 한 다음에는 팩의 유효 성분 증발을 막기 위해 크림을 바르면 좋습니다.
Q 팩을 사용하면 안 되는 피부 상태가 있다면?
위 피부가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장시간 시트 팩을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아요. 특히 시트 팩은 피부와 시트의 밀착으로 또 다른 손상과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또 피부 찰과상이나 화상 등으로 피부 장벽이 완전히 손상된 상태에서는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떤 팩이든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1일 1팩, 모두에게 좋을까?
위 피부 장벽이 건강하고 예민하지 않은 피부라면 1일 1팩이 좋아요. 하지만 예민한 피부이거나 여러 가지 자극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된 경우에는 너무 자주 팩을 하면 그 역시 자극이 될 수 있죠. 예민한 피부라면 일주일에 1회 정도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Q 팩을 하기 전 에센스나 세럼을 바른 뒤 그 위에 팩을 올리면 효과가 배가될까?
위 물론이죠. 팩은 피부와 공기의 접촉을 차단해 수분 증발을 막고 유효 성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팩 사용 전 에센스나 앰플을 발라주면 피부에 풍부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할 수 있어요. 다만 유분이 많은 크림은 마스크 팩의 흡수를 오히려 막을 수 있으니 크림보다는 수분이 많은 에센스나 앰플을 사용하길 추천해요. 크림은 팩 이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팩을 하면 트러블이 나는 경우가 있죠?
위 피부를 위한 리추얼로 팩 사용 후 접촉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가장 많은 원인은 시트 팩의 시트 성분 때문이죠. 시트 팩의 성분이 너무 자극적이거나 제작 환경이 청결하지 않은 경우 또는 너무 장시간 팩을 붙이고 있는 경우에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시트 팩을 붙이고 자면 시트 팩이 마르면서 피부의 수분도 같이 증발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부가 더 건조하고 예민해질 수 있어요. 적정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팩을 한 후 잔여물을 씻어내야 할까, 흡수시켜야 할까?
박 저는 물로만 가볍게 세안하라고 해요. 이유는 이마와 콧잔등, 입 주변은 콧바람이나 입바람으로 빠르게 마르는 반면, 볼은 상대적으로 팩의 영양 성분이 밀집돼 유·수분 밸런스가 불균형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럴 때는 물로만 가볍게 세안한 뒤 영양크림 등을 평소보다 듬뿍 바르는 것이 좋아요.
위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팩 사용 후 남아 있는 성분을 더 잘 흡수시키기 위해서는 유분 성분이 있는 크림을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크림을 바르면 피부에 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막아주기 때문이죠.
Q 여름철 나만의 팩 사용 노하우가 있다면?
박 저는 여름철에는 아침저녁으로 팩을 합니다. 아침에는 패드를 얼굴 전체에 붙인 뒤 머리를 말려요. 머리를 말리다 보면 헤어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으로 인해 얼굴이 건조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저녁에는 크림 마스크와 시트 팩을 합니다. 크림 마스크를 한 뒤 5분 정도 지난 다음 시트 팩을 올리면 건조함으로 인한 pH 밸런스를 맞추는 데 좋아요. 특히 악건성 피부나 냉방기 사용이 잦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경우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