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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닉, 제니의 이야기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로 데뷔해 샤넬과 아디다스, 젠틀몬스터, 자크뮈스 등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의 뮤즈로 활동하며 독보적인 패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월드와이드 패션 아이콘 제니의 이야기.

On July 15, 2024

# 0610, 자크뮈스 그리고 아디다스

론칭 15주년을 맞이한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자크뮈스의 2024 F/W ‘라 카사(LA CASA)’ 패션쇼가 예정된 6월 10일. 쇼 24시간 전 자크뮈스 공식 SNS 계정에 선명한 레드 컬러 드레스를 입은 제니의 사진이 등장했다. 이전에도 화보를 포함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며 남다른 우정을 보여줬던 제니와 자크뮈스의 이번 만남은 그들이 또 어떤 놀라움을 선보일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곧이어 시작된 패션쇼.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카프리섬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펼쳐진 자크뮈스의 2024 F/W 런웨이는 쇼의 클로징을 앞둔 시점에서 그 비밀이 밝혀졌다. 바로 제니의 첫 런웨이 데뷔 무대였던 것. 우아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제니는 능숙한 워킹과 드라마틱한 표정으로 피날레를 장식했고, 쇼가 끝난 직후 온라인을 포함한 다양한 패션 채널에서는 그녀를 향한 찬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날, 제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캠페인에도 깜짝 등장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클롯(Clo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창립자인 에디슨 첸이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와 협업한 컬렉션의 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스포티한 메시 소재 원피스와 따뜻한 톤의 스니커즈 가젤로 스타일링을 완성한 제니는 뜨거운 햇살 아래서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은 자크뮈스 SNS 속 제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 인간 샤넬

제니에게는 이번 자크뮈스 무대가 런웨이 모델로서는 첫 데뷔인지 몰라도 모두 알다시피 그녀는 샤넬을 포함해 아디다스, 젠틀몬스터, 캘빈클라인, 자크뮈스 등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의 메인 모델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제니가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해온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은 제니에게 ‘인간 샤넬’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을 정도로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다. 샤넬과 제니가 처음 만난 때는 바로 2018년.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로 데뷔한 지 무려 2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샤넬 뷰티의 새로운 뮤즈로 발탁된 제니는 다양한 화보를 통해 샤넬이 가진 전형적 이미지에 자신만의 컬러를 씌워 색다른 이미지를 송출했고, 같은 해 10월 파리 패션 위크 샤넬 패션쇼 맨 앞자리에 공식 초청되며 그 영향력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블랙핑크 멤버 중 한 명인 제니를 뮤즈로 선정한 이유로 “현대성을 지향하는 샤넬이 스타일리시한 제니와 함께하면 영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데 효과적이며, 특히 제니만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이 샤넬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샤넬은 오랜 전통을 지닌 프랑스의 대표 명품 브랜드인 만큼 트렌디하고 캐주얼한 이미지보다는 클래식하면서 우아한 이미지로 대표되던 하우스였다. 하지만 제니가 샤넬 제품을 의외의 아이템과 믹스매치하는 센스를 보여주며 샤넬은 명문가 귀부인의 이미지에서 쿨하고 시크한 이미지로 젊은 여성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 패션 아이웨어 그리고 뷰티까지

현재 젠지 세대에게 가장 주목받는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를 꼽으라면 젠틀몬스터가 아닐까? 2011년 론칭한 럭셔리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놀랍게도 우리나라 브랜드다.

젠틀몬스터와 제니의 첫 협업이 이뤄진 건 2020년. 제니가 직접 디자인과 네이밍에 참여한 젠틀 홈(JENTLE HOME) 컬렉션 라인을 전 세계 동시 출시했는데, 제니와 아이웨어 브랜드의 새로운 만남은 예상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컬렉션 또한 젠틀몬스터가 기존에 추구하던 특유의 기이한 아름다움을 제니와 함께 확장해나가며 블랙핑크 속 제니가 아닌, 독보적인 이미지로 도약한 새로운 제니의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평. 이후 2022년 젠틀 가든(JENTLE GARDEN), 2024년 젠틀 살롱(JENTLE SALON)까지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나가며, 제니가 가진 그녀만의 미학을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를 통해 색다르게 구축 중이다.

중국 상하이와 일본 도쿄 등 국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아시아 전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국내 코즈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이 브랜드 또한 2022년부터 제니와 함께 이색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며 코즈메틱 틀에서 벗어난 독특한 행보를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두 브랜드는 놀랍게도 같은 회사다. 비범한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고, 패션 필드에서 가장 트렌디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제니를 모델로 기용해 상상 불가능한 이미지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있다.

# 빛이 나는 솔로

2023년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 리사, 로제, 지수가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종료하며 제니 또한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이후 1인 기획사이자 독립 레이블인 오드 아틀리에(Odd Atelier)를 설립한 제니는 자신의 솔로 활동은 오드 아틀리에를 통해, 블랙핑크 활동은 YG엔터테인먼트와 이어갈 것을 공식화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이후 제니의 개인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것. 예능 출연과 음반 피처링, 그리고 앞서 말한 자크뮈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등 모델 활동까지 제니는 쉬지 않고 계속 자신의 세계를 아이코닉하게 채워가고 있다.

제니가 설립한 오드 아틀리에의 약자인 OA는 ‘평소 또는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간’을 뜻한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우리나라를 넘어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와이드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한 그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밝힌 포부처럼 우리가 보고 싶은,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제니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길.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각 브랜드 제공
2024년 07월호
2024년 07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각 브랜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