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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효리의 이야기

자타 공인 톱스타 이효리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여행길에 올랐다. 꾸밈없는 모녀의 ‘찐여행기’는 상상 이상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On July 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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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첫 여행 그 시작은…

JTBC 예능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가 깊은 공감을 얻고 있다. 가수 이효리와 어머니 전기순 씨의 여행을 조명한 방송은 톱스타와 그의 부모가 아닌, 보통의 모녀 여행기에 초점을 맞춰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와 방송 동반 출연을 결심한 이효리. 올타임 레전드로 불리는 그녀의 어머니가 최초로 공개된다는 사실만으로 관심이 쏠렸다. 톱스타 효리의 부모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첫 방송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효리의 어머니 전기순 씨는 수줍음이 많은 ‘그냥 엄마’였다. 여행 필수템 윈드브레이커, 소지품을 담기에 용이한 크로스 백, 활동에 편리한 운동화까지. 여행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나이 또래 여성, 모두의 어머니가 연상되는 보통의 엄마였다. 그런 어머니의 옆에서 이효리 또한 ‘그냥 딸’일 뿐이다.

이효리 모녀의 여행에는 유행한다는 호캉스도, 톱스타의 플렉스도 없다. 국내 대표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즐거움을 느끼고, 맛집 탐방과 다양한 놀거리로 추억을 쌓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현실을 100% 반영한 듯 삐걱거리는 감정선이 전파를 탄다. 부모와 여행해본 경험이 있는 자식이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일반적인 감정과 상황이 두 사람 앞에 펼쳐진다. 방송임을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대화와 숨기지 않는 감정들, 꾸밈없는 행동은 엄마와의 여행을 꿈꿨지만, 미루고 미뤘던 보통의 딸들의 마음에 울림을 선사한다.

서먹했던 모녀가 서로의 진심을 느끼는 순간

이효리의 어머니 전기순 씨는 낯선 여행지에서 점차 능동적인 사람으로 거듭난다. 딸 이효리는 새로움 앞에서 자신에게 의존하려는 어머니에게 해답이 아닌 방법을 알려준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할 때 써야 할 영어 문구, 지역별 맛집 검색, 음식점 키오스크, 숙소에 비치된 인덕션 사용법까지. 노년의 엄마가 지레 겁먹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이효리는 천천히 시간을 갖고 어머니에게 크고 작은 경험을 선사한다.

덕분에 “못해”라는 말이 단골 멘트였던 어머니 전기순 씨는 용기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루에 하나씩 배우면 돼. 해보면 별게 아니야”라고 말한다. 경주 감포 해안가를 찾은 모녀는 바윗길을 지나야 갈 수 있는 등대를 앞에 두고 다른 선택을 한다. 다리가 아파 갈 수 없을 거 같다는 엄마는 등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딸 이효리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할 수 있다는 딸의 말에 용기 내어 첫발을 내디딘 엄마는 누구보다 당차고 씩씩하게 등대를 향해 나아간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목적지에 다다른다. 더 이상 새로움이 없는 인생일 거 같았는데, 해보지 않은 것투성이였다. 숙소에서 낮잠을 청하는 이효리를 두고 전기순 씨는 딸과 함께한 값진 경험을 일기로 남긴다. 엄마의 용기 있는 모습을 지켜본 이효리는 “엄마는 의외로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겁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이번 여행에서 난생처음 엄마의 노래를 들었다는 이효리는 “엄마의 영혼 자체가 너무 곱고 순수하다. 엄마에 대해 제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잠시 떨어져 자유 시간을 즐기던 이효리는 금은방에 들러 귀고리를 구매한다. 귀고리를 하면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엄마의 말에, “금 귀고리 없어?”라고 물어봤던 게 걸려서다. 귀고리를 선물 받은 어머니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다 늙어서 필요 없다”는 엄마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자신의 결핍과 당당히 마주하는 이효리

딸 이효리는 지금까지 봐온 것보다 더 인간적이다. 어려웠던 유년기에 대한 고백, 부모님과 서먹했던 관계, 엄마에게만 드러낼 수 있는 투정까지 숨김이 없다. 딸 이효리는 큰 차질 없이 여행을 마치고 싶은 이상적인 마음과 타협이 불가한 지점을 파고드는 엄마와의 충돌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그런 모습을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드러낸다.

엄마를 향한 감정 또한 솔직하다. 이효리는 여행 중 만난 스님에게 어머니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조금 불편하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어렸을 때부터 단둘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으며,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행 중 엄마와 마찰을 겪은 이유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많은 이들이 가족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과 답답함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었다.

평소에는 나눌 수 없었던, 여행이라 가능했던 모녀의 진솔한 토크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숙소에서 어머니가 손수 끓여준 추억의 음식 오징엇국을 맛본 이효리는 오열한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어린 시절, 많은 식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오징엇국에 담긴 아린 기억이 떠오른 때문이다. 어머니 전기순 씨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날래?”라고 용기 내어 질문한다. 이효리는 어머니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후 인터뷰에서 “다시 또 태어나보고 싶다. 생존 본능이 아니라 진짜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다”고 뭉클한 진심을 전한다. 자신은 언제나 이효리가 딸이길 바라지만, 이효리는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전기순 씨의 예상을 빗나간 대답이었다.

감정에 충실한 ‘F’ 유형의 이효리, 이성이 앞서는 ‘T’ 유형의 어머니 전기순 씨의 여행기를 종합하면 다름을 이해하는 시간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뭉뚱그렸던 것들을 세세하게 짚고 넘어가면서 ‘진짜 서로’를 알아간다. 지금까지 없었던 담백하고 진솔한 여행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효리 모녀 PICK! 국내 여행 코스

경주 ‘송대말등대’
국내 스노클링 명소로 입소문을 탄 곳. 감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자랑하는 풍경 맛집이다. 함께 운영되는 빛체험관은 감은사지삼층석탑을 본떠 만든 건축물로 지역 내에서도 유명하다. 스노클링이 아니더라도 여름철 물놀이나 산책, 해안가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카페 ‘1925 감포’
경주시 감포읍에 위치한 레트로풍 카페. 1925년부터 운영하던 목욕탕을 인수해 본래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재탄생했다.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된 디테일과 세월이 깃든 각종 물품을 곳곳에 배치해 보는 맛을 살린 장소다.

한옥 독채 ‘스테이 불국사계’
불국사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은 물론 경주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다. 프라이빗한 독채 숙소로 최대 4명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숙소 한편에 자쿠지가 마련돼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거제도 ‘외도 보타니아’
정원과 수목원으로 꾸며진 섬으로 이국적 풍광이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한다. 2~3월엔 만개한 동백꽃 앞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스폿으로 유명하다. 유람선으로 왕복이 가능하며, 하절기와 동절기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다르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김태이(프리랜서)
사진
JTBC 제공, 이효리 인스타그램
2024년 07월호
2024년 07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김태이(프리랜서)
사진
JTBC 제공, 이효리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