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사건은 김호중이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고, 사고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바로 도주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소속사 매니저가 대신 경찰서를 찾아 자수하는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김호중의 음주 운전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사건은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은 꼴이 돼버렸고, 일파만파 커지게 됐다. 지난 5월 24일 구속된 김호중은 무려 5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정확한 처벌 수위는 재판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지만 이미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게 변했다. 김호중이 과거 지상파방송에 출연했던 흔적이 다 지워진 데다 소속사 역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1 실형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
김호중은 지난 5월 31일 서울중앙지검으로 구속 송치됐다. 검찰 송치 과정에서 서울 강남경찰서가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 5가지다.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적용된 혐의 가운데 범인도피방조가 범인도피교사로 바뀌었고, 음주운전 혐의가 추가됐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특가법상 도주치상’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리고 형법상 범인도피교사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경찰은 0.03% 이상으로 보고 있는데 법원에서 인정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0.08% 이상일 경우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올라간다.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검찰이 기소 과정에서 경찰과 적용 혐의를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고, 법원이 판결 과정에서 양형을 어떻게 정할지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지만 현재 거론되는 혐의들로 볼 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넘어 실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이 유죄로 나올 경우 최대 징역 15년까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음주 운전과 뺑소니도 문제지만 운전자 바꿔치기, 사고 후 고의 음주, 적극적·조직적·계획적 허위 진술, 증거 조작·인멸·폐기 등의 사법 방해 행위가 치명타가 됐다. 게다가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사법 방해에 대한 관련 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하고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며 “공판 단계에서는 양형의 가중 요소를 구형에 반영하고 판결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소 등으로 적극 대응하라”며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례적으로 사건 담당 검사가 직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이끌어낸 결정적 계기가 바로 이원석 검찰청장의 지시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법정에서도 양형의 가중 요소가 구형에 반영될 전망이다.
2 지상파방송에서 지워진 김호중
김호중은 한동안 방송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KBS로 이미 지난 5월 29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김호중에 대한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KBS는 “법원 판결 전이지만 김호중이 음주 운전 도주 사고와 관련해 거듭된 거짓말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고,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여러 시청자의 청원 등이 접수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지상파 3사의 김호중 흔적 지우기가 시작됐다. KBS와 MBC가 먼저 김호중 출연 예능 프로그램의 OTT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와 <신상출시 편스토랑>의 김호중 출연 회차는 물론이고, KBS2 <설 특집 진성빅쇼 복(BOK) 대한민국>도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다. MBC도 예능 <구해줘! 홈즈>와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김호중 출연 회차 다시보기를 중단했다.
곧이어 SBS 역시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의 김호중 출연 회차 OTT 다시보기 서비스를 편집해 김호중의 출연 분량을 들어냈다.
3 소속사 역시 폐업 수순
김호중뿐 아니라 김호중의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범인도피교사 혐의)와 전 모 본부장(증거인멸 혐의)도 구속돼 검찰로 송치됐다.
이에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27일 “이번 사건 관련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며 “소속 아티스트의 요청이 있을 경우 조건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폐업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배우 손호준, 가수 홍지윤·영기·정다경·강예슬 등의 소속 연예인이 생각엔터테인먼트를 떠났으며 다른 소속 연예인들도 순차적으로 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생각엔터테인먼트가 폐업 수순을 밟을 경우 지분 10% 매입으로 75억원을 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 지분 3.6%를 매입한 에스비에스미디어넷 역시 같은 처지다.
게다가 생각엔터테인먼트 설립 당시 주요 주주였던 SBS 개그맨 출신 김한배 씨는 지난 6월 6일 강남경찰서에 이광득 대표와 방송인 정찬우, 최 모 씨 등 3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허위 주장과 소 제기 관련 형사상 소송사기 및 정보통신망보호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위반 등으로 김한배 씨에 대한 법적 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통해 “회사가 현재 소속 아티스트로 인해 폐업 직전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을 틈타 김 씨 등이 소송행위 등으로 회사와 현 주주 등을 부도덕한 범죄 집단으로 여론몰이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러울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김호중의 음주 운전과 이 과정에서의 교통사고로 시작된 이번 파문은 사고 후 조치를 하지 않고 뺑소니를 치는 상황과 그 이후 김호중과 소속사의 대응 과정이 사법 방해 행위로 이어지며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소속사는 폐업 수순에 돌입했고 각종 송사에 휘말리는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