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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알려주는 당뇨에 대한 모든 것

윤건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명예교수(윤건호엔도내과의원 원장)는 국내는 물론 세계 당뇨학계에서도 존재감 있는 의사다. 당뇨 위험 인구 2,000만 명 시대, 당뇨병 걱정 없이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On June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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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2020년 기준, 대한당뇨병학회 추산). 당뇨병 위험이 있는 당뇨병 전 단계 인구 약 1,500만 명을 합하면 2,000만 명을 넘는다. 국민의 40% 이상이 당뇨병 환자이거나 당뇨병 위험군인 셈이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포도당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포도당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로, 세포 특히 근육세포는 포도당을 연료로 삼아 신체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포도당이 너무 많아 세포가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아돌면 혈액 속 혈당을 높인다. 이러한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이 된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크고 작은 혈관과 세포에 손상을 입혀 당뇨 합병증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은 당뇨병성 망막병증, 당뇨병성 콩팥병으로 실명이나 투석까지 갈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 당뇨병은 폐경 이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2022년 한 해 동안 당뇨병으로 진료받은 여성의 경우 40대는 약 11만 명이지만 50대는 약 30만 명, 60대는 약 5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폐경 이후 비만, 심혈관 질환 급증과도 맞물려 우려를 낳고 있다. 윤건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명예교수를 만나 여성은 왜 폐경 이후 당뇨병에 취약한지를 먼저 물어봤다.

윤건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당뇨병 학계에서도 존재감 있는 의사다. 그는 “아시아인은 젊은 나이에 그리 뚱뚱하지 않아도 당뇨가 급격히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전 세계 내과 의사들이 보는 내과 교과서 <해리슨>의 일부 내용을 바꿨다.

 한국 여성 당뇨병의 특징 

 폐경 후 급증… 근육운동이 시급하다 

50대 이후 여성에게 당뇨병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이 크게 떨어지면서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봐요. 젊을 때는 날씬했다가 아기를 낳을 때마다 2~3kg이 늘고, 폐경기를 거치면서 4~5kg 이상 확 증가해요. 이렇게 급속하게 비만이 진행되면서 당뇨가 급증하는 거죠.

폐경이 당뇨병 발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까?
폐경 자체에 당뇨를 일으키는 기전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성호르몬이 뚝 떨어지면 피하지방이 줄어들고 내장지방이 많아지며 배가 불룩 나오면서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대사 질환이 오기 쉬운 체형으로 변하는 거죠.

당뇨병 발생 원인이나 치료에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있나요?
남성은 주로 식생활이 문제이고, 여성은 적은 근육량이 가장 큰 문제예요. 여성은 고등학생 때부터 운동을 적게 하고, 20대부터 다이어트를 해서 근육량 자체가 아주 적어요. 포도당은 근육이 주로 소모하는데, 여성은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고 당뇨병에 취약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여성 당뇨병 환자에게는 운동을 먼저 권고합니다. 또 여성은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저지방·고단백으로 식이법을 바꾸라고 권고하는 편입니다.

20~30대 여성의 근육량이 워낙 적어 이들이 50~60대가 되면 당뇨병에 더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비슷한 예로, 제가 2000년쯤에 서울 서초구와 제주도에 거주하는 남녀 고등학생 500명을 비교해보고 깜짝 놀랐어요. 서초구 여학생은 체중이 적게 나가지만 혈당이 높았어요. 그 이유는 꼼짝 않고 앉아 공부만 해서 근육량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어요. 이런 경우 나이 들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죠.

 체중은 아파트 평수와 같다 

 빚인 혈당 올라가면 ‘몸 평수’ 줄여야 

공복 혈당 126mg/dL 이상을 당뇨병이라고 진단하지만, 의사들은 100mg/dL과 110mg/dL도 굉장히 중요한 수치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복 혈당 100mg/dL 미만이면 정상이에요. 그러나 100~125mg/dL은 당뇨병 전 단계로 당뇨병 위험 신호가 발생한 상태입니다. 당뇨병 전 단계 중 110mg/dL 미만은 1단계로 당뇨병으로 가는 비중이 높지 않고, 나쁜 습관 2~3개만 고치면 정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2단계인 110mg/dL 이상은 10% 이상이 1년 안에 당뇨병이 되기 때문에 ‘경고장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긴장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126mg/dL 이상은 당뇨병에 걸린 거니까 본격적으로 치료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뇨병 합병증 발생을 막아야 해요.

당뇨병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슐린 기능 저하와 비만이에요.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로 넣어주는 호르몬인데, 유전적으로 인슐린 분비 기능이 낮은 사람은 조금만 살이 찌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어요. 인슐린은 잘 나오지만 비만일 경우에도 당뇨병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자신의 인슐린 분비 능력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식전과 식후 인슐린을 측정해 비교하면 인슐린 분비 능력을 알 수 있어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량을 측정하는 거죠. 조직검사를 해야 정확하지만 혈액검사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혈당을 낮추는 지름길은 무엇인가요?
체중은 아파트 평수와 같아요. 빚을 내서 큰 평수의 아파트를 유지하기가 부담스러우면 평수를 줄여야 하듯이 혈당이 부담스러우면 체중을 줄여야 합니다. 만약 혈당이 올라가기 시작했다면 ‘내 몸의 평수를 좀 줄여야겠구나’ 하고 체중을 줄이면 혈당이 좋아집니다.

당뇨 합병증은 어떻게 발생합니까?
포도당 자체는 좋은 에너지원이에요. 그러나 포도당이 너무 많으면 설탕물처럼 끈적끈적한 물질이 세포벽에 달라붙어 세포의 기능을 못 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을 만들어요. 더구나 고혈당이 지속되면 나쁜 지방을 만들어 큰 혈관을 망가뜨리기 시작하죠. 고혈당과 지질대사 이상이 합쳐져 몸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이런 것들이 당뇨 합병증을 만드는 겁니다.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이 다르죠?
당뇨 합병증은 3가지로 나눠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혈당으로 인해 나빠지는 것이 미세혈관 합병증과 신경 합병증이에요. 혈당이 미세혈관이 몰려 있는 콩팥, 망막과 신경을 다치게 합니다. 대혈관 합병증은 나쁜 지방으로 인한 허혈성 심혈관 질환, 뇌졸중, 말초혈관 질환입니다. 혈관 합병증과 신경 합병증이 합쳐지고, 감염이 되면 족부 병변(당뇨발)으로 사지 절단까지 할 수 있습니다.

윤건호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진료부원장, 가톨릭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 가톨릭U헬스케어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내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 2월 서울성모병원을 정년 퇴임한 후 서울 서초동에 윤건호엔도내과의원을 열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김동환,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06월호
2024년 06월호
에디터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김동환,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