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토 대표’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하다는 방송인 토니안. 1996년 5인조 보이 그룹 H.O.T.(High-five Of Teenagers)의 멤버로 한류 열풍을 몰고 왔던 원조 아이돌은 이제 불혹을 훌쩍 넘긴 꽃중년이 됐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아이돌 속에서 살지만, 그 시대의 H.O.T.는 아이돌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았던가. 그 시절 함께 꿈꾸던 소년·소녀의 마음속에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토니안의 삶 역시 오랜 팬들인 ‘단지’와 함께하고 있다. 팬들의 마음이, 팬들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엿보이는 새집에서 혼자 살기에 도전한다.
밝고 따뜻한, 사람답게 사는 집
몇 년 전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소개됐던 토니안과 가수 김재덕(젝스키스)이 함께 살던 집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 편의점과 바를 둔, 도전적인(?) 싱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10년 넘게 함께 살던 김재덕이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오롯이 토니안만의 집으로 변신을 계획했다. ‘이럴 거면 원룸에 살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몇 년간 안방에서 의식주를 다 해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터라 새로 꾸미는 집은 무조건 밝고 따뜻한, 집다운 집으로 꾸며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 인테리어 시공은 달앤스타일의 박지현 실장에게 맡겼다. 나의 색깔을 내기보다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게 현명하다는 지론이다. “토니안은 그저 밝고 따뜻한 집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 외엔 까다로운 구석이 없었어요. 안방에 머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는 얘기에 어떻게 해서든 집 전체로 끌어내는 게 목표였죠. 그럼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아늑한 침실, 유튜브 채널을 위한 서재, 팬들을 위한 물건을 정돈할 공간, 밥에 진심인 토니가 오래 머물 수 있는 부엌에 최대한 신경을 썼어요.” 박지현 실장의 말이다. 아침에 눈뜨면 리조트에 와 있나 착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다는 토니안은 당분간 새집에 아무도 부르지 않고 이 평화로움을 누릴 생각이다.
살림하는 남자로 살아도 좋을 집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나니 “결혼하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는 토니안. 방송에서 보여준 이전 집의 이미지가 싱글들이 모여 사는 ‘수컷 하우스(?)’였다면 새집은 안정되고 따스하고, 어쩌면 평범한 집의 형태를 갖췄기 때문일 것.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털어놓았던 가족사 때문일까?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하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결혼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가며 언젠가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예전엔 술 마시는 게 너무 좋아 술 먹고 힘들게 집에 돌아올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에 집에 바를 설치했다면, 이제는 드라마를 보며 ‘혼술’하는 게 가장 즐거운 일상이 됐다. 언젠가는 이 집에서 함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손수 만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생겨도 좋겠다고 기대한다.
팬들과 함께 출근하는 서재
지금도 SBS <TV 동물농장> 촬영이 있는 날이면 오랜 팬들이 방송국 앞으로 토니안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다. 날씨가 궂은 날엔 “집에 있지 왜 나왔냐”고 호통을 치기도 하지만 속마음은 고마움으로 가득하다. 젊은 후배들 앞에서 존재감이 확인되면서, ‘나도 나훈아 선생님처럼 환갑이 넘어서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순간이다. 이렇게 소중한 존재가 팬들이다 보니 본디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갖는 편도 아니고, 추억을 그리 곱씹는 스타일도 아닌데 팬들에게 받은 선물은 버리질 못한다.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했을 때 집안이 어수선해 보였던 이유도 팬들의 선물을 다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었기 때문. 이번 리모델링을 계기로 정리업체 공간치유의 도움을 받아 서재와 수납공간에 팬들의 선물을 깔끔하게 정리해 보관했다. 서재에 진열한 팬들의 마음들을 보며 매일 더 열심히 살겠노라 다짐한다.
나와 팬들을 위한 일, 건강관리
함께 살던 김재덕이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공간에 여유가 생겨 어떤 용도로 쓸지 고민하다 운동을 위한 룸으로 꾸몄다. 예전만큼 밖에서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집밥을 챙기며 건강에 신경 쓰기 시작했는데 워낙 일이 있을 때 말고는 외출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몸을 더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환갑까지 팬들과 소통하려면 건강관리를 하기로 스스로에게 다짐, 또 다짐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