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소비자의 마음으로 생각하세요”
Q 최근 창업, 투잡, 부업을 꿈꾸며 오픈마켓으로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위탁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먼저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가 이뤄진 뒤 값을 지불하는 방식이에요. 상품을 판매한 금액으로 또 상품을 사서 판매하는 식으로 운영해 무자본 창업이 가능하죠. 오픈마켓은 크게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으로 나뉘는데, 판매자 입장에서는 스마트스토어를 활용하는 게 좋아요. 수수료가 최저 3.8%(주문 수수료 1.98%, 유입 수수료 2%)로 저렴하고 결제 주기가 빠르거든요. 스마트스토어는 선정산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빠르면 발송 후 이튿날 정산을 받을 수 있어요. 무자본으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조건이죠.
소비자 이해가 창업의 시작입니다.
소비자를 설득하는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야 해요.
글 쓰는 게 어렵다면 블로그부터 시작해보세요.
Q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어떻게 고르나요?
우선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잖아요. 결국 판매가 이뤄져야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상품군을 골라야 하죠. 목적 구매가 이뤄지는 오픈마켓에서는 키워드 조회 수가 많은 상품에 시장성이 있다고 봐요. 키워드를 찾았다면 세부 키워드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세요. 무릎 보호대라고 하면 노인 무릎 보호대, 등산 무릎 보호대 등으로 연관 키워드가 달리잖아요. 이처럼 연관 키워드가 많아야 내 상품이 노출될 확률이 높아져요. 키워드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찾는 거예요. 사람들이 어떤 키워드를 많이 검색하는지 유심히 봐야 해요.
Q 키워드를 잘 찾는 방법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사회 전반에 관심이 많아야 해요. 예를 들어 폭설이 예고되면 차량의 스노 체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거든요. 이런 흐름을 알기 위해 뉴스를 보는 게 도움이 되죠. 또 네이버에 ‘네이버 트렌드’라는 사이트가 있어요. 해당 사이트에서 쇼핑 인사이트라는 카테고리를 보면 분야별 인기 검색어를 찾을 수 있어요. 기간별, 성별, 연령별 등 세부 조건으로도 조회가 가능해 키워드를 찾는 데 도움이 되죠.
Q 키워드로 창업 아이템을 골랐다면, 이제 뭘 해야 할까요?
직접 구매해보세요. 소비자가 무엇 때문에 그 상품을 찾았는지를 알아야 해요. 소비자 이해가 창업의 첫걸음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그 상품을 왜 사는지 생각하고, 그 상품을 왜 골랐는지 알아야 해요. 벤치마킹도 필요합니다. 내가 판매하려는 상품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파는지 살펴봐야죠. 많은 사람이 구매하는 상품을 찾아 구매 후기를 보면서 문제점을 찾으세요. 그 상품이 해결하지 못한 소비자의 불만족 요소를 발견하면 소비자에게 어떤 상품이 필요한지 알 수 있어요.
Q 내가 선정한 창업 아이템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이 있나요?
오프라인에 말이 있다면 온라인에는 상세 페이지와 썸네일이 있어요. 다른 상품과 다르게 보이는 차별화된 썸네일이 필요해요. 썸네일이 예쁘면 좋겠지만 예쁘지 않아도 다른 것들과 달라야 합니다. 썸네일 역시 검색하는 사람들의 의도를 파악해 만들어야 하죠. 상세 페이지는 소비자를 설득하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해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잘하는 사람이 스마트스토어도 잘하죠. 만약 글을 쓰는 게 어렵다면 블로그로 연습하는 것을 추천해요. 네이버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블로그와 작성법이 똑같아요.
Q 최근엔 상품 후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이 대동소이하면 후기가 많은 것을 고르게 돼 있어요. 오프라인에서는 오감을 이용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지만, 온라인에서는 상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후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또 후기의 답글도 중요해요. 후기가 있는 곳 중에서도 판매자의 답글이 달린 곳을 선호하죠. 판매자가 계속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여 신뢰도가 높아져요.
Q 예비 스마트스토어 창업자들에게 단 하나의 조언을 한다면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세요.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내 상품을 살지 고민하면 길이 보일 것입니다.
망할 뻔한 회사 살린 사업가 주부들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 ‘불닭볶음면’
삼양 재벌가의 며느리이자 전업주부로 살던 김정수 부회장은 1990년대 후반에 부도를 선언한 회사에 입사했다. 2010년 매운맛으로 유명했던 한 볶음밥집에 딸과 함께 방문했던 김 부회장. 매운 음식에 대한 수요를 본 그녀는 이를 라면화하기로 결심하고 몇 달에 걸쳐 시제품을 만들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유튜버의 먹방으로 이름을 알렸고,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소개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현재 미국에서 타 제품보다 3배 정도 비싼 금액으로 판매되는 불닭볶음면은 월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프리미엄 라면 중 하나라고. 불닭볶음면은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효자 상품에 등극했고, 삼양라우드스퀘어의 매출은 지난해 1조 1,929억원, 영업이익은 1,46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학식품 계난경 대표 ‘구슬아이스크림’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였던 남편이 2009년 세상을 떠날 당시 자녀 3명을 키우는 40대 주부였던 계난경 대표는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녀는 취임 당시 연 매출액 100억원이 안 됐던 회사를 230억원(2022년 기준)에 달하는 강소기업으로 키웠다. 그 중심에는 구슬아이스크림 브랜드 미니멜츠가 있다. 놀이동산, 리조트, 백화점,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구슬아이스크림 대부분이 동학식품의 제품이며 현재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약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계 대표는 취임 후 직원의 사기 증진을 위해 임금을 20~30% 인상했고, 에버랜드 입점을 위한 해썹(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기존 공장을 허문 뒤 대출을 받아 새로운 공장을 설립했다. 미니멜츠는 2010년 3월 에버랜드 입점을 시작으로 제품 다각화에 힘썼다. 기존 구슬아이스크림보다 크기를 키운 미니멜츠빅을 비롯해 반려동물 전용 급송 냉동식품 멍미 등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사업 계획서 작성 TIP
1 제목을 고민하라
아이템명과 요약 페이지만 보고 사업 개요를 충분히 알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사업 계획서 중 심사 위원에게 각인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만큼 제목이 중요하기 때문에 심사숙고해 결정해야 한다.
2 잠재 소비자의 불편에서 근거를 찾아라
소비자의 불편함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는 단계다.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아이템을 제공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심사 위원을 설득할 수 있다.
3 경쟁사와 차별화 포인트를 강조하라
경쟁사를 제치고 내가 창업한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사야 할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부각해 심사 위원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 기존 기업과 상품 및 서비스 체험자, 업계 종사자 등과 면담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4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라
결국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다. 이는 곧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 타깃 소비자를 정확히 하고 이들의 특징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5 대표와 팀원의 역량을 부각하라
기업가 정신과 팀 역량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일지라도 조직의 역량이 부족하면 빛을 보지 못하기 때문. 대표와 팀원이 해당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