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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을 멈출 수 없는 이유,정혜욱 편집장

#운동하는여자 #오운완 #장비발 등 남에게 보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건강과 행복, 진심으로 흘리는 땀, 점철된 스포츠맨십을 체득하며 몸과 마음에 탄탄한 근육을 쌓아 올리고 있는, 운동에 진심인 여성들의 진짜 운동 스토리.

On February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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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거진을 시작으로 여성, 남성, 스타 그리고 운동과 건강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에디터이자 편집장으로 일해온 정혜욱은 가장 애정이 가는 매거진으로 <맨즈헬스>와 <런시티>를 꼽는다. 현재는 러닝 및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며 프리랜스 디렉터로 활동하는 그녀는 무려 10년 동안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40대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하고 아름다우며 에너제틱한 스포츠 콘텐츠 디렉터 정혜욱이 전하는 지금 당장 달리기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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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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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러닝” 

러닝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2013년 초, 초임 편집장으로서 매우 큰 프로젝트에 투입됐어요. 1년을 쏟아부었는데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았고,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실 정도로 치유가 힘들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읽게 됐어요. “계속하는 것-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히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라는 책 속 문장이 가슴에 와닿았고, 하루키처럼 달리면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아침 100일 동안 달리며 SNS에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죠. 그게 바로 저의 첫 달리기였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달리기를 하며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집중력과 습득력이 좋은 반면 끈기는 부족해 뒷심이 떨어질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하루 30분에서 1시간, 이후 3~4시간까지 달리다 보니 다리 근육이 튼튼해지는 만큼 지구력이 생기고 마음속 근육도 단련됐죠. 달리기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지만, 반드시 심신에 그 이상의 보답을 하는 운동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현재 러닝 크루 ‘뮤런’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뮤런은 ‘뮤직+러닝’의 합성어입니다. 제 남편은 뮤지션인 동시에 굉장한 러닝 예찬론자인데, 뮤지션은 죽을 때까지 무대에서 멋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러닝이 필수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죠. 그런 그를 따라 뮤지션 몇몇이 모여 달리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러닝 모임이 만들어졌어요. 그 모임이 정식 크루로 바뀐 것은 저희가 연인에서 부부가 된 2020년이었습니다. 이후 음악과 러닝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으로 크루 범위를 넓혔고 ‘내 리듬대로 달리기’라는 슬로건하에 러닝 모임을 확장시켰죠. 그렇게 매주 화요일, 합정동을 중심으로 뮤직런, 비어런 등 즐겁고 행복하게 달리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러닝에 진심이신데,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요?
러닝을 시작하고 몇 년 뒤 <런시티>라는 국내 최초의 러닝 전문 매거진을 창간했어요. 세계 마라톤 취재를 위해 뉴욕, 파리, 도쿄, 대만, 태국, 하와이 등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덕업일치라고 하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데 힘들 리가요. 러닝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해주었음은 물론 좌절에서 저를 꺼내준 친구고, 건강하고 젊은 몸으로 단련해준 트레이너이며, 삶을 이어가게 해주는 동반자입니다.

3040 여성도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력이 약하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지죠. 그리고 결혼, 출산, 육아 등이 이어지면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높아집니다. 저는 운동이 가장 안전한 도파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달리기는 뛰고 난 후 도파민이 즉각 나오는 운동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마라톤과 트레일 러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반인 중에는 주부가 정말 많아요. 짧은 러닝 쇼츠와 싱글렛을 입고 달리는 중년 여성의 모습, 상상만 해도 멋있지 않나요?

러닝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러닝을 꾸준히 하면 체력과 근력,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너그러운 시선이 생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러닝은 한계가 없어요. 5km를 완주하면 10km를 뛰고 싶고, 하프를 끝내면 풀코스 마라톤 참가 신청을 하게 되죠. 서울, 부산, 제주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대회가 열리고 이후에는 해외로 러닝 여행을 갈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아직도 가고 싶은 대회와 달리고 싶은 길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죽기 전까지 이 여행을 멈추고 싶지 않습니다.

정혜욱에게 러닝이란?
나만의 무대. 어디를 달리든 몇 시간을 달리든 그 길의 주인공은 나뿐이니까요.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정혜욱 제공
2024년 02월호
2024년 02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정혜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