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과 주식 투자 사이에서의 균형 잡기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당분간은 안전자산인 채권 등의 금융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라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나타나거나 경기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여겨질 때 주식 비중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하라고 한다.
그런데 은행의 예금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데 반해 채권 투자는 그렇지 않다.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1,000원부터 매수가 가능하다지만 여전히 어렵고 자금이 많이 필요해 기관투자가나 고액 자산가들의 영역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 같은 인식이 머지않아 깨질 것으로 보인다. 곧 자산 형성 지원 목적의 개인 투자용 국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최소 매입 단위는 10만원부터이므로 누구라도 원한다면 국채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10년물과 20년물 두 종류로 발행된다고 하니까 노후 대비용이나 자녀의 교육비 마련용으로 활용해볼 만하다.
주가를 살펴보면 2023년 12월 6일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가 2,517.85포인트로 2023년 초 대비 12.1% 올라 양호한 것 같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닛케이 평균 30.1%)과 미국(S&P500 19.4%)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저조했다. 이를 볼 때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태이거나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해외 주식에 분산투자를 해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환율은 물론 세금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2024년의 주가지수 전망은 증권사에 따라 다른데, 최저 1,900포인트에서 최고 2,800포인트까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 수치들만 보면 앞으로 좋아진다는 것인지, 나빠진다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는 형국이다. 그만큼 증권사들도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비단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월가의 전문가들조차 전망이 계속 어긋나는 중이다. 따라서 이 같은 전망은 다가올 한 분기에 대한 전망 정도로 여기고 분기별로 재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새로운 흐름이나 변수가 나타날 때마다 새로운 시황을 설명해주면서 재조정된다. 정리해보면 지금처럼 미국의 기준금리를 포함해 모든 것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불투명한 시기에는 노련한 투자가가 아니라면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주가 조종이 나올 때마다 우량주를 조금씩 모아간다는 분할 매수 관점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증권사들이 추천한 유망 업종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로봇, 헬스케어, 바이오, 반도체, 조선 등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업황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있고, 조선도 10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2026년까지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금에 투자해도 될까?
아파트 분양가가 올랐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실물 자산에 속하는 원자재는 물가가 상승할 때 약간의 시차는 있을지언정 같이 오른다. 이 같은 실물 자산엔 금도 포함되지만 다른 실물 자산과는 움직임이 다르다. 금은 사치재이면서도 현금의 대체재 성격을 지녀 달러 약세가 나타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불안하거나 손해일 때, 그리고 전쟁 등 정세가 불안해지는 시기에 주로 오른다. 즉 국제 정세 등이 편치 않은 시기에 오르는 특징을 지녔다. 실제로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교전을 벌이자 금 가격이 급등했다.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다는 금 가격 관련 기사를 접할 때 미리 사놓지 않은 것이 아쉽기까지 하다. 그러나 무슨 자산이든지 간에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이득이 난다는 점은 늘 같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는 것이 가장 큰 악재다. 현재 금 가격은 이미 미국 금리 인하 등의 상당 부분을 반영하고 있어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금 가격은 순간 급등했다가 빠르게 하락하는 급등락을 보일 때가 많아 변동성이 큰 투자 대상이다. 실물로 금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1kg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가 5%가량 붙고, 부가가치세 10%도 따로 내야 하는 등 세금 부담이 크다. 금을 현물로 보유하고자 한다면 세금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는 수익을 내야만 하기에 금은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평상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일정 수준에서 분산투자를 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편안한 투자 상품이다. 참고로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지만, 금 펀드나 금 ETF처럼 간접투자 상품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혼란의 시기에 유용한 절세 계좌 3가지
금리가 같아도 일반 과세가 아닌 비과세나 절세를 받을 수 있다면 그만큼 실질수익률이 높아진다. 일반 예금은 15.5%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하면 정해진 한도 내에서 비과세 또는 저율과세를 받을 수 있어 그만큼 수익률 면에서 유리해진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출시한 절세 상품으로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된다. 계좌당 일반형은 200만원, 서민형·농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 부분에 대해서는 저율(9.9%)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개인형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를 대비하는 연금 및 절세 계좌다. 개인형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를 합산해 연간 최대 900만원(연금저축계좌만 이용 시 600만원)까지 소득에 따라 16.5% 또는 13.2%의 세액공제 대상이 되고, 최대 148만 5,000원을 환급받는다. 다만 이들 상품은 의무 가입 기간이 있어 중도 해지가 쉽지 않거나 불이익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엔화가 싼데, 지금 사두어도 될까
요즘 일본 여행 비용이 제주도보다 싸다는 말이 나온다. 엔화를 쌀 때 사서 비쌀 때 되팔아 이익을 내려는 ‘엔테크(엔화+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일단 엔화가 하락한 이유부터 알아보자. 일본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도 꿋꿋하게 마이너스 0.1%의 기준금리를 유지시켰다. 엔화보다 달러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 엔화에 대한 수요 급감으로 엔화가 주저앉았다. 이를 통해 엔화의 반등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춰 하락시키거나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등이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 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므로 곧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속단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엔테크를 하고자 한다면 쌀 때 사서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겠다는 관점으로 가야 한다.
가장 간단한 투자 방법은 엔화를 사서 보유하는 것이다. 대략 1.75%가량의 환전수수료가 발생하므로 살 때와 팔 때를 합친 환전수수료(3.5%) 이상의 수익이 나야 한다. 은행의 모바일 앱을 이용해 환전하면 최대 90%까지 우대해주기도 한다. 이때 엔화 예금은 이자가 없고 현금으로 출금할 때 수수료를 낼 수 있어 직접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투자 방식으로 일본의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있으나 전문 투자가가 아닌 이상 많이 활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엔화로 일본에 상장된 미국·일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거나 국내에 상장된 엔화 ETF를 사들여 투자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간접투자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을 때는 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