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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남혁우의 인생을 바꾼 러닝 이야기

운동은 물론 그에 따른 부상과 치료에도 진심을 다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남혁우 원장은 달리기로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운동의 이로움을 직접 경험한 그가 전하는 신체 건강과 운동에 대한 이야기.

On November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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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정형외과가 있다. 바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 남혁우 원장이 2005년 개원한 남정형외과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남혁우 원장의 남다른 이력에 있다. 마라톤 풀코스 63회를 비롯해 25번의 철인삼종경기, 산에서 원거리를 달리는 트레일러닝까지 모두 완주한 프로 운동러 남혁우 원장은 그 누구보다 운동에 진심이다. 그래서일까. 달리기를 포함해 운동 중 발생한 부상을 단순한 치료를 넘어 과학적인 분석과 추후 예방까지 진단해주는 남 원장의 남다른 처방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상 치료는 물론 올바른 자세와 바른 운동법을 위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성지로 자리 잡게 됐다. 갑자기 발병한 목디스크를 달리기로 완치한 남혁우 원장은 건강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러너는 물론 ‘프로 운동러’들에게 남정형외과는 부상의 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 원장님의 다양한 운동 경험에서 오는 진료의 차별성 때문일까요?
과찬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직 달리기 부상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바탕이 깊지 않은 단계예요. 그만큼 저 또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다방면으로 공부와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많은 운동을 경험하며 깨달은 것은 자신의 신체를 활용해 운동을 꾸준히 지속해온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어요. 바로 운동 과정에서 신체가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조화로운 자세로 지속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간다는 것이었죠. 부상 또한 적었고요. 다시 말해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와 함께 해당 스포츠에 대한 경험까지 갖추고 있다면 스포츠 손상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달리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2012년, 목 디스크가 발병해 목은 물론 어깨 주변으로 통증이 시작됐어요.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감각 이상과 함께 운동신경의 부분 마비까지 나타났습니다. MRI 촬영 후 결과를 보니 엄지손톱 크기의 디스크가 돌출돼 척추관을 막고 경추신경을 압박하고 있었어요. 그런 제 이야기를 듣고 큰형이 달리기를 권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어요. 하지만 3개월 만에 증상이 호전됐고, 놀랍게도 수술 없이 지금까지 열심히 달리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2015년 부모님이 한 해에 돌아가시면서 큰 슬픔에 빠졌는데, 당시 한강에서 혼자 달리기를 하며 아픔을 이겨냈어요. 제 인생에 찾아온 두 번의 위기에서 달리기가 저를 구해줬다고 생각할 만큼 달리기에 깊은 애착을 느낍니다.

지난해 〈달리기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출판했죠.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면서 많이 달리기 시작했고, 부상 또한 잦았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임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부상은 제게 생소한 분야였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국내에는 관련 책과 논문이 많지 않았어요. 어쩔 수 없이 미국과 영국에서 발표된 스포츠의학회 논문과 각종 서적을 찾아 읽어가며 정리하기 시작했죠. 자료가 쌓이자 혼자만 알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먼 거리에서 남정형외과를 찾아오는 부상당한 수많은 러너와도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졌어요. 한 권의 책 속에 내용을 잘 정리해놓으면,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과 부상으로 고민하는 러너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갖고 출판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먼저 심장과 폐 기능이 강해집니다. 전신에 많은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만성 대사성 질환도 예방할 수 있죠. 또한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고 치매 예방, 노화 방지, 우울증 개선은 물론 골다공증 예방과 척추 건강에도 이로운 운동이에요. 걷기 또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달리기를 가능하면 더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어떤 사람이 달리기를 시작하면 좋을까요?
모든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달리기를 한다고 하면 “무릎뼈가 나간다”, “빨리 늙는다” 등 증명되지 않은 낭설 때문에 회피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경우 달리기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인기 있는 생활 운동이에요.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를 꿈꾸고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다양한 장점 때문에라도 남녀노소 모두 지금부터 조금씩 달려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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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여성은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체력이 약한 여성도 건강을 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죠. 달리기는 그저 걷기의 연속 동작일 뿐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빠르게 잘 걷다 보면 달리기 또한 쉬워질 겁니다. 여성 초보자라면 야외 달리기에 앞서 피트니스 센터의 트레드밀을 먼저 활용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처음에 6~7km/h의 속도로 30~60분간 약간 빠르게 걷는 훈련을 해보고, 수차례 어려움 없이 운동을 마쳤다면 야외의 평평한 땅을 찾아 주 1~3회 정도 가벼운 조깅을 시작합니다. 뛰거나 빨리 걸을 정도의 체력도 없다면, 계단을 오르는 동작부터 시작해보세요. 달리기 근육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건강이 목적이라면 걷기, 계단 오르기, 달리기 중 어느 운동이든 상관없어요. 자신의 체력에 맞게 시작하되 조금씩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달리기 외에 추천하고 싶은 3050 여성 겨울 맞춤 체력 증진 운동이 있을까요?
남성과 여성의 가장 큰 차이는 골반 크기와 근력인 것 같습니다. 골반이 크면 하체로 이어지는 Q각이 커지는데, 이 경우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골반의 흔들림을 발생시켜 신체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쉽게 만듭니다. 따라서 겨울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런지, 스쿼트와 같은 동작을 꾸준히 하면 골반의 균형이 잡히고 하체 근력이 좋아져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할 때도 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하체 근육 부자가 진정한 건강의 증표임을 잊지 마세요.

의사가 아닌 러너로서 목표가 궁금해요.
최근 인기 있는 성격유형 검사인 MBTI의 러닝 버전인 RunBTI를 개발했습니다. 직접 테스트해본 결과, 저는 열정이 있고 열심히 달리지만 느리게 성장하는 러너라는 결과가 나왔죠. 정확해요. 저의 첫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5시간 2분이었고, 10년이 지나서야 3시간 21분으로 약 1시간 40분을 단축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수많은 러너의 꿈인 마라톤 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두고 싶지는 않아요. 저의 목표는 첫 마라톤 풀코스 기록보다 딱 2시간 단축하는 것입니다. 그 꿈을 이룬 후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라톤을 즐기는 것이 두 번째 목표예요.

의사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 전공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로서 많은 환자를 보며 폭넓은 경험치를 축적하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에 안주하지 않고 부지런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의사만이 환자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으로 〈우먼센스〉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100세 시대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이제는 경제적·사회적 가치보다 개개인이 얼마나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지가 더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어요. 어떤 운동이라도 좋습니다. 하루에 1시간만이라도 운동에 집중해보세요. 단언컨대 저처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운동으로 얻은 활력 넘치는 신체 건강과 함께 행복한 마음 건강까지 오래 간직하길 기원합니다.

의사 남혁우

의사 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달리기의 모든 것> 저자
·RunBTI 개발자
·2015년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 100km 단체전 1위 입상
·2016년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 100km 단체전 2위 입상
·풀 마라톤 총 63회 완주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남혁우 제공
2023년 12월호
2023년 12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남혁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