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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배우, 황정민

볼거리 많은 12월. 배우들도 열연 중이다.

On November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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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이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겨울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비트> <태양은 없다> <감기> <아수라> 등 선 굵은 영화를 만들어온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작인 <아수라>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의 봄>은 10·26사건을 소재로 한국 현대사를 새롭게 조명했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사인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만든 작품이다. 여기에 황정민을 비롯해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빈틈없는 출연진이 가세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황정민의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언론 시사회에서 ‘상위 1%의 연기력’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특히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은 실존 인물인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영화 자체로도 평가가 좋다. “관객들을 그 상황으로 밀어 넣고 그때를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는 김성수 감독의 말처럼 실제 사건에 기반했음에도 러닝타임 141분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매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과 흡입력으로 관객들의 신뢰를 얻어온 배우 황정민은 극 중 절대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맡아 어느 때보다 강렬한 변신을 선보인다. 전두광은 10·26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합동수사본부장이자 보안사령관으로 모든 정보를 한 손에 틀어쥔 채 거침없이 군사반란을 주도하며, 권력을 향한 탐욕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지난 11월 9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의 봄> 언론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에서 주연배우 황정민을 만났다.

 찬사 쏟아진 ‘황정민표’ 전두환 캐릭터 

황정민이 말했다. “그 누구도 엄두 못 낼 만큼 제대로 연기하고 싶었다”고. 그리고 그가 해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처음에는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우의 연기 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출연을 결심한 후로는 그 누구도 엄두를 못 낼 만큼 제대로 연기하고 싶었다.

실존 인물이 모델인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부담은 없었나?
김성수 감독으로부터 “내가 연기할 인물은 이 영화의 설정에 맞게 극화된 캐릭터”라는 말을 듣고 시나리오상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관객을 영화 속으로 불러들이고 이야기 흐름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 그것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영화 속 전두광은 시나리오를 철저히 분석해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보다는 시나리오에서 답을 얻어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파격적인 분장도 화제다.
(대머리) 분장을 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려서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는데 그게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작품이라면 더한 것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과 뜻깊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악역이다.
영화 <수리남>의 목사 역할도 그렇고 <아수라>에서도 악역을 했었다. 내 나름대로는 다른 색깔을 가진 인물이라 생각하고 다 다르게 연기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화장실 신이 큰 난관이었다. 애초 시나리오상에 애매한 지문이 있었는데, 감독이 배우의 연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그 신에서 전두광이라는 사람이 가진 탐욕의 끝을 웃음으로 보여줘야 했다. 수많은 감정이 응축된 탐욕이 그때의 웃음으로 보이지 않았나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 역시 당시 화장실 장면을 회상하며 “승리를 누리지 못한 전두광이 화장실에 오면 어떤 행동을 할까 생각해보니 너무 많은 거다. 그래서 그걸 황정민에게 정하게 하려고 하고 비워뒀다”며 “그 장면에서 (황정민과) 충돌이 있었다. 촬영을 3시간 접고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어 그는 황정민이라는 배우에 대해 “2018년에 황정민이 출연한 연극 <리차드 3세>를 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그리고 3년 뒤에 다시 봤는데 더 잘하더라”, “나는 황정민이란 배우를 ‘마법사’, ‘마법 상자’, ‘요술 램프’라고 말하곤 한다”, “그만큼 에너지나 해석력이 독보적이다. 완벽한 자기 세계와 해석력을 가진 배우다 보니 그가 하는 악기 연주를 듣는 것이 즐겁다. 흔한 연주가 아니라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연주라 수긍할 수밖에 없다”며 극찬했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연기파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김의성, 안내상, 김성오, 안세호 등이 각각 국방장관, 반란군 장성, 4공수 여단장, 수경사 30경비단장 역으로 각축하며 시너지를 낸다).
함께 출연한 선후배들이 연극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어서 장면을 하나의 연극을 하듯 연습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잘해줬다. 한 땀 한 땀 만들어나갔다.

시사회 직후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부연 설명을 듣고 싶다.
가슴에서 소용돌이가 쳐서 감정이 격해졌었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는데 이제 안정이 됐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좋은 배우들과 같이 열심히 촬영했던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극장을 많이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CREDIT INFO
취재
하은정 기자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2023년 12월호
2023년 12월호
취재
하은정 기자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