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고 고소한 냄새
늙은호박전
여름에 따지 않고 그대로 두어 속이 노랗게 익은 늙은 호박으로 만든 늙은호박전. 쭉 늘어나는 늙은 호박이 달큼하고 부드러워 치즈가 들어간 듯한 맛을 선사한다. 바삭한 모서리 부분은 할머니와 손녀 예하 씨가 서로 먹으라고 양보하며 추억을 쌓는다. 경상도에서 주로 먹는 음식으로, 다른 부침개와 달리 소금 간을 하거나 양념간장에 찍어 먹지 않고 반죽에 설탕을 조금 넣는다.
재료
늙은 호박, 우리 쌀 튀김가루(혹은 부침가루), 감자전분, 설탕, 현미유
만들기
1 늙은 호박을 얇게 채 썬다.
2 ①에 튀김가루와 감자전분을 묻힌다.
3 ②에 설탕을 살짝 추가한 다음 차가운 물을 부어 반죽에 윤기를 더한다.
4 현미유를 넉넉히 두르고 달군 팬에 ③을 넣고 자글자글 굽는다.
속까지 든든한
들깨떡국
할머니는 어렸을 적 들깻국에 쌀을 넣어 죽으로도 먹고, 따뜻한 밥과 비벼 입 주변이 하얘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들깻국 속에 오색 떡국떡과 연근을 넣어 맛을 더한다. 들깻국을 끓일 때는 들깻가루가 아닌 생들깨를 사용해야 더 고소한 맛이 난다.
재료
연근, 마늘, 들깻가루, 떡국떡, 현미유, 채수, 간장, 식촛물
만들기
1 슬라이스한 연근은 10분 동안 식촛물에 담가 아린 맛을 뺀다.
2 끓는 물에 ①을 넣고 5분 동안 데친다.
3 현미유에 마늘을 볶다가 향이 올라오면 데친 연근을 넣고, 채수를 붓는다.
4 ③에 들깻가루와 떡국떡을 넣어 부드럽게 익힌다.
5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 TIP
기호에 따라 팽이버섯, 느타리버섯을 추가하면 맛이 좋다.
들깨떡국의 채수는 우엉, 연근, 작두콩, 당귀, 월계수 잎 등을 넣어 끓인다.
* 할머니와 손녀의 레시피는 우리네 인생처럼 정해진 답이 없다. 양을 조절하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볼 것.
<할머니와 나의 사계절 요리학교>
예하, 임홍순│수오서재
완벽한 요리법 대신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로 채운 한 편의 동화 같은 요리책. 경상남도 진주의 작은 시골 마을, 30년간 떡집을 운영했던 할머니 홍순 씨와 손녀 예하 씨가 보낸 사계절을 담은 책이다. 스튜디오가 아닌 부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정확한 조리법보다 서로의 대화로 채워낸 요리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골 할머니 집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