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평소 걷는 속도가 그 시점에서의 기대 여명을 얼추 반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노년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평소 보행 속도를 초속 1m로 유지하면 10년 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행의 정보는 사람의 건강 전반을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오늘 자신이 얼마나 걸었는지 생각해보자. 에디터의 경우 집에서 나와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가 있는 곳까지 걷는 30보 정도와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50보 정도, 그리고 별다른 약속이 없는 이상 하루 8시간 정도는 앉아서 생활하며 그사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중간중간 화장실에 다녀오는 걸음을 합치면 하루 1,000보도 걷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단 에디터뿐일까? 서구화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현대인이 신체 활동으로 사용하는 평균 걸음 수는 얼마나 될까? 2012년에 서울특별시가 발표한 <2020 체육진흥 기본정책>에 따르면 2011년 서울 시민이 하루 평균 걷는 시간은 66분, 걷는 거리는 4.5km 정도다. 해당 활동의 소모 열량은 200kcal 정도인데, 활동량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질병관리청의 같은 자료에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46.8%, 걷기가 유일한 운동인 사람은 25.1%, 걷기 외의 운동을 하는 사람은 28.1%다. 즉 현대인은 신체 활동을 굉장히 꺼릴 뿐만 아니라 거의 걷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한, 심각한 상황이다.
몸을 바쁘게 움직일 것
위의 통계 수치를 정리하자면 우리는 생각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움직임 또한 현저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생각보다 더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간혹 나이 들어 뛰거나 오래 걸으면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물론 적절한 근골격계 내재 역량을 갖추지 않은 과도한 체중인 상태에서 오래 걷는 것은 관절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근골격계 내재 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올바른 자세로 적절하게 달리면 오히려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강화돼 장기적으로는 관절의 마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즉 가속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최소한으로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으며 몸을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부터가 가속노화를 늦추는 운동의 첫걸음이다.
노화를 이기는 자세
100세 시대, 100년 인생을 기약하는 3040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중추적 역할을 차지하는 척추의 건강이다. 이는 곧 자세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 동안 취하는 앉는 자세부터 생각해보자. 배를 잔뜩 내밀고 앉거나 모니터를 잔뜩 높여 목을 쭉 뽑고 앉는 경우, 등을 구부정하게 굽힌 채 앉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나쁜 자세가 습관이 돼 굳어진 경우에는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열심히 해도 전체적인 균형이 악화된다. 노화를 이기는 올바른 앉는 자세는 다음과 같다. 앉은 상태에서 골반뼈를 만지면 작은 동전만 한 돌출부를 찾을 수 있는데 이 뼈가 의자의 착좌면과 닿도록 앉는 것이 기본이다. 이 상태로 등뼈가 앞으로 굽지 않게 신경을 쓰면 자연스럽게 복근에 힘이 약간 들어간다. 그다음 자연스럽게 앞을 바라보면 머리부터 척추, 궁둥뼈결절이 안정적인 수직선을 만들고 목 뒤의 긴장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 처음부터 억지로 바르게 앉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 동안 의식하며 앉기 시작하다 보면 점차 긴장 없이 바르게 앉을 수 있으며 이는 곧 100년 인생의 중추적 역할을 차지하는 척추와 허리의 건강을 위한 노력이자 가속노화를 늦추는 일상 속 솔루션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