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은 피했지만 성유리 활동까지 막아버린 남편 안성현
검찰 “영장 기각됐지만 혐의 입증 자신 있어”
성유리의 남편 안성현은 ‘금융사범’ 의혹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안 씨가 가상화폐 상장 청탁 과정에서 수십억 원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안성현과 친분이 있는 사업가 강종현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코인을 상장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안 씨에게 중간 다리 역할을 부탁했다는 것. 강종현은 배우 박민영의 남자친구이자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인물로 연예계 인맥이 상당했다.
문제는 안 씨가 강 씨에게서 청탁과 함께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안 씨는 “강 씨로부터 투자 개념으로 받은 돈”이라고 부인했지만 검찰은 강 씨의 정반대되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재차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안 씨의 손을 들어줬다.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수사 경과, 사회적 유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었다. 법원의 너그러운 판단 덕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 안성현. 하지만 짧으면 1년, 길면 3년 이상 걸리는 재판 기간 동안 성유리의 활동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작은 사업가 강종현과의 친분 때문
안 씨가 수사를 받게 된 시작점에는 사업가 강종현이 있다. 검찰은 안 씨가 강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뒷돈을 챙긴 것이라 의심한다. 강 씨는 연예 매체 디스패치가 보도한 배우 박민영의 열애설 주인공으로 단숨에 ‘신문 사회면’을 차지했다. 강 씨는 동생 명의의 상장사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주요 주주 역할을 해왔다.
검찰은 박민영과의 열애설 전부터 강 씨를 내사해왔다. 하지만 보도 직후 수사에 속도를 붙였고, 결국 빗썸 관계사 주가 조작과 횡령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강 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강 씨를 지속적으로 불러 추가 범행을 확인했다.
안성현도 강 씨와 박민영의 열애설 이후 수사 대상이 됐다. 강 씨가 이른바 ‘슈퍼카’를 여러 대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벤츠사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차량이 안성현 명의로 밝혀진 것. 강 씨는 안 씨와 친해 빌려 타는 것이라 해명했으나 번호판이 강 씨와 관련이 있어 명의대여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 직후 안 씨는 “강종현과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친분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그 배경’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안 씨는 비트갤럭시아1호의 조합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트갤럭시아1호는 강 씨가 동생 명의로 소유한 회사 중 하나인 이니셜1호투자조합의 전신이다. 이를 시작으로 여러 상장사를 거쳐 강 씨 여동생은 빗썸코리아의 최대 단일 주주가 될 수 있었다. 안 씨는 주식 전부를 이니셜1호 측에 넘겼고 지분이 얼마 되지 않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안 씨와 강 씨 간 수상한 금전 거래를 더욱 파헤쳤고 결국 빗썸 상장 대가로 이뤄진 부분을 확인해 불구속 기소했다. 강 씨 행보를 잘 아는 금융업계 관계자는 “강종현은 몇몇 큰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실상 무자본 M&A로 사업가가 된 케이스인데, 주가 관리를 잘하다 보니 30~40대 젊은 큰손들 사이에서 강 씨와 친하게 지내려는 이들이 많았고 이들 중 유독 가까웠던 이가 안성현”이라며 “강종현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소유하려 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이런 배경에는 연인 관계였던 박민영과 친구의 배우자 성유리 외에도 인연이 있던 가수 출신 방송인 L씨 등 여러 연예인들과의 친분이 영향을 줬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유리, 정말 몰랐을까
성유리는 논란이 일자 안 씨와 강 씨의 친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성유리는 2019년 강 씨 여동생이 대표이사로 있는 버킷스튜디오와 전속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당시 빗썸의 주주사 중 하나였다. 성유리가 강 씨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성유리는 버킷스튜디오를 떠나 새로 이니셜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지만 그곳의 대표 김 아무개 씨 역시 빗썸의 최대 주주인 비덴트의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대표 김 모 씨가 보유한 주식이 10억원대에 달한다고 알려졌으나 성유리는 “소속사 대표의 개인 투자는 알지 못한다”라고 해명했고, 논란이 불거진 후 성유리와 이니셜엔터테인먼트는 재계약하지 않고 계약을 만료했다.
하지만 성유리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강종현의 여동생이 대표로 있는 버킷스튜디오가 30억원을 성유리의 사업체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성유리는 화장품 회사 율리아엘의 대표를 맡고 있고, 남편 안 씨는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다. 논란이 일자 율리아엘 측은 “투자는 사실이나 이후 강 씨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 기사가 나와 돌려줬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안 씨는 강 씨가 최대 주주인 비덴트에 6억원을 투자하는 등 ‘경제 공동체’처럼 움직였다.
성유리와 안 씨가 결혼한 것은 지난 2017년.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성유리는 방송 활동을 쉬지 않고 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결혼 5년 만에 쌍둥이 딸을 낳았다. 이후 오랜만에 KBS 연애 예능 프로그램인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의 MC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갑작스레 프로그램이 종영됐다. 안 씨의 혐의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당시 KBS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 후 성유리는 새 소속사와 계약하지 않은 채 공식 활동을 멈춘 상태다. SNS는 생일 관련 게시물을 올린 3월 이후로 새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