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살에 얻은 기회,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
종갓집 종부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오랜 세월을 보냈다. 꿈이 많았던 청춘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때때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노인이 되고 말았다는 슬픔에 잠겼다. 하지만 윤영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강점을 살려 시니어 모델에 도전했고, 현재 중년 여성들의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책 <칠십에 걷기 시작했습니다>를 펴내 작가로 데뷔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다. 도전과 배움엔 끝이 없다는 윤영주에게 나이는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다.
나이가 한 살씩 늘어가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게 돼요.
하지만 저만 늙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모델, 멘토 그리고 작가로 데뷔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재미있어요. ‘살 만큼 살았으니 더 새로울 게 있겠어?’ 싶었는데, 새로운 재미를 깨닫고, 새로운 지식을 얻고 배우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감동의 연속이에요. 시니어 모델은 물론 작가라는 또 다른 타이틀을 갖게 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제게도 나이가 드는 게 두려웠던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찾아가다 보니 기회가 오더군요.
나이가 들면 점점 위축되기 마련인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단 생각을 했어요. 저만 늙는 게 아니라 모두 다 같이 늙어간다는 의미죠.(웃음) 사고를 전환하니까 나이가 장애물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비로소 당당함이 생긴 거죠. 인생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데 당당함이 큰 역할을 했어요. 모두가 그렇듯 제 인생의 주인은 저예요.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저도 중년의 시기를 거쳤어요. 돌이켜보면 겁을 많이 냈던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에게 제 존재가 짐이 되고, 민폐가 될까 봐 소심해졌죠. 하지만 저지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아요.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무엇보다 제 결정과 행동이 맞았을 때 느끼는 성취가 커요. 그리고 실패하면 어때요. 살아보니 물질적 손해가 가장 작은 실패더라고요.
중년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남편이나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독립적인 상태가 돼야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인생이 힘들더라도 예술을 놓지 마세요. 큰 비용을 들여 거창하게 배우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일상에서 듣는 음악,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요. 내면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믿거든요. 새로운 도전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제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나이 70살에도 해냈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