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아름다움이 곧 여성의 영감”
손정민 작가는 특유의 아름다운 선과 색감으로 식물 그리고 사람, 그중 여자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내는 작가다. 국내외 인기 브랜드, 패션 잡지와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린 그녀의 그림은 우아하고 자꾸만 눈이 가서 많은 여성에게 사랑받고 있고, 더 나아가 영감을 주고 있다.
지금 행복한가, 나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손정민입니다.
작가님의 그림 속 사람 얼굴은 모두 실존 인물인가요? 그리는 대상은 어떻게 정하나요?
실존 인물인 경우도 있고 허구의 인물을 그릴 때도 있어요. 주변 인물이거나 평소에 흠모하던 어떤 대상이거나 아니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꼭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얼굴이 있을 때는 실존 인물을 그리죠. 나만의 상상대로 얼굴을 그릴 때는 나도 모르게 주변 누군가의 눈, 누군가의 입술, 누군가의 분위기를 닮게 그리는 것 같아요. 또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날의 제 기분에 따라 얼굴 표정이 다르게 그려지는 것도 흥미롭고요.
작가님이 쓰신 <식물 그리고 사람>은 어떤 책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오래된 친구이거나 단골 식당 사장님이거나 만나고 싶었던 그 누군가를 그렸어요. 왜 나는 이 사람을 좋아하는지, 우리 사이에 어떤 시간이 흘렀는지 글로 적고, 그들을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식물과 그들의 얼굴을 함께 그린 책이에요.
그림이 참 매력적이에요. 아름답고 우아한 여성들이 그림의 주를 이루는 이유가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언니가 많은 가정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주위에 늘 여성이 많았어요. 여고와 여대를 다녔고, 패션을 전공하고 패션 인더스트리에 있다 보니 여성에게 둘러싸인 인생 같았어요. 그리고 미국에서 회사 생활을 할 때 회사 동료들의 얼굴을 그려 생일에 선물하기도 하고, 길에서 마주치는 아름다운 얼굴들을 그리면서 자연스레 여성의 얼굴을 그리게 됐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이 저의 피사체가 됐고요. 안목이 좋은 여성들과 영감이 떠오르는 대화를 나누다 보니 단단한 내면을 가진 여성들에게 더욱더 흥미를 갖고 그들의 얼굴을 그리게 됐습니다. 저에게 여성은 늘 흥미로운 존재죠.
그림 속 여성들은 무표정 또는 속내를 알기 어려운 표정으로 보이는데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릴 때 저의 마음이 투영돼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작가님 그림에는 정면 얼굴이 많아요. 정면 얼굴을 주로 그리는 이유가 있나요?
정면을 똑바로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연약함이 드러난다고 느껴요. 무언가 숨길 수 없이 다 내보이는 느낌을 그리고 싶어서 정면을 많이 그리는 것 같아요.
슈즈 디자이너로 직장 생활을 하던 때를 인생 제1막, 그림을 그리며 작가로 사는 지금을 인생 제2막으로 본다면, 회사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나와 자신만의 길을 가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대단한 결심이나 의지를 가지고 회사를 관둔 건 아니었어요. 단지 행복하지 않은 생활에서 나오고 싶은 마음이 회사를 그만두게 된 가장 큰 이유예요.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이전에 내가 무엇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해요. 지금 행복한가, 나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그림 속 여성들은 우아하고 아름답죠. 작가님이 생각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여성이란 어떤 여성인가요?
뜻은 높고 판단과 실행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며, 부드러운 태도와 유연함을 잃지 않는 여성.
앞으로 만들고 싶은 여성의 미래는?
어떠한 경우에도 우아함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미래예요. 상식이 통하고 매너와 여유가 몸에 밴 여성의 삶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