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린이가 어릴 때부터
동등한 놀이의 힘을 누리며
자랄 수 있는 변화를 꿈꿉니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잘 놀다(leg godt)’를 뜻하는 브랜드명처럼 ‘놀이의 힘’을 전파하는 회사다. 9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린이들에게 좋은 놀이와 놀이를 통한 배움의 장을 열어왔다. 최근에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전 연령대를 아우르며 레고만의 차별화된 놀이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레고코리아는 1984년에 시작돼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올해 1월, 레고코리아 설립 이래 최초의 한국인이자 첫 여성 대표로 선임된 정희영 대표와의 일문일답.
“놀이의 힘은 변화의 원동력, 잘 노는 여성이 변화를 만든다”
어떤 과정을 거쳐 레고코리아 최초의 한국인이자 여성 대표가 됐는지 궁금합니다.
첫 직장은 무역상사였는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케팅의 매력을 알게 돼 본격적으로 마케터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죠. 나이와 경력 면에서 첫걸음을 내딛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나는 언젠가 마케팅을 할 거야.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믿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이직을 통해 마케팅 업무 전반을 두루 섭렵한 후 2007년 필립스코리아에서 드디어 꿈꿔왔던 마케팅 디렉터 일을 하게 됐어요. 그다음엔 글로벌 회사의 GM(General Manager)이 되는 걸 목표로 해외 근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레고코리아에는 2018년 마케팅 디렉터로 합류해 국내 시장에서 레고의 브랜드 입지를 확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초부터 대표직을 맡게 됐습니다.
최초, 처음이라는 사실은 나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반년 정도 지난 지금, 첫 여성 대표가 된 소감도 궁금합니다.
꿈꿔온 목표를 이뤄 제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쁜 것도 잠시, 동시에 그만큼 큰 무게감이 느껴지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제가 대표로 취임하면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 해주는 젊은 직원들이 많아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제가 누린 기회가 갈 수 있도록 좋은 선례가 되자고 다짐했습니다.
여성 대표 혹은 정희영 대표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각계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이제는 ‘여성 대표’라는 공통점으로 묶기 어려울 만큼 개개인만의 다양한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고요. 저의 경우에는 치밀하고 전략적인 사고와 큰 그림을 보려는 시각, 또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격이 강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일찍 파악해 경쟁력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일하는 여성들에게 그 시간을 먼저 지나온 선배로서 한마디해준다면?
지금까지 스스로 여성이라는 점을 의식하면서 일했던 적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레고코리아 최초의 한국인이자 첫 여성 대표 타이틀이 생긴 현재는 나를 롤모델로 삼을 후배들을 생각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점에서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더욱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돼주는 것 같아요. 기회는 언젠가 오게 돼 있어요. 꿈을 좇으려 노력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성 리더로서 앞으로 꿈꾸는 미래가 있나요?
사회 전반에서 다양성에 대한 포용적인 문화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레고 그룹 차원에서도 제품과 여러 캠페인을 통해 다양성·포용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레고 프렌즈 주인공 캐릭터 중 하나인 오텀은 팔 하나가 없어요. 또 8월에 출시된 레고 드림즈의 주인공 마테오는 백반증이 있고요. 레고코리아의 리더로서 여아와 남아 모든 어린이가 어릴 때부터 동등한 놀이의 힘을 누리며 자랄 수 있도록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어떠한 한계도 없이 ‘잘 노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미래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