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준 4만 명이던 서핑 인구가 2022년 기준 100만 명으로 늘었다. 자그마치 25배나 늘어난 것이다. 관광지로는 그리 큰 존재감이 없던 강원도 양양은 오직 ‘서핑’만으로 여름에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가 됐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에도 양양의 해수욕장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이 서핑을 즐긴다. 아직 바다로 뛰어들 준비가 되지 않은 입문자들은 모래사장에서 전신 슈트를 입고 서핑 강습을 받는다. 인구가 3만 명도 되지 않는 도시 양양은 서핑의 메카다. 양양 덕분에 ‘스포츠케이션(스포츠와 휴가의 합성어)’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졌고, 서핑을 배울 수 있는 인프라도 잘 갖춰졌기 때문.
또한 서핑 여행 패키지 상품도 많다.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서핑 버스와 숙박, 서핑 강습, 바비큐 파티를 묶은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양양에 젊은 서핑족이 모이면서 서핑 테마 거리인 양리단길도 생겼다. 현남면의 인구해변과 죽도해변 일대를 부르는 이름으로, 서핑 숍, 게스트 하우스, 맛집, 카페, 펜션, 클럽 등이 몰려 있다. 발리나 태국에 온 듯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들도 즐비하다.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서핑.
서퍼들은 입을 모아 서핑의 매력에 대해 말한다. “서핑은 파도가 있어야 탈 수 있어요. 일정한 속도로 끝까지 밀어주는 파도를 기다릴 수밖에 없죠. 기다리면 좋은 파도를 만나는 순간이 반드시 와요. 그게 서핑의 매력이죠.”
카이트서핑도 점점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일반 서핑과 패러글라이딩을 접목한 레저스포츠인 카이트서핑은 파도 없이 바람만 불면 탈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강릉에서는 송정해변에서 카이트서핑을 즐길 수 있다. 거대한 연에 매달린 보드를 타고 바다 위를 질주하는 스포츠로, 바다 위 30m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 조종 기술 습득이 쉽지는 않은 편. 실제로 카이트서핑을 경험하고 나면 서핑이나 웨이크보드는 너무 단순하다는 평가를 내놓는 사람도 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탁 트인 바다와 강에서 즐기는 수상스포츠, 물에 대한 공포심만 이겨낸다면 충분히 올여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취미가 될 것이다. 유난히 길고 더운 올여름, 그동안 미뤄왔던 수상스포츠로 여름을 시원하고 활력 있게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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