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상태의 본질적 온전함
30년 전부터 화려한 포장을 과감히 없애고 제품의 본질에 집중한 브랜드가 있다. 그 브랜드는 지금껏 환경문제를 늘 고민하며 포장지 없는 네이키드(Naked)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지난 지구의 날(4월 22일)에 맞춰 네이키드 제품과 고전 명화를 오마주한 전시를 개최했다. 바로 러쉬의 ‘2023 더프리뷰 성수 네이키드 마스터피스’ 전시다. ‘자연 상태의 본질적 온전함’을 메시지로 전달하는 작품의 전시 기획과 연출 및 작품 제작을 진행한 러쉬의 금손 이선영 aka ‘썬’ 대리를 만나 물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러쉬코리아 VX(Visual eXperience)팀에서 이벤트 그래픽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썬 대리입니다. 러쉬의 시각·공감각적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 공간과 전반적인 브랜딩을 구현하는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 비주얼의 기획과 연출 및 작품 제작을 함께 진행했어요.
제품의 포장지를 벗긴 네이키드 제품의 첫 시작은 러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러쉬 네이키드 제품의 시작은 언제부터였나요?
러쉬 최초의 네이키드 제품은 30년 전 탄생한 ‘배쓰 밤’입니다. 지금도 매장에 가면 배쓰 밤이 채소와 과일처럼 수북하게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러쉬 창립자들은 처음부터 환경문제를 늘 고민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화려한 포장은 과감히 없애고 눈길을 사로잡는 컬러와 디자인의 고체 네이키드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선보였습니다.
네이키드 제품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창립 멤버인 모 콘스탄틴이에요. 그녀는 남편 마크 콘스탄틴을 포함한 5명의 공동 창립자와 함께 1995년에 러쉬를 설립했습니다. 모는 지난 30년간 혁신적인 뷰티 제품을 발명했고 특히 포장재와 보존제가 필요 없는 고체 제품 개발에 힘써왔어요. ‘배쓰 밤’을 세계 최초로 발명한 주인공이자 1998년 그가 발명한 고체 샴푸 바는 특허를 받기도 했죠.
네이키드 제품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얼마 전 생일에 많은 선물을 받았어요. 받을 때 기분은 너무 좋았지만, 선물을 열어보면서 제품 포장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됐죠. 이미 통제를 벗어난 쓰레기 용량의 현실은 많은 미디어나 매체를 통해 알고 있지만, 소비자의 소비 방식 자체가 바뀐다면 판매자의 마인드, 제품 포장 등 오랜 관습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과대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네이키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것도 방법 중 하나겠죠.
러쉬 네이키드 제품의 주요 고객층이 궁금해요.
러쉬의 특별한 점 중 하나가 주요 고객층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러쉬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등 정보 수집과 홍보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매장에서 직접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고객층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와요. 하지만 여기서 확실한 한 가지는 네이키드 제품을 사용하는, 즉 환경을 생각하고 보호하려는 마음을 지닌 남녀노소가 러쉬를 찾는 주요 고객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고 네이키드’ 캠페인과 같이 러쉬에는 다양한 캠페인이 있는 것 같아요.
러쉬코리아의 고 네이키드 캠페인은 2009년 대학로 매장과 그 일대에서 시작됐어요. 환경을 오염시키는 불필요한 과대 포장과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했죠.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는 러쉬코리아 직원들과 고객 그리고 외부 캠페인 단체들이 최소한의 옷과 앞치마를 걸친 채 지구 보호 메시지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곤 합니다. 내년 지구의 날에는 <우먼센스> 독자들의 많은 참여 부탁할게요!
‘2023 더프리뷰 성수 네이키드 마스터피스’ 전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번 전시는 지구의 날에 맞춰 포장이 없는 네이키드 제품을 고전 누드 명화에 녹여내 오마주했어요. 네이키드가 곧 지구를 온전히 아름답게 만드는 마스터피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 타이틀은 <네이키드 마스터피스>입니다. 벽에 걸린 작품들은 모두 벌거벗었죠. 그리고 아름답습니다. 지구도 마찬가지예요. 불필요한 포장과 일회용 플라스틱이 벗겨진 지구는 무엇보다도 아름답죠. 고전 누드 명화에 포장이 없는 네이키드 제품을 녹여내 오마주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의 아름다움, 무(無)의 미(美)를 확산하고 싶었습니다. 즉, 두 피사체의 공통점인 ‘자연 상태의 본질적 온전함’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전시 작품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요?
작품 속에 숨어 있는 러쉬의 네이키드 제품을 찾아보세요. 사이드에 그려져 있는 꽃, 요소 등이 네이키드 제품의 원재료라는 것을 알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전시에 소개된 작품 중 썬님의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제가 생각하는 네이키드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에요. 본질은 거창하게 꾸며내거나 의미를 부여했을 때보다 오히려 덜어냈을 때 직관적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심플하게 원작명과 제품명에서 소재를 가져왔어요. 예를 들면 모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오마주하면서 ‘허니 아이 워시드 더 키즈’ 솝과 함께 풀밭, 점심, 꿀이라는 소재로 여유롭고 달콤한 휴식을 표현했습니다. 관람 포인트는 여인과 꿀 형상의 데칼코마니와 그릇 위에 디저트처럼 그려진 허니 아이 워시드 더 키즈 솝을 찾아보는 재미겠죠?
<우먼센스> 독자에게 추천하는 러쉬 네이키드 제품은?
러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쓰 밤을 추천합니다. ‘인터갈락 틱’ 배쓰 밤으로 우주 배쓰 밤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배쓰 밤이 욕조 안의 물에 녹을 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배쓰 아트뿐만 아니라 페퍼민트와 자몽 오일로 기분 전환에도 도움을 주는 제품이죠. 그리고 ‘뉴’ 샴푸 바는 두피 건강을 위한 성분들로 만들었어요. 클로브버드와 시나몬 오일은 두피를 자극해 두피와 모발에 건강한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로즈메리와 네틀은 건강함과 윤기를 선사하죠. 비크루얼티프리(#BeCrueltyFree) 메시지를 담아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에도 동참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씨 베지터블’ 솝인데요, 바닷소금과 해초 성분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토닝시켜줍니다. 미네랄이 풍부한 해초는 피부를 촉촉하게 가꿔주고 라임과 라벤더 오일은 사용 후에도 피부를 부드럽고 향기롭게 유지시켜주거든요.
포장지, 케이스 등이 없는 네이키드 제품을 잘 사용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소분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작게 나누면 손에 잡히지 않거나 미끄러져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4등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죠. 그립감도 챙기면서 남김없이 사용하는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또 사용 후에는 물기가 없는 곳에 올려 건조시키는 것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