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를 상대로 하는 위자료 소송에서는 둘 사이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여러 증거 자료가 필요합니다. 정황증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카카오톡이나 메신저 대화에서 “보고 싶다”, “사랑한다” 등의 애정 표현이 있어야 합니다. “잘 들어갔어요?”, “잘 지내요?” 정도의 문자 내용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둘이 같이 있는 사진, 누가 봐도 애인 사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진, 예를 들어 성관계, 키스, 포옹 등의 사진이나 같이 다정하게 있는 사진은 증거가 되지만 단순히 식사를 같이 하거나 단체로 여행을 간 사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외에 차량의 블랙박스나 CCTV 영상 등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 자료를 수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외도 증거를 잡으려고 상간자의 집에 침입하거나 우편물을 뜯어보거나, 심지어 몰래 도청하거나 해킹이나 위치 추적 앱을 까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하면 오히려 상간자가 형사 고소를 하거나 민사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상간녀의 뺨을 때리면 폭행죄가 됩니다. 컵의 물을 얼굴에 뿌리는 것도 폭행죄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상처가 나면 상해죄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머리채를 잡고 흔들면 폭행죄가 되지만, 머리채를 잡고 뽑으면 상해죄가 되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과 상간녀가 바람피우는 사실을 직장에 찾아가서 사람들에게 말하거나 피켓 시위를 하거나, 인터넷이나 SNS에 올리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와 외도를 한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청구할 수도 있고, 이혼하지 않고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만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위자료를 청구하면 1,000만~2,000만원 정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불법성의 정도나 여러 가지 상황을 참작해 금액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상간자를 때리거나 상간자의 회사에 알려 상간자가 폭행이나 명예훼손으로 반소(맞소송)하면 위자료가 감경됩니다. 그러므로 사적으로 보복하는 것은 참아야 하고 반드시 법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합법적인 복수 방법은?
사적 복수는 불법으로 오히려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줍니다. 그러므로 법적인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일단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면 소장이 집이나 직장으로 송달되므로 자연스럽게 집이나 직장에 알려질 수 있고, 급여나 재산을 가압류할 수도 있으며, 기나긴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을 지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으면 상간자의 급여, 재산을 압류하고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판결문을 받은 후에도 계속 외도를 한다면 다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계속 위자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일종의 손해배상 청구이므로 손해배상에 관한 민사 소멸시효 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외도 행위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외도 행위가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10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글쓴이 이인철 변호사는…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과정 수료,
법무부장관 표창, 법무법인 리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