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 대치동이 오히려 빠르다, 입시보다 중요한 걸 깨닫게 해주는 국제학교
우먼센스 국제학교 선택이 해외 아이비리그만을 목표로 둔 건 아니라는 의미인가요?
차소윤 제주에 오기까지 신중하게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남편과도 떨어져 지내야 하고, 제주에서 몇 년을 있어야 하니 엄마들의 개인적 생활도 사라지는 거죠. 국제학교를 선택할 때 착각해선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국제학교 과정을 명문 대학 진학만으로 보면 안 된다는 거예요. 처음에 그런 생각으로 왔더라도 이곳의 교육과정을 경험하면서 깨닫게 되는 사실은 아이비리그만 가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모한지, 또 그것이 공부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거거든요. 오히려 공부 중심으로 대학 간판만을 원한다면 대치동에서 사교육을 받는 게 한결 쉽고 빠를 수 있다고들 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곳 교육과정에 만족도가 높아요.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적성을 찾는 것이 참 감사하거든요. 그런 과정이 대학입시보다 한결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많았어요.
양지현 저도 대치동에 살다가 내려왔습니다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대치동 부모들이나 전국 각지의 부모나 방법은 달라도 그 열성은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오신 어떤 어머님은 아이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기도 해요. 가족과 떨어져 아이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거니까 그 보상으로 아이가 꼭 명문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거죠. 방법의 차이겠지만, 부모 마음은 다 같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코로나19 때 국제학교에 대한 믿음이 더 확실해졌어요. 이곳의 시스템은 참 빠르게 움직이거든요. 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바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해 수업 누수가 거의 없었어요. 그때 ‘수업의 차이’를 확연히 느꼈다는 학부모가 많았어요.
고민정 강남 사는 친구 얘기로는 강남권에서는 요즘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를 무조건 1순위로 꼽는다고 해요. 국제학교를 선택할 때 해외 명문대의 입결로만 판단하는 부모도 많다는 거죠. 가까운 곳에서 하버드를 보낼 수 있다면 제주까지 가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 분들은 이곳 제주 국제학교를 시골에 있다고 말하기도 해요. 해외의 좋은 명문대를 보내려고 시골까지 가서 고생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입장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이곳에 와서 경쟁에서 좀 벗어나 여유가 생긴 게 더 좋았거든요.
우먼센스 국제학교를 바라보는 관점도 많이 바뀌었다는 말씀이네요.
차소윤 저희 아이도 6학년 1학기까지 서울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내려올 때 갈등이 심했어요. 저희 학교는 이멀션 교육(immersion education: 외국어를 따로 가르치지 않고, 수학·사회·자연 등 정규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도록 하는 것)을 하니까 6년간 그 환경에서 공부하다가 한국 중학교에 가면 적응이 어렵지 않을까 고민했거든요. 주입식 교육은 효과가 없을 것 같고 저희 아이는 빠른 선행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한국 입시에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이 컸어요. 천천히 자기 속도를 찾으면서 가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 학교의 경우 중학교 때 자율학기제를 한다고 해도 아이들은 다 학원에 가서 선행을 하고 대입만 생각하니 자기 속도를 찾는 것이 의미가 없겠더라고요.
양지현 국제학교의 프로그램은 리더십이나 서로의 관계,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운동도 많이 시켜요. 그러다가 10학년부터 학습량이 갑자기 늘어나는데, 정말 잠잘 틈이 없을 정도예요. 다양한 활동도 하죠. 매일 점수를 받는 퀴즈도 풀어야 하고 내신이 9학년 때부터 들어가니까 내신도 챙겨야 해요. 국제학교라고 해서 무조건 자유롭게 공부하는 건 아니에요. 저학년은 비교적 자유롭게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릇’을 키워주는 교육에 몰입하다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스스로 공부에 몰두하도록 하는 거죠. 스스로의 학습을 어려서부터 서서히 몸에 배게 연습해 결국 하게끔 만드는 거죠.
학비부터 비행깃값, 사교육비까지, 교육비는 한 달에 얼마나 들까?
우먼센스 아무래도 가족이 떨어져 지내다 보니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차소윤 영국이나 미국이면 멀어서 아예 티케팅 생각도 안 할 텐데, 제주 비행기는 할인 티켓도 종종 있고 국내선이라 남편이 자주 오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국내선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비용은 좀 들어가도 아빠를 자주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한결 낫죠. 문제는 아무래도 한 집에 사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아쉬움이 있다는 거예요. 남편이 아이의 성장 과정을 놓친다는 점인데, 아이는 계속 크지만 남편은 늘 어린아이로 생각하죠. 남편들의 ‘여행자 콘셉트’는 이곳 제주 국제학교 엄마들 사이에서 늘 우스갯소리로 등장해요. 남편이란 손님이 분위기 파악 못 해서 갈 길을 잃고 엉뚱한 소리 한다고들 많이 웃죠.(웃음)
우먼센스 그나저나 학교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차소윤 대치동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는 월 250만원 정도 들어갔던 것 같아요. 한데 이곳에 오면 일단 엄마들의 소비가 확 줄어요. 백화점 쇼핑으로 소비할 기회가 차단되니 그 절약된 비용이 학교 비용이 되는 거죠. 저희 집은 국내선 비행깃값이 한 달에 약 100만원은 되는 것 같고, 수업료는 1년으로 치면 3,650만원 전후예요. 여기에 사교육비며 간식비, 활동비 등 소소하게 들어갑니다. 저희 애는 시간당 15만원의 사교육을 받는데, 솔직히 수업료가 비싼 만큼 학교 수업으로 다 채워지면 좋은데, 아무리 노력해도 선생님의 피드백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싶어 그 대안으로 사교육을 추가하게 되는 거죠. 대체로 이곳에서도 사교육은 모두들 한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안 하는 아이들이 주목의 대상이 되기도 할 정도니까요.
우먼센스 제주 국제학교를 선택할 때 신중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고민정 앞서 언급한 4곳의 제주 국제학교에 한해 말씀드리자면, 학교마다 어느 나라의 수업 방식과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좀 더 보수적이기도 하고 좀 더 자유롭기도 해요. 내 아이의 성향과 학교 분위기를 미리 살펴 아이의 특성이 잘 발현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지를 보는 게 중요할 듯해요. 저희는 비교적 초기에 입학해 당시엔 비교가 힘들었지만, 지금까지 쌓인 노하우나 학교의 프로그램 결과를 잘 살피면 내 아이의 진로 로드맵과 잘 맞는 학교들이 보일 거예요. 또한 국제학교를 선택한 목표가 분명하면 좋을 것 같아요.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해서냐, 아이가 재능을 찾길 원하느냐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아이와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하셔야겠죠. 학교를 다니는 당사자는 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