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의대 합격자 어머니
의대 진로는 언제부터 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사회 발전을 위한 과학자가 되겠다고 했는데, 교내 과학 대회를 경험하면서 누군가를 직접 돌보고 치료하는 일도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를 좋아하는데 코로나19에 걸려 아파하는 친구, 학업 스트레스로 우울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의대 진학을 구체적으로 희망하게 됐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그 싹이 보인다고 하죠. 어땠나요?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어요. 대여섯 살 때쯤 가족 관계에 대해 묻더니 친척들을 만나고 와서 가계도를 그려 정리하더라고요. 가족 관계 이야기를 캐릭터로 만들어 동화를 창작하기도 했어요. 아이의 일기를 정리해뒀는데 나중에 보니 가족 얘기 짓기가 서너 달이나 이어졌더라고요. 좋아하는 과일이나 식물에 대한 책을 읽으면 유사 개념을 확장해서 그려보고요. 그런 방법이 공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의대 진학을 위해 공부 외에 남다르게 노력을 집중한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이었는지요?
교내 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학교에서 텃밭 농사 동아리를 만들어서 감자랑 토마토도 키웠어요. 다들 입시 스트레스로 지쳐갈 때 자라는 식물을 지켜보고, 자연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힐링할 수 있는 활동이었죠. 이런 내용들을 자기소개서에 잘 녹여서 지원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의대 합격생 중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출신이 많은데요, 초등이나 중등 때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셨나요?
어릴 적에는 뭐든 재밌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초등학생 때는 멘사에서 추천한 보드게임을 가족들이 같이 했어요. 아빠를 이기겠다고 열심히 반복하며 성취감을 느꼈죠. 수학은 사고력 위주로 공부시켰고요. 중등 때 KMO를 준비했는데, 한 문제에 집중해서 다양한 풀이 방법을 연구하길래 많이 칭찬해줬습니다.
우리 교육에서 사교육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병행했습니까?
중학교 때는 수학 위주로 학원을 보냈고 영어 학원은 쉬게 했어요. 결승점은 대학 입시니까 중·고등 과정에서 미리 지치지 않게 하라는 선배맘들의 충고를 참고했죠. 수학 실력이 탄탄하면 다른 과목 공부할 시간이 여유롭다 생각했는데, 중학교 내신에서 국어 성적이 떨어져서 방학 특강으로 보강했고요, 고등 때도 방학 특강반에서 필요 과목을 중심으로 들었습니다.
성적이나 학업 스트레스 극복은 어떻게 도와주셨나요?
마음을 쉬어 가게 많이 다독였어요. 산책도 함께 하고 여행도 가고 OTT도 같이 보고요. 학업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지만 아이 말로는 중학교 때 여행 다닌 기억을 떠올리며 버텼다고 하더라고요.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면 초·중등 때 어떤 학습 방법에 신경 써야 할까요?
초등 때는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우고, 중등 때는 스스로 학습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기분이나 학습처럼 자기 조절 능력은 인정받을 때 더 커지니까 집중해서 뭘 하면 칭찬을 해주세요. 공부할 때 강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제 아이는 시각이 예민한 편이라 공부 자료나 방법을 찾을 때도 시각을 자극하는 사진이나 도표가 많은 잡지를 보게 하고 공부도 도표를 그려가면서 했어요.
자녀의 의대 진학을 목표로 둔 부모님들께 꼭 전해주고 싶은 학습 팁이 있다면?
이것만은 꼭 해라
초·중등 공부하라고 아이에게 말하기 전에 엄마가 먼저 책을 드세요. 엄마가 공부하거나 독서나 운동하면서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따라서 배우더라고요.
고등 의대에 진학한 선배에게 멘토링을 받아 구체적 학습 동기를 북돋워주는 게 도움이 됐어요.
이것만은 피해라
초·중등 학업 역량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면, 특정 과목 위주로 공부하게 하고 다른 과목 공부를 줄이세요. 혼자 해보겠다고 하면 다른 학습 방법을 찾아야 할 타이밍이라고 보는데, 구체적인 학습 전략을 세우게 해서 실천 여부를 꼭 체크해야 합니다.
고등 수학에 집중하다가 내신 국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며 국영수 위주의 균형 학습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 균형감을 잘 유지하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