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호 “첫 주연 도전, 시원섭섭해”
전 세계 시청자를 매콤, 달콤, 새콤한 맛의 연애 롤러코스터에 탑승시킨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유태호는 대한민국 최고의 톱 배우 ‘남강호’ 역을 맡아 또 한 번 여심을 정조준 중이다. 오랜 해외 유학을 마치고 배우로 데뷔한 뒤 무명 시절을 거쳐 지금은 빛나는 외모와 브레인, 기부와 선행 행보까지 모든 면에서 칭송받으며 대한민국 톱 배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역할이다.
유태오는 “‘미란’(김옥빈 분)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강호와 닮은 점이 있다면 둘 다 멜로 연기를 잘한다는 점”이라며 작정하고 로맨스 연기를 선보인다.
<여배우들>(2009)을 통해 한국에서 배우로 데뷔한 유태오는 2019년 러시아 영화 <레토>에서 ‘빅토르 최’를 연기하며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머니게임>에서 치명적인 섹시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미스터리한 매력을 선보이며 활발하게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심 저격 케미스트리 & 훈훈했던 현장 사진 공개
로코는 도전하고 싶었던 장르였다.
막상 해보니 유쾌하고 시원섭섭하다.
섭섭한 건 내 연기다. 한국어를 모국어처럼 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
베테랑 배우들과의 템포를 맞추는 것도 도전이었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최수영 작가의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기획도 좋았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특히 캐릭터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강호’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매니저인 ‘원준’(김지훈 분)에게 투덜거리기도 하고 솔직하게 감정 표현을 하는 모습이 마치 부부처럼 보여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첫 미팅 당시 김정권 감독과 케미스트리도 굉장히 좋아 출연을 결심하는 데 더욱 자신을 가질 수 있었다.
첫 로맨스 주연을 맡은 소감도 궁금하다.
로코는 항상 한 번 정도는 하고 싶었던 장르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주인공 제안은 <연애대전>이 처음이었다. 막상 해보니 유쾌하고 시원섭섭하다. 작품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좋았다. 섭섭한 건 내 연기다. 극 중 교포이다 보니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다. 항상 해내야 할 숙제가 한국어를 모국어처럼 해야 하는 것인데, 쉽지 않다.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로코가 소화하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에 연기하면서도 다시 느꼈다. 다들 베테랑 배우들이고 너무 잘하니까 템포를 맞추는 것도 버거웠다. 내게는 도전이었다. 코미디가 어려운 점이, 캐릭터의 감정적인 흐름을 느끼면서 코미디적인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연기가 결과주의적인 상황이라서 항상 더 어렵다고 느껴졌다.
극 중 배우 캐릭터라 접근이 쉬웠을 것 같은데 어땠나?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조사할 것이 덜하긴 하다. 하지만 흔히 아는 스타의 클리셰들이 있지 않나. 그 클리셰를 줄이려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걸 조금씩 가미해야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상대 배우 김옥빈과는 어땠나?
김옥빈은 베테랑이다. 영화 <여배우들>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배우로서 자기 위치를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김옥빈은 의심 한 번 없이 끝까지 믿고 함께해줬다. 선배로서 현장에서 보여주는 태도와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고 배울 점도 많았다. 내가 준비한 캐릭터를 존중해주고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주는 부분이 감사했다. 김옥빈과 연기하면서 어떨 때는 ‘나는 리액션만 잘하면 되겠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서로 의지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김지훈과의 브로맨스가 재미있었다.
촬영 초반에 긴장을 조금 했었는데, 나보다 연기 경험이 많은 김지훈이 여러 가지 제안을 해줘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촬영하는 내내 많이 믿고 의지했다. 덕분에 강호와 원준의 케미스트리는 물론 재미있고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파트너십을 완성할 수 있었다.
김정권 감독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김정권 감독과 작업을 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배우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점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NG가 나거나 실수해도 개의치 않고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안전지대 혹은 놀이터를 마련해주었다. 덕분에 나도 연기를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꿈을 펼칠 수 있었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현장 분위기가 항상 좋았다. 강호 캐릭터가 감정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투덜쟁이여서 자연스럽게 카메라 뒤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서로 가까워지다 보니 장난도 많이 치고 항상 웃으면서 작업했다.
극 중 유태오와는 부부 같은 사이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볼 것 안 볼 것 다 본 사이랄까.
극 중 지구상에서 유태오가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두 사람의 비주얼 조합이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배우 유태오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로 톡톡히 활약했다는 후문이다. 김옥빈은 “특히 유태오와 최윤만 촬영감독의 케미가 참 좋았는데, 우리는 그 둘을 ‘톰과 제리’라고 불렀다. 어느 날 유태오가 최윤만 촬영감독의 의자를 몰래 숨겨놓았는데 알고 보니 낡은 의자를 대신할 새 의자를 사 온 거였다. 의자 커버에 예쁘게 이름이 박혀 있었는데, ‘최윤만’이 아니라 ‘최용만’으로 새겨 왔다. 다들 얼마나 웃었던지, 최윤만 촬영감독은 지금도 그 의자를 쓰고 있다고 한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전 세계 190여 개국의 넷플릭스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소감도 궁금하다.
<연애대전>의 매력은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이다. 한국에 이런 로맨틱 코미디 작품도 있다고 알릴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고, 전 세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미란과 강호가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 속 등장인물보다 독특한 면이 있지만, 이런 부분들까지 사랑스럽게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것처럼 시청자들도 좋아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유쾌한 사랑을 갈망하는 시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김지훈 “유태오와의 조합, 마음에 든다”
배우 김지훈은 극 중 비주얼은 완벽하지만 뒷받침되지 않는 연기력으로 일찌감치 배우의 꿈을 접고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전향한 ‘도원준’ 역을 맡았다. 사실 김지훈은 2021년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출연하며 OTT 플랫폼 시장을 노크해왔다. 하지만 첫 작품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하며 기대를 밑돌았다. 당시 사투리 연기에 대한 호불호도 갈리면서 마음고생도 했던 터.
김지훈은 “화려한 외모와 대비되는 인간적인 모습이 원준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이 닮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유태오와 “브로맨스 그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정권 감독은 김지훈에 대해 “오래전부터 알았던 배우고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지만 작품마다 발전하고 노력하고 완벽한 모습들을 보였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같이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바람이 이뤄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처음 <연애대전> 대본을 읽었을 때 지금까지 봤던 로맨틱 코미디물의 클리셰를 깨는 캐릭터와 상황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로맨틱 코미디에는 캔디나 신데렐라 스토리 같은 뻔하지만 재미있는 여주인공이 많은데, <연애대전>은 능동적이고 진보적인 성격의 주인공 미란이 사랑을 자주적으로 이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덧붙여 미란은 그 어떤 로코 장르의 주인공들보다 전투력이 강하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 여성의 권익 신장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런 시대정신에 맞는 드라마는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시의적절한 주제를 담고 있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드라마라고 생각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
원준을 연기하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원준은 강호의 오랜 친구이자 그의 매니지먼트 대표다. 배우였는데 연기에 재능이 없다는 걸 느끼고 일찌감치 진로를 변경해 매니지먼트 대표가 됐다. 대표로서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에 각별히 신경 쓰며 연기했다. 호감을 느끼다가 썸을 시작하는 ‘나은’(고원희 분)과의 관계에서도 현실처럼 자연스러운 감정 변화를 미묘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극 중 소속사 대표 스타로 등장하는 유태오와 썸녀 고원희와는 어땠나?
유태오와 나 모두 극 중 배역에 몰입해 현장에서도 사고뭉치 배우와 그런 배우를 챙기는 담당 매니저처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다. 유태오와 브로맨스 그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려 노력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은 시청자에게 어필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원준과 나은은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연애 스토리를 그리는 관계다. 고원희와의 로맨스 연기는 하나만 뽑기 힘들 정도로 전체적으로 인상 깊었다.
두 사람의 훈훈한 비주얼이 화제다.
극 중 유태오와는 부부 같은 사이다. 너무 오랜 시간 함께하며 볼 것 안 볼 것 다 본 사이랄까. 지구상에서 유태오가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나와 유태오가 같이 있을 때 둘의 비주얼 조합이 너무 좋다고 말씀해주시더라. 둘만의 케미를 보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 둘의 비주얼 조합이 마음에 든다.(웃음)
이번 작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참여했다고 들었다.
사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원준의 비중이 적었다. 그런데 작가님이 내 비중을 좀 더 키워주셨다. 나는 이 드라마에서 현실감을 주는 캐릭터로 활약한다. 작가님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감하기 쉬운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김정권 감독과의 호흡은?
늘 이런저런 얘기를 편하게 나누며 촬영했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흔쾌히 받아주고, 모든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신경 쓰며 현장을 이끌어줘 분위기가 늘 화기애애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유태오가 분위기를 늘 즐겁게 이끌어줘 항상 웃음이 많았던 촬영 현장이었다. 기억에 남는 신은 강호의 키스 신 리허설을 원준이 도와주는 장면이다.(웃음)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