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결혼한 지 20년째 되는 아내는 맞벌이 주부로 매일매일 바쁘게 생활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시부모를 잘 봉양하고 양가 집안의 경조사까지 살뜰히 챙기며 현모양처이자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애정이 식었다면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갑자기 이혼소송을 제기했 다면 소장을 받은 사람의 선택은 2가지입니 다. 하나는 이혼을 거부하면서 배우자의 이 혼 청구를 기각시키는 것입니다. 특별히 이 혼 사유가 없으면 이혼 청구를 기각시킬 수 있고 법적 부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혼에 동의한다면 반소(맞소 송)를 하는 것입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법원에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재산 분할 을 요구하는 반소장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이혼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요?
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한다고 바로 이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이 성립되려면 부 부 모두 이혼에 동의해야 협의이혼을 할 수 있습니다. 이혼에 동의하지 않으면 협의이 혼이 성립되지 않고 재판이혼을 해야 합니 다. 만약 배우자가 재판이혼을 신청해 이혼 소장을 받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말고 침착 하게 대응하면 됩니다. 이혼 소장을 받으면 답변서에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 이혼 청구 를 기각해달라”고 기재해 법원에 제출합니 다. 전자 소송은 인터넷으로 접수해도 됩니 다. 기일이 정해지면 반드시 법정에 출석하 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이혼을 원하지 않으 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출석하지 않거나 선임한 변호사만 출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당사자가 출석해 판사에게 직접 호소하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법 정에 출석해 “이혼을 원하지 않고 가정을 지 키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서면과 말로만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 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예 를 들어 배우자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 하고 부부 상담을 성실히 받아야 합니다. 이 혼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결혼 생활 이 힘들었다며 배우자를 공격하고 단점을 지적하면서 험담만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 데, 그러면 오히려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 고 인정되고 그렇게 결혼 생활이 힘들고 배 우자가 미우면 차라리 이혼하라고 하는 경 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법원에 서도 진심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 여주면 이혼을 막을 수 있고 가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원고가 유책 배우자인 경우
배우자를 공격하고 잘못을 지적해 이혼 기 각을 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외도한 배우자가 이혼을 원한다는 것, 즉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기각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 법은 반드시 배우자의 외도를 입증하는 증 거가 있어야 합니다. 증거도 없이 배우자의 외도를 주장하면 자칫 의부증이나 의처증으 로 몰려 오히려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그동안 수백억원대 재력가 아내에게 찬밥 취급을 받으며 무시당하던 남편이 이혼소 송을 했습니다. 그런데 법정에서 아내가 갑 자기 남편에게 다가오더니 남편 얼굴을 어 루만지면서 따뜻하게 대하더니 법정 밖으 로 나오자 남편에게 말도 걸지 않고 변호사 와 쌩하니 가버리는 진풍경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이중인격자인 경우에는 그 사람이 속으로 이혼을 원한다는 것을 입 증해야 합니다. 입증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 지 않지만 증거만 확보하면 이혼이 가능하 고 재산 분할 청구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의 이중인격적인 말을 녹음하거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등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법정 밖에서 배우자와 대화를 유도해 진심을 표출하게 해서 증거를 확보 한 경우도 있습니다.
글쓴이 이인철 변호사는…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과정 수료
법무부장관 표창
법무법인 리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