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로 푸드의 시대
식음료업계의 제로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설탕 무첨가’, ‘무당’, ‘무가당’, ‘무설탕’ 등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식품을 뜻하는 제로 푸드는 탄산음료를 시작으로 커피, 주류 그리고 다양한 간식을 선보이며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제로 칼로리의 첫 신호탄이었던 제로 탄산음료는 기존의 단맛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놀랍게도 칼로리가 없다. 당연히 당분도 들어 있지 않아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 제로 탄산음료는 생수, 옥수수수염차 등과 마찬가지로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발표하며 제로 칼로리 음료를 당뇨 환자들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 규정했다. 전 국민 유행어인 “맛있게 먹고도 0칼로리”라는 기적을 실제로 실현한 제로 탄산음료는 당분 관리가 필수인 환자는 물론, 체중을 조절하는 일반인에게까지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지난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3,000억원 규모를 넘어서며 제로 칼로리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층을 이르는 ‘제로슈머(Zero+Consumer)’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무첨가, 무당, 제로 칼로리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제품이 당을 함유한 다른 제품보다 무조건 몸에 좋다고 말할 수 있는지 말이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도 신체 면역력이 중요해진 지금, 웰니스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에 진심이라면 제로 칼로리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1 인공감미료
믿기지 않을 만큼 낮은 칼로리에도 달콤한 맛을 유지하는 제로 푸드의 비밀은 바로 인공감미료에 있다. 스테비올 배당체(스테비아), 아스파탐, 에리스리톨, 사카린, 수크랄로스 등 익숙한 듯 낯선 이름의 인공감미료는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데 쓰이는 화학적 합성품이다. 설탕보다 진한 단맛을 가지고 있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제로’라는 이름을 내건 거의 모든 식품은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스테비올 배당체
# 널리 사용되는 설탕 대체재
# 설탕보다 300배 높은 단맛
# 차, 껌, 음료 등에 활용
아스파탐
# 널리 사용되는 감미료
# 설탕보다 200배 높은 단맛
# 미국에서 처음 발견
# 가열하면 단맛이 사라져 일부 요리에만 사용 가능
에리스리톨
# 설탕의 70%에 달하는 단맛
# 몸에서 소화되지 않아 대부분 소변을 통해 배출
# 일종의 당알코올로 일부 과일이나 효모 등 발효식품에도 미량 존재
2 0kcal 공식
상품 패키지에 크게 적혀 있는 ‘제로’라는 글자는 너무 당연하게 그 제품을 0kcal로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식품이 완전한 0kcal는 결코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칼로리가 식품 100ml당 4kcal 미만이거나 1회 제공량당 5kcal 미만일 경우 ‘제로 칼로리’로 표시할 수 있다. 즉 이에 해당하면 모두 제로 푸드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체중에 큰 영향이 갈 만큼 높은 칼로리는 아니지만, 물처럼 완전한 0kcal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3 단맛이 나는 무설탕?
제로 푸드와는 별개로 ‘무설탕’이라는 글자 또한 많이 볼 수 있다. 무설탕이라고 하면 단맛이 전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지, 앞서 설명한 인공감미료를 첨가해 단맛을 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설탕과 설탕 무첨가 등 비슷한 어감의 용어로 혼란스러웠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 용어들을 세부적인 기준으로 나누게 된 것은 단맛을 내는 첨가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이를 정확히 구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2021년부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더 건강한 식품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국제 기준을 따른다.
이와 별개로 최근 속속 등장하는 무설탕 쿠키와 비스킷, 젤리 등 다양한 간식은 인공감미료를 첨가해 기존의 간식과 같은 단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하지만 설탕만 들어가지 않았을 뿐 탄수화물과 지방, 나트륨 등 그 외의 영양 성분이 첨가돼 칼로리가 높을 수 있으니 건강을 위해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자.
무설탕과 무당
# 설탕만 안 들어간 식품
# 제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천연당이나 인공감미료와 같은 첨가당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설탕 무첨가와 무가당
# 설탕과 첨가당 모두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으로 오직 천연당만 들어 있다.
# 효소 분해 등으로 식품 자체의 당 함량이 높아지지 않은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제로 간식
# 인공감미료로 단맛을 낸 식품
# 당을 제외한 영양 정보를 살펴 칼로리를 체크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