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불타는 트롯맨>은 14명의 준결승 진출자를,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이하 <미스터트롯2>)은 톱 25를 선발하며 ‘트로트 황태자’를 추렸다. 그만큼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합치면 시청률이 35%에 달할 정도.
일각에서는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임영웅 정도의 ‘스타성’을 갖춘 재목은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두 프로그램이 ‘최종 결선’에 돌입하면 자연스레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TOP 3 구도가 본격화되면 팬심도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 나이는 어려도 주목도는 최고, 황민우&황민호 형제
황민호는 2013년생으로 올해 11살이다.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사실 먼저 주목받은 것은 2005년생인 형 황민우(19세)다.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나와 싸이 못지않은 흥을 발산한 황민우는 5살 때인 2010년 SBS 예능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춤 신동으로 출연하고, 같은 해 tvN 예능 <코리아 갓 탤런트> 광주 지역 예선에서 합격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런 형을 보면서 ‘트로트 샛별’의 꿈을 키운 게 바로 황민호다. 경선에 형과 함께 출연한 황민호는 프로그램 출연 이유에 대해 “형이 나간다고 해서 나도 나왔다”고 답하기도 했다. 형 황민우와 함께 다른 참가자의 경선을 보며 형에게 손을 달라고 해 꼭 잡는 등 ‘형바라기’의 모습을 보여줬다.
형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속에서 성장해야 했다. 베트남인인 어머니는 22살 많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황민우·황민호 형제를 낳았다. 어머니 부티리 씨는 과거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가 베트남 사람이라 민우가 한글을 늦게 배웠다”며 “(한글) 공부도 못 알려주고 동화책도 한 번 못 읽어줘 미안하다”고 아쉬움과 미안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인터넷상의 악플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황민우는 “어려서 활동할 때 저뿐만 아니라 엄마한테도 악플이 달렸다”며 “너네 나라로 빨리 가라는 등의 악플을 보고 너무 속상해 괜히 제가 연예인을 해서 엄마 마음 아프게 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2> 출연 전에는 ‘리틀 싸이 형제’로 유명했다. 동생 황민호는 과거에 MBN 예능 <보이스킹>에 출연, 안율에게 져 준결승 직전 탈락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들의 ‘형제 관계’가 방송에 나온 적도 있다. 지난 2020년 4월 방송된 MBC 예능 <공부가 머니?>에 형제가 함께 출연했는데, 이날 방송에서 황민우는 동생의 한글 공부 선생님을 자청했다. 황민호가 좋아하는 트로트곡인 남진의 ‘둥지’로 받아쓰기 문제를 냈는데, 황민호는 대결에 나선 엄마가 쓴 답을 커닝했다. 그러자 황민우는 “커닝하면 안 된다. 학교에서 커닝하면 0점 처리된다”고 경고했다. 승부욕이 발동한 황민호는 문제가 잘 풀리지 않자 급기야 화를 내기도 했는데, 이에 황민우는 “형한테 대들지 마라”며 동생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또한 같은 해에 출연한 KBS1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는 황민우가 연예인병에 걸린 동생 황민호에 대해 폭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황민우는 “동생이 연예인병에 걸렸다. 오는 길에 ‘안전벨트 매라’ 했더니 ‘황 회장님에게 무슨 말투야’라고 하더라”며 “자기에게 ‘황 회장님’이라 부르라고 한다”고 폭로했다. 이날 방송에서 황민우는 “형제의 끼가 어디서 나왔냐”는 질문에 “아빠가 끼가 있다. 지역 노래자랑에 나가면 꼭 3등 안에 들었다더라”며 아버지의 DNA가 두 형제의 ‘흥’의 발원지라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는 리틀 싸이 황민우와 그의 동생 황민호였다면, 이제는 ‘트로트 샛별’ 황민호와 그의 형 황민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탈락 위기에 처한 형 황민우와 달리 동생 황민호는 단숨에 다음 라운드까지 진출하게 되며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될 상황에 놓였다.
황민호는 지난 2월 2일 방송된 본선 2차전 1:1 데스매치 경연에서 자기보다 24살 많은 박건우를 압도하는 무대를 보여줬다. 박정식의 ‘천년바위’를 선곡한 황민호는 15 대 0이라는 올 하트를 받고 박건우에게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방송 3일 만에 공식 유튜브, 네이버 TV캐스트 합산 조회 수 약 100만 뷰를 돌파할 정도로 화제다. 반면 앞선 방송에서 형 황민우는 고등학교 선배 장송호와의 대결에서 10 대 5로 아쉽게 패배했다. 추가 합격자로 선정되지 않는다면 황민우는 그대로 탈락하게 된다.
2 <불타는 트롯맨>의 히어로, 황영웅
이름부터 ‘영웅’이다. <미스터트롯> 시즌 1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임영웅과 이름이 같아 초반부터 이목을 끌었던 그다. 1994년생으로 올해 나이 29살이다. 울산 자동차 하청업체 생산직 직원으로 6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초 트로트 가수 도전을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취업했던 그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아버지를 설득해 여러 가요제에 도전했다고 한다. 몇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2021 울산옹기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글로벌 옹기가요제’ 대상에 이어 <고복수가요제> 대상 등 지역 가요제에서 우승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영웅’이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워 개명도 염두에 뒀지만, 할머니가 지어주신 의미 있는 이름이라 지키기로 했다.
<불타는 트롯맨>에는 56번으로 참가했는데, 첫 무대에서 진미령의 ‘미운 사랑’을 선곡해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다. 올인(상금 260만원)을 받아 1라운드를 무난히 통과했으며, 예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3차전 ‘최강자전’에서는 조항조의 ‘인생아 고마웠다’로 저음을 뺀 파격 변신을 시도,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 후에도 국민응원투표, 영상 조회 수 등에서 꾸준히 1등을 지키며 강력한 <불타는 트롯맨>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와 함께 183cm의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로 ‘제2의 임영웅’으로 거론된다.
3 아나운서는 잊어다오 ‘마성의 중년’ 김용필
프리랜스 아나운서인 김용필은 ‘트로트 경선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1975년생으로 올해 48살인 그는 얼마 전까지도 매일경제TV에서 주식 정보 프로그램 앵커로 활약하던 ‘현역 아나운서’였다. MBC, KBS, SBS BIZ, 한국경제TV 등 방송국을 가리지 않고 앵커, 아나운서, 성우로 활동했는데 최근 트로트 가수 도전을 위해 일하는 곳에 사표를 썼다. <미스터트롯2>에 출연한 것도 ‘전직’을 염두에 두고 용기를 낸 결정이었는데, 자신을 위해 묵묵히 참고 뒷바라지해주는 아내에게 바치는 눈물의 무대, 김정수의 ‘당신’을 선보여 전국을 ‘김용필앓이’로 들끓게 하기도 했다. 온라인 투표에서 1위에 올랐으며, 음원 차트와 영상 조회 수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중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본선 3차전에서는 야성적인 매력이 돋보인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임강성의 ‘야인’을 열창해 ‘중년의 섹시함’을 보여줬다.
4 <불타는 트롯맨>의 성장캐, 손태진
처음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가 있다면, 맞서는 이는 ‘성장하는 캐릭터’여야 한다. 멋진 스토리텔링 서사에 걸맞은 후보가 있다면 단연 손태진이다. JTBC 예능 <팬텀싱어> 초대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인 그는 성악가 출신으로 크로스오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1988년생인 그는 올해 35살이다. 서울대 음대(성악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재원이기도 하다. 팀 데스매치, ‘패자부활전 구원자전’에서 연속 패배해 탈락하나 했지만 추가 합격자로 본선 2차에 진출했다.
키 186cm로 준수한 외모를 갖춘 그는 무대가 계속될수록 ‘트로트의 깊이감’을 갖춰나가고 있다. 손태진이 ‘최강자전’에서 부른 이미자의 ‘타인’은 완벽한 크로스오버 트로트로 평가받으며, 타 장르 최초 음원 차트 ‘성인가요’ 부문 TOP 100에 등극했다. 트로트의 전설과도 같은 심수봉의 외조카로 알려진 그는 준결승에서 이모 할머니인 심수봉을 특별 심사위원과 참가자 자격으로 만나는 이색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5 <미스터트롯2>의 ‘영웅’은 바로 나, 박지현
역대 최단 시간 올 하트의 주인공이자 마스터 예심 진(眞)에 오른 유력 우승 후보가 바로 박지현이다.
1995년생인 그는 올해 26살로, 전라남도 목포 출신이다. 20살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반전 이력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83cm의 큰 키와 작은 얼굴 때문에 비율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취미로 시작한 복싱으로 다진 다부진 체형도 눈길을 끈다. 특유의 코를 찡긋거리며 웃는 매력적인 표정에 팬이 됐다고 하는 이들도 많다.
매력적인 톤을 가지고 있어 ‘활어 보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본선 1차 진(眞)이었던 진욱의 지명을 받아 마스터 예심 진(박지현) vs 본선 1차 진(진욱)의 명승부를 치렀다. 김상배의 ‘떠날 수 없는 당신’을 불렀는데, 단 한 개의 하트 차이로 본선 3차에 진출했다.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박지현은 간주가 시작되자 잔망스러운 손짓과 골반 돌림으로 능글 매력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렁찬 목청으로 제대로 매력을 어필했다. 마스터 투표 결과 8 대 7, 단 한 표 차이로 박지현이 승리했는데 결과가 나온 뒤 그는 “연습을 많이 해 목 상태가 안 좋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6 <미스터트롯2>의 유력한 TOP 7 후보, 안성훈
트로트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참가자. 박지현, 김용필 등과 함게 <미스터트롯2>의 TOP 7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안성훈이다. 1989년생으로 올해 34살인 그는 세명대 호텔관광학부를 졸업했다. 키 176cm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그는 오래전부터 트로트 샛별을 꿈꾸며 활동해왔다.
채널A 교양 프로그램 <행복한 아침>, MBC 예능
<복면가왕>, MBN 예능 <보이스킹> 등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가수 송가인과는 무명 시절 같은 소속사에서 동료로 지냈다고 한다. 함께 행사도 다니다 보니 친해졌고 친누나처럼 생각할 정도라고.
<미스터트롯1> 출연 당시 무대에 오르기 전 송가인의 전화 응원을 받기도 했다. ‘안성’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적도 있는데, 이름에 지역명을 넣으면 성공한다고 해서 지었다고 한다.
지난 2월 9일 방송된 본선 3차 ‘메들리 팀미션’에서는 박지현, 김용필이 이끄는 팀을 제치고 뽕드림(안성훈, 한태이, 임찬, 나상도, 박성온) 팀을 중간 1위로 이끌었다. 관객석에서 택배 박스를 든 상태에서 김연자의 ‘밤열차’를 열창했는데 안정적인 화음과 귀여운 안무로 단숨에 분위기를 주도했다. 원곡자 김연자는 흔쾌히 뽕드림에게 자신의 곡을 넘기겠다고 말하며, 화음으로 팀원들의 무대를 채운 안성훈을 칭찬했다. 김연자는 “뽕드림의 대장인데 본인의 솔로 파트를 팀 중심으로 짜는 게 쉬운 게 아니다. 팀을 위해 열심히 구성한 것이 정말 훌륭하다. 정말 끝내주는 사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