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자재, 한정판 명품, 예술품 등 다양한 재테크
강 주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지만 저 역시 마찬가지로 쉽지 않아요. 결혼 전부터 주식을 조금씩 하긴 했어요. 그때는 그냥 돈 모아서 명품 백 하나 사고 싶어서 시작한 거죠. 월급으로 사자니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요. 처음에는 수익이 괜찮았는데 욕심내고 조바심이 생기니까 더 안 되더라고요. 2018년인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주식이 많이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 엄청 손해를 봤어요. 원금을 거의 다 까먹었을 정도로요. 그래서 한동안 안 하다가 코로나19 때 다시 시작한 거죠. 저는 주로 지수 추종 레버리지에 투자했어요. 이게 나스닥 지수 추종의 경우 많게는 5배까지 오른 적도 있어요. 그 수익으로 미국 주식 중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주를 구입해 정기적인 수익을 얻고 있어요. 우리나라 개별주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해질수록 식품주와 정유주 등 생활 밀착형 주식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주식들의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를 했어요.
송 주식으로 시작해 원유, 천연가스 같은 원자재에 투자해 돈을 많이 번 친구가 있어요. 새벽까지 잠도 못 자고 미국 시장의 원자재 흐름을 살펴보더라고요.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더라고요.
강 맞아요. 저도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새벽까지 깨어 주식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져요. 몸도 피곤하고 정신도 피폐해지고. 직장 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봐 지금은 미국 주식은 거의 하지 않아요. 어떤 재테크든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 주식의 경우 매일 매시간 투자 현황을 봐야 하니까 힘들어요.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부동산이 속 편하죠. 아파트만 봐도 하나 사면 보통은 몇 년 가지고 있다 팔아야 하니까요. 수익 면에서도 가장 높은 것 같아요.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갭이 적은 아파트 한두 채로 시작해 많게는 20~30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경매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수익률 높은 오피스텔만 전문으로 하는 경우도 있어요.
강 후배 중에 명품 가방과 한정판 신발, 예술품으로 재테크하는 후배가 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600만~700만원이면 샀던 C가방이 지금은 1,000만원을 훌쩍 넘잖아요. 젊은 인기 작가들의 그림도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에 미리 사서 가지고 있어요. 그림은 당장의 이익보다 나중을 생각해 사두는 거라고 하면서 저보고도 돈 생기면 그림을 사라고 하더라고요. 미술품은 워낙 고가라서 여러 명이 함께 투자하기도 하잖아요. 보는 안목만 있다면 이런 것도 꽤 괜찮은 재테크라고 생각해요. 뭐든 희소가치가 있으면 언젠가는 빛을 보니까요.
이 재테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말만 듣고 투자하는 거예요. 누가 무슨 주식을 샀는데 대박 났다, 어느 지역 아파트가 괜찮다더라 하는 말들이요. 진짜 좋은 정보는 절대 남들과 공유하지 않아요. 지인이 알려주는 정보는 이미 철 지난 정보일 가능성이 높아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해요. 진짜 절약하고 예금, 적금만으로도 돈을 꽤 많이 모으는 찐 재테크 고수들도 많이 봤어요. 그야말로 돈이 돈을 번다고 한번 돈이 불어나기 시작하면 눈덩이 굴리는 것처럼 커진다고 하는데, 저도 하루빨리 눈덩이 굴릴 날이 오면 좋겠어요.(웃음)
송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똑똑한 한 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저는 그 말에 공감해요. 사실 10년 전 결혼할 때만 해도 남편이나 저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강남에서 나고 자라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강남을 벗어나기는 싫더라고요. 무리해서라도 무조건 강남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강남에서 비교적 저렴한 동네인 수서에 신혼집을 얻었어요. 그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그만큼 커졌고, 그 대출금으로 지식산업센터를 살 수 있었어요.
"학교 교육만큼 중요한 경제 교육
이 맞아요.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 정말 싫어하는데 굳이 나눈다면 저는 흙수저에 가깝죠. 형제 많은 집에서 어렵게 자랐고,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대학 시절 내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어요. 여유가 별로 없다 보니 큰 금액을 투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죠. 지금도 저는 재테크의 기본은 투자 비용이 적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매매 가격이 1억원인데 전세 가격이 4,000만원인 아파트와 매매 가격이 1억 2,000만원인데 전세 가격이 1억원인 아파트가 있다면 저는 후자를 선택할 거예요. 내가 6,000만원을 투자하는 것과 2,000만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교하면 수익률 면에서 후자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후자의 경우 매매와 전세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역전세의 위험이 있으니 그걸 감당할 수 있어야겠죠.
강 재테크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쓸데없는 지출이 없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맞벌이 부부를 보면 버는 돈은 꽤 많은데 지출이 많다 보니 결국에는 외벌이보다 돈을 더 못 모으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주식을 시작하면서 매일매일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고 꼼꼼하게는 아니지만 가계부를 쓰고 있어요. 남편에게도 지출은 꼭 기록하라고 하죠. 식비와 통신비, 문화생활비, 의복비 등 줄일 수 있는 건 줄이고 있어요. 다른 건 조금씩 줄이겠는데, 사실 아이한테 들어가는 돈은 줄이기 힘들더라고요.
송 부모들은 항상 자식 앞에서 작아지죠. 그런데 저는 이제 좀 생각을 바꿨어요. 첫째가 고등학생, 둘째가 중학생인데 둘 다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강남에 산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는 학원에 억지로 보냈는데, 작년부터 아이들에게 스스로 결정하라고 했어요. 첫째는 계속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해보겠다고 했고, 둘째는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죠. 대신 둘째 앞으로 적금을 하나 들었어요. 둘째는 현실적이고 계산도 빠른 편이라 실질적인 경제 공부를 제대로 시켜볼까 해요. 주식 투자도 좀 가르쳐보려고요.
이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요. 친한 친구가 둘 있는데 한 친구는 친정 부모님이 사업을 하셔서 아파트 투자도 하고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 경우였고, 또 다른 한 친구는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도 꺼리는 꽉 막힌 교사 부모님을 둔 친구였는데 둘이 확실히 달라요. 첫 번째 친구는 부모님에게 이것저것 귀동냥으로 들은 게 많아서인지 대학 때 일찌감치 집에서 독립해 오피스텔을 사더라고요. 본가도 서울이라서 굳이 독립하지 않아도 학교 다니는 데 별 지장이 없는데 말이죠. 지금 강남에 아파트도 여러 채 있고, 용산에 상가도 있어요. 두 번째 친구는 지금도 남들이 다 주식 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한다고 해도 크게 관심이 없어요. 그냥 열심히 일해서 돈 버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물론 재테크에 관심 없는 친구의 생각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좀 답답해요. 워낙 친한 친구니까 정보를 줘도 항상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더라고요. 사실 우리 때는 그런 경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잖아요. 요즘 아이들의 미래는 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 학교에서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 교육은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 애는 6살이라 아직 어려 제 컴퓨터 화면을 보면 숫자만 많고 왜 빨간색과 파란색밖에 없냐며 다른 색도 많으면 더 예쁠 것 같다는 말을 해요.(웃음) 주식 투자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부동산 임장을 함께 다닐 날이 곧 오겠죠? 다들 올해는 재테크로 대박 나서 많이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