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격변의 시대, 송중기의 짜릿한 역전극
회귀라는 판타지적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시대성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은 <재벌집 막내아들>이 지닌 차별점 중 하나다. 1987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굵직하고도 스케일 있게 재해석된 현대사는 세대별로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버림받은 비서에서 재벌가의 막내아들이 된 ‘진도준’(송중기 분)의 역전 서사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 새롭게 얻은 이름과 부, 그리고 자신만이 아는 미래를 이용해 권력의 정상으로, 나아가 전쟁의 승자가 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진도준의 선택과 결정은 ‘인생 리셋 판타지’의 묘미를 극대화하며 짜릿함을 더한다.
02 짜릿 카타르시스 안긴 회귀물
성인이 되기까지 빅 픽처를 그려나가는 진도준의 행보는 회귀물의 쾌감을 폭발시킨 힘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미래를 이용해 대선 결과를 꿰뚫고, 비행기 사고에서 ‘진양철’(이성민 분)의 목숨을 구하며 냉랭했던 할아버지를 아군으로 만든 데 이어 ‘분당 땅’으로 대표되는 자본의 흐름을 타고 그 수혜까지 손에 쥐는 모습은 ‘환상적인 현실’ 그 자체였다. 격변의 역사가 진도준 개인의 이야기와 맞물리는 이 순간들에 시청자들은 반응했다. 이전 생에서 이루지 못했던 모든 것을 현실화하는 진도준의 역전 서사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전율을 일으켰다. 이는 곧 <재벌집 막내아들>만의 차별점을 완성한 포인트이기도 했다.
03 송중기×이성민 브로맨스
“막강한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들의 시너지”를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뽑은 정대윤 감독의 말 역시 틀리지 않았다. 송중기, 이성민을 비롯해 베테랑 배우들이 펼치는 노련한 캐릭터 플레이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송중기는 충신과 복수자 사이, 죽음이라는 터닝 포인트를 두고 양극단을 달리는 인물의 내면을 파고들며 몰입을 이끌었다. 이에 이어진 “역시 송중기!”라는 찬사는 변함없는 그의 진가를 증명했다. 완벽 그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이성민에게도 극찬이 쏟아졌다. 표정 하나, 숨소리 하나조차 허튼 것이 없는 그의 열연은 극의 텐션을 장악하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04 캐릭터 플레이의 진수
재벌가의 문제적 가족들을 맡은 연기 고수들의 향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윤제문은 못 미더운 장남 ‘진영기’로, 진양철의 차남 ‘진동기’는 조한철이 연기한다. 진도준의 가족이자 순양가의 아웃사이더 부부인 ‘진윤기’와 ‘이해인’은 김영재, 정혜영이 맡았다. ‘순양의 개국공신’이자 기품 넘치는, 진양철의 아내 ‘이필옥’은 김현이 연기한다. 그런가 하면 진양철의 유일한 딸 ‘진화영’과 그의 남편 ‘최창제’는 각각 김신록, 김도현이 맡았다. 재벌가의 남다른 자제들도 흥미롭다. 김남희는 진양철의 장손이자 순양그룹의 황태자 ‘진성준’을, 박지현은 그와 정략결혼하는 신문사 사주의 딸 ‘모현민’으로 분한다. 또한 진도준의 특별한 파트너 ‘오세현’을 연기하는 박혁권과 정확한 정보 전달과 똑 부러지는 발언의 애널리스트 ‘레이첼’로 변신한 티파니 영까지. 캐릭터 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줄 탄탄한 배우진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된다.
출연진의 고학력도 화제
출연자들의 학벌이 세간에 화제다. 대부분 연기 전공이 아닌 것도 눈길을 끈다. 먼저 주연배우 송중기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극 중 순양가 막내아들 역할인 만큼 경영학과 출신이다.
순양가에는 막내 진도준만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현실에서는 2명이나 더 있다. 순양백화점 대표 진화영 역할의 배우 김신록이 서울대 지리학과, 순양그룹 비서실 직원 ‘김주련’ 역할의 배우 허정도가 서울대 철학과 출신이다. 특히 김신록은 서울대 학사뿐만 아니라 한양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예술전문사 등의 스펙도 가지고 있다.
순양의 저승사자가 되는 검사 ‘서민영’ 역할의 배우 신현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학사 출신이다. 진도준에게 거절당하고 결국 장손 진성준과 결혼하는 현성일보 사주 장녀 모현민 역할의 배우 박지현은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 휴학 중이다.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동문도 있다. 진도준의 아버지이자 진양철의 셋째 아들 진윤기 역할의 배우 김영재와 순양그룹 비서실장으로 진양철의 오른팔 ‘이항재’ 역할의 배우 정희태가 나란히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