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유튜브였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보다>에 출연한 비뇨의학과 전문의 홍성우는 남성의 성기를 ‘꽈추’라고 지칭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단어였지만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의사의 입에서 나온 단어라고 믿기지 않았다.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꽈추형’으로 불렸다. ‘꽈추형’ 홍성우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이 지금까지 눈으로 확인한 ‘꽈추(남성의 성기)’만 1만 개다. 그가 집도한 음경함몰교정 수술 횟수는 7,000건. 자신감과 함께 숨어 있던 남성의 성기를 끄집어내는 수술로는 자신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자부한다. 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운 주제였던 성(性) 이야기를 시원하게 풀어내는 꽈추형은 방송가의 히든카드가 됐다. 그를 만나 진짜 성 이야기를 나눴다.
진료와 방송 출연을 병행한다고 들었습니다.
병원 운영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조율하고 있어요. 병원 진료 시간과 겹치는 낮 시간대 진행되는 촬영은 몇 달 전부터 스케줄을 맞춰요. 언제든 병원 진료가 우선이니까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매번 더 이상 방송 스케줄을 잡지 않겠다고 다짐해요. 그런데 출연 섭외가 들어오면 결국 출연하게 되더라고요.
힘듦에도 방송 출연을 이어가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거절을 잘 못해요.(웃음) 거절할 이유도 없었어요. 제가 필요한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죠. 새로운 일에 대한 흥미도 커요. 의사들의 방송 출연을 어색하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는 아니지만, 제가 그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 제안에 응해요.
꽈추형이 사용하는 언어는 다소 파격적이죠. 남성의 성기를 ‘꽈추’, 고환을 ‘X알’이라고 표현하니까요.(웃음)
평소 정제된 언어보다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선호해요. 그래서인지 방송 출연 전에는 어떻게 의사가 됐냐는 말을 종종 들었어요.(웃음) 방송에서 처음으로 꽈추라는 표현을 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성기 확대 수술을 하는 전문의라고 소개하기에는 딱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성기를 꽈추라고 이야기했어요. 제가 평소에 쓰던 단어를 말했을 뿐인데 많은 분이 재미있게 봐주시더라고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여성들의 반응을 보면서 느껴요. 요즘엔 음식점에서 저를 알아보고 다가와서 남자친구의 성기능 이야기를 꺼내요. 남자친구의 성기 사이즈를 키워달라는 요청도 받아요. 성에 대해 대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된 거죠. 회식 자리에서도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단 말을 전해 들었어요. 분위기가 싸해질 때는 “꽈추형이 했던 이야기다”라고 하면 금세 괜찮아진대요. 가족을 통해서도 인지도가 상승했다는 걸 느껴요. 어머니는 아들이 꽈추형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어 미용실에서 제가 출연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셨대요.(웃음) 아내는 학부모 모임에서 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요. 저를 초빙해 초등학교 성교육 강연을 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남편이 꽈추형이라는 사실은 미처 말하지 못했다고 해요.
사람들이 꽈추형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리 만족인 거 같아요. 성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다만 사회 분위기상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못 했을 뿐이죠. 인도의 정치인 마하트마 간디는 인생에서 성욕을 참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어요. 성에 관심을 갖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데, 지금까진 성욕을 드러내는 게 비정상적인 것처럼 여겨졌어요. 그런 상황에서 제가 적나라하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재미있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꽈추형을 찾아오세요
비뇨의학과는 남성을 위한 병원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비뇨는 한자로 ‘흐를 비’, ‘오줌 뇨’를 써요. 여성도 관련 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비뇨의학과를 방문하는 게 맞죠. 신체 기관 중 방광, 신장 등의 문제는 전부 비뇨의학과에서 치료를 하는데, 아직 모르는 분이 많아요. 보통 여성들은 방광염 증상이 생기면 여성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는다고 해요.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비뇨의학과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아요.
주로 성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찾는 병원이란 오해도 있죠.
성적으로 문란한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다니는 병원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또 목이 아파서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고 하면 이상하지 않은데, 성기가 가려워 비뇨의학과에 가면 분위기가 싸해지는 게 현실이에요.(웃음) 그만큼 내원의 진입 장벽이 높아요. 성기는 목, 머리, 허리와 같이 신체의 한 부위예요. 하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생각해요. 남자친구나 남편 손을 잡고 같이 내원하는 여성들이 부쩍 늘었어요. 여성 혼자 내원해 진료를 보는 사례도 많아졌고요.
진료 과목 특성상 위축된 환자가 많을 거 같은데 어떤 조언을 하나요?
조언이라기보단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사례를 토대로 환자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요. 조루는 치료 방법이 10가지 정도 돼요. 질병이 발생하는 요인 또한 다양하죠. 발기부전 등 기타 질환도 마찬가지예요. 나이, 트라우마, 기저 질환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증상이 나타나요. 보통 성 기능 저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성관계를 할 때 성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성관계 자체가 두려워지는 사례도 있어요.
연령대별로 고민이 다를 거 같아요.
젊은 세대는 조루 치료와 성기 확대(함몰 교정)에 관심이 많아요. 비교적 성관계 경험이 적은 ‘성린이(성+어린이)’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죠. 성기 확대 수술은 모든 연령대 남성들의 관심사이기도 해요.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더 많은 운동량을 채우려고 하는 것처럼 점점 욕심이 생기는 수술이에요. 발기했을 때 성기 크기가 커지는 수술로 알려졌는데, 함몰돼 있던 성기를 외부로 끄집어내는 수술이에요. 물론 수술하면 성기의 두께가 두꺼워져 성 기능이 개선되긴 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발기됐을 때 성기의 크기가 커지는 건 아닙니다. 중년 세대는 ‘사우나 콤플렉스’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아요. 남성들끼리 사우나에 가면 자연스럽게 성기 쪽으로 시선이 가는데 그 순간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거죠. 또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노년층에선 발기부전 상담이 대부분이에요. 주로 인공적으로 발기할 수 있게 만드는 수술을 권장해요.
장어, 흑마늘 등 성 기능 개선에 좋다는 음식이 있습니다. 효과가 있나요?
그런 음식이 있다면 지구상에서 멸종하지 않았을까요?(웃음) 시중에 알려진 음식이나 민간요법은 신체에 필요한 기능을 채워줄 뿐이지 성 기능을 향상시키진 않아요. 곤두박질치는 성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도록 속도를 늦춰주는 정도의 효과를 나타내죠.
병원에서 이뤄지는 발기부전 치료 과정이 궁금합니다.
IIEF5(국제발기기능측정기준) 지표로 검사를 진행해요. 15개 문항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발기부전 정도를 파악하죠. 또 나이, 병력 등 증상이 발현된 요인을 살펴봐요. 특히 심리적인 요인이 발기부전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세심한 접근이 필요해요.
남성과 여성이 각각 만족했던 시술은 무엇인가요?
남성은 함몰 교정에 대한 만족도가 커요. 수술 후 성관계를 할 때 느끼는 성적 쾌감이 이전과 확실히 다르다고 해요. 상대방 또한 만족도가 높다고 하죠. 한 50대 남성이 함몰 교정 수술을 받은 직후 병원에 다시 찾아온 적이 있어요. 아내가 수술한 이유를 추궁하면서 다른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고 화를 냈대요. 원상 복구를 시켜달라는 환자를 타일러 돌려보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에 그 환자가 또 찾아온 거예요. 그때는 다시 수술 직후의 상태처럼 크기를 키워달라고 하더군요. 이유를 들어보니, 첫 번째 수술 후 아내와 성관계를 했는데 소원해졌던 부부 관계가 회복됐다고 해요. 그래서 아내가 재수술을 받고 오라며 카드를 쥐어줬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여성은 음경 필러에 대한 만족도가 커요. 남성의 성기 크기가 커지는 효과가 있는데, 얼굴에 맞는 필러 주사처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 크기로 돌아가거든요. 음경 필러는 여자친구나 아내의 요구로 맞으러 오는 분이 많아요.
포경수술과 관련된 소문이 무성한데, 수술을 하는 게 좋을까요?
개인의 선택이에요. 자녀가 포경수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본인 의사를 물어보는 게 중요해요. 포경수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위생적인 부분만 따져봤을 때는 포경수술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포경수술을 하면 성 기능이 개선된다는 소문은 낭설이에요. 꼭 해야 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고 선택하길 권장합니다.
자녀의 성기 크기가 작아 고민인 부모가 많습니다.
성기 크기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요소가 있지만,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해요. 비만이 가장 치명적이에요. 여성호르몬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같은 고민으로 병원에 찾아오는 부모들에게 비만만은 안 된다고 강조해요. 그리고 토마토가 성기가 자라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전립선 기능 등 남성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알려졌죠. 토마토 때문에 성기가 커진다고 말할 순 없지만,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자주 섭취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성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다만 사회 분위기 때문에 시원하게 이야기를 못 하는 거죠.
지금까진 성욕을 드러내는 게 비정상적인 것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어요.
제가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하니까 재미있게 봐주시던데요?(웃음)
부부 관계 회복을 원하십니까
소원해진 부부 관계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배우자에게 느끼는 성적 매력이 반감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사랑을 느끼는 호르몬은 보통 3~5년이면 소진돼요. 한 40대 남성이 아내와 성관계할 때 발기가 안 된다고 찾아온 적이 있어요. 건장한 체격에 앓는 질환이 없었고, 트라우마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요인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이랑 성관계를 할 땐 괜찮대요. 그 말을 듣자마자 진료를 멈추고 돌려보냈습니다. 그건 발기부전이 아니니까요. 설렘이 편안함으로 변화한 시기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부 관계를 회복하려면 개선의 의지가 있어야 해요.
부부 관계는 어떻게 개선할 수 있나요?
배우자에게 새로움을 안겨주는 노력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잠자리에 앞서 새로운 속옷을 준비하거나 머리 스타일을 바꿔 이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보통 설렘은 내가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것을 접하면서 느끼게 돼요. 그리고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점점 사라지죠. 일상에서 새로움을 만드는 게 중요한 이유예요. 또 성적인 부분 외에도 ‘이 사람에게 이런 면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매력을 발산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아내가 싫어하는 담배를 끊는 의지를 보여주거나 책을 읽는 등 평소 못 보던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가장 중요한 건 대화예요. 잠자리에서 개선되길 바라는 점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맞춰가면 관계 회복에 큰 도움이 돼요.
꽈추형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나요?(웃음)
제가 방송에서 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오해를 살 때가 있어요. 지식 면에서 아는 게 더 많을 순 있지만 기능적인 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웃음) 그래서인지 아내가 제가 출연하는 콘텐츠를 보고 비웃을 때가 있어요. 많이 안다고 더 잘하고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웃음)
부부 관계에서 섹스란 무엇일까요?
반드시 필요한 것. 섹스 외 다른 부분을 맞춰가면 잘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부부는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서로 합의된 사안이 아니라면 한쪽이 괴로울 수밖에 없는 문제죠.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겐 성욕이 있어요. 이성을 쟁탈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기도 하는데, 그 바탕엔 성욕이 있어요. 인생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에요.
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 인식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선진국의 경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성교육을 시작해요. 그리고 성관계란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임신이 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죠. 미성년일 때 교제하는 이성 친구가 생기면 부모가 피임 도구를 챙겨주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분위기가 달라요. 영화 <완벽한 타인>을 보면 딸아이의 가방에서 피임 도구가 나오자 부모가 분개해요. 따져보면 피임 도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부모가 안도해야 할 부분인데도 말이죠. 아이들에게 감출 게 아니라 정확하게 성이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해요. 어렸을 때 갖는 성 관념이 성인이 됐을 때도 정서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13살 아들, 11살 딸을 키우고 있는데 두 아이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는 편인가요?
이제 시작하려는 단계예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성교육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죠.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아빠가 꽈추형이고, 어떤 치료를 하는 의사인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야기를 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러울 거란 기대가 있죠. 아이들의 성교육과 관련해선 아내와 대화를 많이 나눠요. 몸을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이유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나가려고 해요. 곧 중학생이 되는 아들과는 자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행위지만, 공부나 운동으로 풀 수 있는 부분이니 몰두하고 집착해선 안 된다고 말해줄 거예요.
성 기능 저하로 위축된 남성들에게 한마디해주세요.
보통 사이즈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이즈가 크다고 해서 모든 게 만족스러울 순 없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조루, 지루 등 질환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호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방법은 있어요. 시술이나 수술 등을 하면 잃어버린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위축된 남성들을 만나는 여성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상대방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같이 해결해나가려는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의 기능이 개선되면 나도 좋은 거니까요. 술 한잔 마시면서 대화를 하거나 일상에서 유대감을 형성해 잠자리에서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길 바랍니다.
홍성우 비뇨의학과 원장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비뇨의학과 전문의다. 현재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 대표원장이다. 2014~2016년 단국대의과대학 부속병원 비뇨기과 조교수를 지낸 바 있다. 전문 분야는 성기 함몰 교정으로 지금까지 7,000번 이상의 수술을 집도했다. 이 외에도 유튜브 채널 <닥터조물주 꽈추형>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