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27점이 공개되는 낸시랭의 개인전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재가 주요 콘셉트다. 팝아트와 민화 기법이 만나고, 달항아리 조각 작품, 국보인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이 현대적 모던아트로 다시 태어난 대형 조각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와 함께 발표하는 3D영상 작품은 낸시랭이 심혈을 기울인 또 다른 아트다. 작가의 세계관을 영화처럼 표현하면서 동시에 불교를 접목시키는 실험 정신도 돋보인다. 작가는 “세계인에게 진중한 힐링을 선사하고 싶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은 대형 조각인 ‘버블코코 파고다(Bubble Coco PAGODA)’다. 탑은 수도자와 선지자처럼 그녀가 어떤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음을 증명한다.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버블코코’는 속박되지 않는 나의 예술혼을 위로하고 나의 성체를 지키는 친구이자 나의 사자”라고 말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버블코코는 낸시랭의 작품 구석구석에 녹아 있는 팝아트 고양이다. 관련된 3D영상 작품은 아름다운 화엄사와 국가 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를 병풍처럼 감싼 웅장한 지리산 풍광을 한 편의 영화 예고편처럼 담담하게 시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1,300여 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보물(석탑)을 마주하면서 아티스트 스스로가 얻은 깨달음과 작품이 탄생하는 여정을 클래식 명곡과 함께 소개한다.
올해 국내외 전시 스케줄이 이미 꽉 차 있는 낸시랭은 어느 때보다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인사동 갤러리그림손 개인전에서 버블코코 시리즈 신작 총 25점이 완판됐고, 지난 6월 강남 SA갤러리 개인전에 출시된 작품 11점도 완판됐다. 오는 10월엔 세계적인 갤러리인 영국 사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한편 낸시랭은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대학원 시절 첫 개인전(2001)을 열었고,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펼친 ‘초대받지 못한 꿈과 갈등-터부요기니(Uninvited Dreams and Conflict-Taboo Yogini)’라는 퍼포먼스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술계와 TV 방송 등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으로 예술과 상업성의 경계를 허문 팝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낸시랭의 개인전 <버블코코 파고다>는 8월 22일부터 9월 21일까지(일요일 휴관) 서울 평창동 갤러리세줄(02-391-9171)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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