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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나 금에 투자해도 될까?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 시 안전한 자산에는 무엇이 있을까?

On August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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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시 안전한 자산의 대표적인 예는 금과 달러가 있다. 금은 단순한 귀금속이 아닌 돈의 대체품이기도 하다. 물가 상승분을 흡수하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의 대표적 수단으로 특히 전쟁이나 대규모 경기 침체 시 진가를 발휘하곤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있음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예금·채권 등의 금리가 높아지자 금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금보다 달러 채권을 사서 강달러로 인한 이익과 이자를 동시에 챙겨 받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화폐’ 달러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국제 간 거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통용되는 돈으로서,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달러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달러 가치가 치솟는다는 것은 원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환율은 상대적인 개념이기에 달러도 오르고 동시에 원화도 오르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대략 13년 만에 원 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돌파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볼 때 비(非)달러권 국가에 사는 우리의 관점에서 금이나 달러는 현재 시점에서는 계륵과 다름이 없다. 지금 들어가면 이익이 날 것이란 기대감을 갖기 어렵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자니 불안해지는 형국이다. 만일 아르헨티나처럼 물가가 연 60% 웃돌면서 폭등하는 지경이라면 돈이 생기는 즉시 달러로 바꾸거나 물건을 사서 쌓아둬야겠지만 우리는 그런 지경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누군가가 지금 달러를 매입한다면 투자가 아닌 손실을 피하고자 보유하려는 관점일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투자할까?

우리나라는 금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이 있는 데다 국제 거래 시세가 달러로 표시되기에 지금 같은 강달러 상황에선 미국 등의 투자자들보다는 이래저래 불리하다. 이 같은 점을 악용해 금 투자와 관련한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반드시 검증된 곳에서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

실물 금을 사고 싶다면 전문 거래소나 우체국 등에서 부가가치세 10%를 내고 구매하면 된다. 실물로 인출하지 않는 상태에서 소액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시중은행에서 금 통장(골드 뱅킹)을 개설하면 된다.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해당 금액만큼 금을 계좌에 적립해준다. 0.01g 단위로 적립되며 금 매입과 매도 시 거래 금액의 0.5~1%, 인출 시 전체 금액의 4% 정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증권 계좌가 있다면 주식과 같이 KRX(한국거래소) 금시장을 통해 1g당 가격으로 거래되는 금에 투자할 수도 있다. 수수료는 0.3% 내외이며 부가세는 면제되고, 매매 차익은 비과세된다. 투자 규모가 1kg 이상이 되면 실물로도 인출할 수 있는데 이때는 부가가치세 10%와 금괴 1개당 2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할 수도 있다.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한 주씩 거래할 수 있도록 쪼개놓은 상품으로 수수료는 0.5% 전후다. 그리고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이 밖에 금 펀드도 있지만, 금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 아닌 경우가 많아 어디에 투자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달러 투자 방법 역시 다양하다. 은행의 달러 예·적금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자가 거의 없긴 하나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해준다. 환차익을 얻기 위해선 원 달러 환율이 1100원일 때 달러를 사서 예금한 뒤 1300원일 때 인출하면 된다. 외화예금은 1.75%가량의 환전 수수료와 1~1.5% 수준의 인출 수수료가 붙는다. 달러 환전 시에는 최대 90% 수수료 우대율을 적용해주는 은행이 대부분이다. 인출 수수료도 입금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제해주기도 하므로 잘 비교해보고 가입하는 게 좋다.

증권사를 통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자도 늘고 있다.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으로 해외 주식 투자용으로 환전해둔 달러 예수금을 단기간 굴릴 때 주로 활용한다. 단기 투자 상품이 주류여서 이자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자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금융 투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달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수익이 높을 것이다. 빠르게 사고팔 수 있는 데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을 때 성과를 내는 구조인 인버스 상품 같은 다양한 투자 방식이 있어 투자의 범위를 늘릴 수 있다. 달러 ETF는 환전 수수료가 없지만 연 0.2~0.4%대 운용 수수료와 배당소득세(매매 차익의 15.4%)가 붙는다는 점은 알아두자. 이때 달러 예·적금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만 증권사의 투자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의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직접 투자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처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을 땐 투자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관리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조혜경 칼럼니스트

부동산 컨설팅 회사 ‘RE멤버스’ 연구홍보팀장으로 일했으며, 다수의 매체에서 재테크 패널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출퇴근 30분 재테크> <경제 홈스쿨링> <요즘 애들을 위한 슬기로운 재테크 생활> 등이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조혜경 (재테크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09월호
2022년 09월호
에디터
하은정
조혜경 (재테크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