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장을 만든 ‘321플랫폼’은 어떤 곳인가요?
광장시장에서 부모님이 하던 ‘박가네 빈대떡’을 직접 맡아 운영해왔어요. 어느 순간 스스로 정체되는 느낌이 들었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 광장시장을 위한 프로젝트였죠. 손님들이 다시 광장시장을 찾게 만들고 싶어요. 이곳의 주소가 ‘종로32길 21’이라서 이름을 321플랫폼이라 붙였고, 광장시장과 외부의 연결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의 많은 전통시장 중 광장시장인 이유는 뭔가요?
광장시장은 저에게 삶이자 놀이터 같은 곳이에요. 지금 시장은 먹거리에 초점이 맞춰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상품이 들어왔으면 했고, 서울을 대표하는 시장에 시장만의 기념품이 없다는 점이 아쉬워 다양한 것을 판매하는 공간을 만들게 됐어요.
365일장에서는 어떤 제품을 판매하나요?
시장이라는 공간 특성상 타기팅이 어려워요. 남녀노소, 세대와 국적 구분 없이 다양한 이들이 오거든요. 특정 세대와 나이를 지정해 상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죠. 이곳이 장을 보다가 잠시 쉬어 가거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상인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365일장’은 무슨 의미인가요?
매일 열리는 광장시장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을 담았어요. 광장시장은 365일 장이 서요. 지방에 가면 오일장, 십일장 등이 있잖아요. 저희 할머니,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 정말 매일 출근하셨어요. 쉬는 날 없고, 명절엔 더 바쁘고요. 그때는 그게 삶의 방식이었고, 그래서 저희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죠. 저는 어릴 때 꿈이 직장인이었어요. 쉬는 날이 있고, 휴가가 있으니까요.
정말 다양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제품 셀렉트 기준은 무엇인가요?
퀄리티는 좋은데 유통과 마케팅이 잘 안 된 제품을 눈여겨봤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퀄리티 좋은 지역의 제품을 많이 찾아내려고 노력해요. 코힙은 전통적인 아이템을 재해석해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인데,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것 중 하나가 코힙의 고무신이에요. 신기하게도 고무신이 꾸준히 잘 나가요.
365일장은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자연스럽게 광장시장을 녹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365일장의 방향성은 어떻게 되나요?
우선 광장시장을 알리는 게 핵심입니다. 광장시장이 너무 획일화돼가고 있어 아쉬웠어요. 숨어 있는 것이 너무 많은데 지금처럼 음식에만 특화돼 있으면 오래가기 힘들잖아요. 을지로, 성수동 등 서울 내에서도 스폿이 많이 생겨 다양한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아요. 앞으로는 광장시장의 상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광장시장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관광 형태의 상품이나, 전통시장 도슨트를 부활시켜 구석구석을 알리는 식이요. 2층의 키친에서 외국인들이 시장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고민 중이에요. 시장으로 유입되는 사람이 많아야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먹거리가 이렇게 많은 곳에서 그로서리를 오픈한 것도 독특합니다.
다양할수록 좋잖아요. 제가 그로서리 형태를 선택한 것도 ‘재미있어서’입니다. 다양한 것을 다 넣을 수 있으니까요. 뭘 넣어도 여기는 이상하지 않죠. 음식점에는 제약이 있고, 팔 수 없는 제품이 있는데 여기서는 책을 팔아도 돼요. 그 어떤 것도 이질적이지 않죠. 다양한 제품을 팔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고, 더 좋은 제품은 받기도 하는 식으로 적절하게 배열했어요.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32길 21 1층
운영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10시
문의 02-2275-0321
365일장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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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 와인 오프너
45년 전통의 옻칠 전문 상점 ‘국선옻칠’과 함께 만든 오프너. 국선옻칠은 묵묵히 한국 옻칠의 전통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점이다. 영롱한 자개 문양이 박힌 와인 오프너는 한정 제작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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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1905 골든 에일
미스터 브루어링 컴퍼니와 협업해 만든 에일 맥주. 광장시장의 다양한 음식과 함께 마시면 부드럽게 넘어가는 라이트한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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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이션 1905 와인
오직 광장시장에서만 마셔볼 수 있는 와인. 1905년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상설시장이라는 광장시장의 의미를 이름에 담았다. 부드럽고 잘 익은 과일의 맛과 향, 정교한 타닌이 여운을 주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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