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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예능 공감 포인트

20대에서 60대까지 저마다 말 못 할 사정을 가진 이혼 부부들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는다.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아픔과 서로에게 입힌 상처를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에선 결혼과 이혼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현실적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마음에 더 와닿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봤다.

On July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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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어른이 된 사람들

<우이혼> 시즌 1에서 화제가 됐던 유튜버 최고기·유깻잎 부부는 20대 중반에 결혼해 딸을 낳았다. 그리고 결혼 5년 차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방송에서 두 사람은 어린 나이였음에도 성숙한 모습이었다. 특히 딸아이 앞에선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었다. 아이의 양육권을 가진 남편 최고기는 서툴지만 딸아이와 교감하려는 모습을 보여줬고, 경제적인 여건상 아이와 살 수 없게 된 아내 유깻잎은 딸과 만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당시 두 사람을 통해 어린 나이에 한 이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게 선입견에 불과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우이혼> 시즌 2에 출연한 지연수·일라이 커플도 마찬가지다. 11살 연상 연하 커플인 두 사람은 일라이가 24살일 때 결혼했고 6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갈등 끝에 헤어짐을 결심한 두 사람은 이혼 후 별다른 왕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자 일라이는 아들과도 자주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일라이는 방송을 통해 2년 만에 아들과 재회했고, 아들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일라이는 아들에게 “필요할 때 아빠가 옆에 없어서 미안해”라며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표현했다.  

이혼의 속사정

<우이혼>의 모든 시즌을 통틀어 서로의 감정에 가장 충실했던 출연자는 시즌 2에 출연하는 장가현·조성민 부부다. 두 사람은 22년 동안 결혼 생활을 이어오면서 말다툼은 물론 서로에게 느끼는 섭섭함조차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남편 조성민은 아내 장가현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정확한 사유를 알지 못한 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표현하지 않았을 뿐 두 사람의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있었다. 바로 고부 갈등에 대한 기억의 차이다. 장가현은 18년간 시어머니를 모시며 일과 양육의 책임까지 짊어져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공황장애를 진단받는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었다고 한다. 이혼 후 방송을 통해 마주한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이혼을 하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장가현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조성민에게 울분을 토한다. 방송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잊은 듯 이성을 잃은 채 흥분하는 장가현의 모습은 고부 갈등을 겪어본 이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뒤늦게 이혼 사유를 알게 된 조성민이 무너지는 모습에선 부부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앞서 <우이혼> 시즌 1에 출연한 DJ DOC 이하늘·박유선 부부는 11년 연애 끝에 결혼, 1년 만에 이혼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방송에서 처음으로 이혼하게 된 이유를 언급했다. 박유선은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너무 허무했다”고 말하자, 이하늘은 “내가 똑바로 서 있어야 했는데 너무 흔들리다 보니 내가 널 못 챙겨줬다”며 둘만 아는 이혼의 속사정을 털어놨다. 두 사람은 이혼한 부부가 반드시 얼굴을 붉히면서 살 이유는 없다는 걸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가장 친밀한 사이였던 그 시간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그라진 미움

중년 출연자들은 세월의 내공을 자랑했다. 과거 배우자에게 갖고 있던 미움이나 원망을 털어내고 의연한 태도로 상대를 대했다. <우이혼> 시즌 1의 배우 이영하·선우은숙 부부는 이혼 후에도 서로의 가족을 챙겼다. 이영하는 선우은숙 부모님의 묘를 찾아 “장모님이 참 좋았다. 사위하고 소주 한잔 같이 할 수 있는 멋과 낭만이 있으셨다”며 “장인어른은 말씀도 없으신 선비 타입이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함께 있던 선우은숙을 향해 “다음에 애들하고 같이 와서 인사드리자”고 말했다. 이혼했어도 끊을 수 없는 가족의 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시즌 2에 출연하는 배우 나한일·유혜영 부부 또한 지난날 서로에게 입혔던 상처보다 다시 만나게 된 현재에 집중했다.

 

 <우이혼 2>의 명대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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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헤어질 일은 없다"
 -나한일&유혜영

한 번의 재결합, 두 번의 이혼을 한 배우 나한일·유혜영 부부. 남편 나한일은 방송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재결합을 제안했지만, 굳게 닫힌 아내 유혜영의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나한일의 반복적인 애정 공세에 유혜영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면서 밤 산책에 나선다. 그때 유혜영이 “이렇게 생활하면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알아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헤어질 은 없을 것 같다”며 처음으로 재결합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시청 한 줄 평  두 사람을 보면서 “부부의 연은 쉽게 끊어낼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결혼 생활을 할 때와 180도 달라진 나한일의 모습이 뭉클했어요. 진즉에 유혜영의 소중함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G_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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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우리 엄마랑 20년 살 수 있어?"
-조성민&장가현

배우 장가현과 가수 조성민 부부는 결혼 생활 22년 동안 쌓아뒀던 갈등을 한 번에 터뜨렸다. 특히 장가현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울분을 토했다. 장가현은 “내가 너무 도망가고 싶어서. 한마디도 안 따지고 이혼한 거야”라며 시부모와의 갈등을 알아차리지 못한 조성민에게 분노했다.
 시청 한 줄 평  장가현이 20년 가까이 참았던 설움을 끝내 폭발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부부간 갈등은 그때그때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te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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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우리 집에서 평생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지연수&일라이 부부

시청자들이 나서서 재결합을 요청할 정도로 세간의 화제였던 지연수·일라이 부부. 아들 민수까지 포함한 세 식구의 단란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방송 초반까지만 해도 지연수는 일라이에게 아들을 보여줄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잠시 한국에 들어온 일라이에게 “우리 집에 들어와서 살아도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수가 “아빠가 우리 집에서 평생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청 한 줄 평  아빠를 그리워하고,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표현하는 민수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yun11******

 

 

 안방극장에 착륙한 신상 부부 갈등 예능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자타 공인 ‘국민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가 부부 갈등 솔루션에 나섰다. 가장 든든했던 배우자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부부를 스튜디오로 불러 맞춤형 대안책을 제안한다. 주로 부부의 서사에 포커스를 맞췄던 부부 갈등 예능에 전문가를 투입한 새로운 포맷이다. 지금까지 산후우울증과 독박 육아로 고충을 겪는 아내, 같은 공간에 있어도 문자로만 소통하는 부부 등 좀처럼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 같은 부부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를 본 오은영 박사는 침착하게 상황 판단을 한 뒤 솔루션을 내놓는다. 부부간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소통의 단절도 부부의 성향에 맞춰 세세하게 접근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공한다. 한없이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오은영 박사의 냉철하고 시원한 갈등 분석이 방송의 관전 포인트다.  

TVING <결혼과 이혼 사이>

각기 다른 이유로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 4쌍의 현실적인 결혼 생활을 담아낸 100% 리얼리티 프로그램. 첫 2화가 공개됨과 동시에 티빙 실시간 인기 콘텐츠 1위를 달성했으며, 2주 연속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기록했다. 제작진은 제작 발표회에서 “부부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인지 밥상에서 아내에게 욕설을 하는 폭력적인 남편, 아내 명의 카드로 100만원대 명품 운동화를 산 철없는 남편까지, 방송임을 의식하지 않은 이른바 ‘빌런’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방송은 자극성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임의로 이혼 과정을 겪게 한 뒤 이혼 후 얻게 될 불이익에 대해 다루고 부부가 별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결혼과 이혼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방송인 김구라, 아나운서 김민정, 작사가 김이나, 가수 이석훈·그리가 패널로 출연해 부부들의 서사에 공감하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TV조선·MBC·TVING 제공
2022년 07월호
2022년 07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TV조선·MBC·TVIN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