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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월급 클라스

연봉으로 따지자면, 유통업계 오너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일가는 단연 신세계다.

On May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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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vs 롯데 vs 현대

164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필두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남편인 정재인 명예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 4명이 지난해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받은 보수의 총액이다. 이 중 정용진 부회장이 받은 몫은 39억원 수준.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이마트에서 급여 20억 8,400만원, 명절 상여와 성과급 등을 더한 상여 18억 700만원 등 총 38억 9,100만원을 받았다. 2020년에 33억 6,800만원을 받았던 것보다 5억 2,300만원 늘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은 지난해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각각 연봉 45억원씩을 받았고,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34억 2,000만원을 수령했다. 남매 모두 지난해 연봉이 전년 대비 15.5%씩 올랐다.

많고 적음을 따지려면 백화점으로 유명한 롯데, 현대와도 비교해봐야 한다. 이들 중 최고 연봉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통의 강자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총 연봉이 18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지선·교선 형제는 지난해 총 55억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9억 2,600만원), 정교선 부회장(15억 9,400만원) 모두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을 대표하는 나머지 두 기업과 비교하면, 신세계 오너 일가의 연봉(164억원)은 많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신세계의 행보를 고려할 때 받을 만하다는 평이 나온다. 전통의 오프라인 강자였던 롯데와 신세계 중, 온라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얻고 있는 것은 신세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패턴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매출 빅 3에 이름을 올린 것은 신세계그룹뿐이다.
 

성과를 보아 하니…

지난해 말, 이베이코리아(현재 지마켓글로벌)를 인수한 덕분이기도 하다. 오프라인에서는 강자였지만, 온라인 강자 쿠팡·네이버 등에 비해 미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던 신세계그룹. 신세계는 온라인 시장이 더 확대될 것을 보고 야심 차게 M&A를 시도했다.

기존에 SSG닷컴(쓱)을 통한 온라인 및 새벽 배송 시장에서의 성과만으론 부족하다는 분석 끝에 나온 시도였다. 공격적으로 광고 및 홍보를 했지만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2.3% 수준(2020년 기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G마켓과 이베이, G9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지마켓글로벌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온라인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쿠팡, 네이버와 함께 3강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았다. 지마켓글로벌은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 중에서는 1위 사업자지만 배송 경쟁력이 약하다. 또 오픈마켓 플랫폼으로는 1세대에 해당하지만 그 후 등장한 네이버나 쿠팡 등 다른 곳과의 차별점이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 차게 지마켓글로벌을 인수할 때만 해도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도 나왔다.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이 취약한 신세계그룹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SSG닷컴을 통해 이미 온라인 시장 플랫폼을 가지고 있던 신세계그룹에 ‘겹치는 영역’이 있다는 우려였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고객 묶어두기다. 최저가를 찾아다니면서 여러 플랫폼에서 구매하지 않도록 각 회사별 플랫폼 안에서 ‘충성고객’으로 만들려는 전략이다. 신세계 품에 안긴 G마켓도 기존에 ‘스마일클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회원은 무려 300만 명. 신세계그룹은 이들을 G마켓뿐 아니라 SSG닷컴 등 신세계 유니버스 안으로 더 유혹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통합 멤버십 서비스도 공개했다. 이는 네이버나 쿠팡도 해오던 전략이다. 구매를 하면 일정 금액을 적립금으로 줘 다른 상품 구매 시에도 자사 플랫폼을 계속 활용하도록 유도하거나(네이버), 회원비를 내면 공짜로 해주거나 빠르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쿠팡) 등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온 네이버, 쿠팡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상호 강점이 달라 보완할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SSG닷컴은 신선 식품 위주의 장보기에 강점이 있다면 지마켓글로벌은 공산품 쇼핑이나 해외 직구 시장에 특화돼 있다.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가 받는 연봉 164억원을 놓고 받을 만하다는 평과 함께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 함께 나오는 이유다.

특히 네이버나 쿠팡이 온라인 시장에 쏟아부은 투자를 고려할 때 신세계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이마트보다 많은 돈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만 이미 지방에 3곳의 물류센터를 세웠고, 엄청난 적자를 내면서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CJ대한통운 등과 협업해 유통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마켓글로벌을 신세계그룹 내 기존 브랜드들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객 이탈을 막으면서 동시에 물류망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지, 새로운 고객을 타 플랫폼으로부터 얼마나 유입시키는지가 오프라인 강자 신세계의 ‘온라인 강자 확정 여부’도 결정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제공
2022년 06월호
2022년 06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