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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캠핑

오랜만에 주안이가 좋아하는 캠핑을 떠났다.

On April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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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쇼핑에 나선 부자의 모습.

스케이트를 신고 장난치는 주안.

스케이트를 신고 장난치는 주안.

스케이트를 신고 장난치는 주안.

우리 가족의 캠핑 역사는 2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나네 가족과 캠핑장을 갔는데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캠핑용품을 구입하고, 차박도 다녀왔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다. 또 우리 부부의 직업 특성상 주말에 쉬기 어렵고 주안이는 평일에 학교에 가다 보니 스케줄을 조정하기 쉽지 않아 자연스럽게 캠핑과 멀어졌다.
최근 갑자기 주안이가 캠핑 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우리는 텐트도 없고 캠핑용품도 거의 없어 우리 가족끼리만 캠핑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다 아내가 캠핑장처럼 꾸민 숙소를 발견하고, 우리 부자에게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관심이 생겼고, 주안이도 한번 가서 느껴보자고 해서 우리는 실내 캠핑을 즐기러 출발했다.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문을 여는 순간, 우리는 모두 감탄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그럴듯하게 캠핑의 분위기가 연출돼 있었다. 무거워서 가져가지 못할 의자와 탁자, 파라솔, 아기자기한 데커레이션으로 꾸민 완벽한 캠핑장이 자리에 있었다. 슬쩍 주안이를 보니 꽤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주안이는 본인의 자리는 어디이며 짐을 어디에 풀 것이라며 신이 나 떠들었다. 그러다 “잠은 어디에서 자지?”라면서 옆방을 봤는데 방 사이즈에 알맞게 텐트가 쳐져 있었다. 텐트 안에는 야외에서는 상상도 못한 푹신한 매트리스와 새하얀 이불, 베개가 놓여 있었다. 우리 셋은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다. “우아! 예쁘다!” “정말 편하고 좋다” “분위기 난다” 등 온갖 감탄사를 연발하며 곳곳을 돌아다녔다.

우리는 서로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주안이는 가지고 온 레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안이는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시청할 때도 중간중간 다른 행동을 하곤 했는데, 레고 조립을 한번 시작하더니 끝까지 만들고는 “여기 너무 좋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도 “그치! 여기 정말 좋다”고 대답하면서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늘어지게 낮잠도 잤다. 그리고 대망의 식사 시간, 숙소를 예약할 때 패키지로 나오는 음식과 함께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고기를 먹기 위해 족발을 배달시켰다. 시원한 바람과 모닥불 위의 삼겹살은 없었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한 뒤 저녁을 먹는 이 순간이 감사했다. 우리는 배를 두드리며 “어휴, 너무 많이 먹었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의미다.

다음 날 아침은 근처 커피숍에 가서 해결했다. 주안이는 “우리 가족은 특이하게 캠핑을 하는 것 같아. 우리처럼 캠핑하는 사람은 없을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요즘 나의 일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스케줄이 바쁘기도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 공연을 진행할 때 걱정되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러다 보니 아들과 아내에게 부끄러운 아빠이자 남편으로 지내고 있다. 가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가족이 하고 싶다는 것을 함께 하면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말처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라도 빠르게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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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아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
2022년 04월호
2022년 04월호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