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로 풍족한 삶을 누렸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너 나 할 것 없이 재테크 시장에 뛰어들어 자산 불리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섣부르게 시작했다간 쓴맛을 보기 일쑤다. 부동산, 주식, 은행상품까지 재테크 3대장의 각 전문가 박준연 정인부동산그룹(주) 대표이사, 정용택 IBK 리서치센터장,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이 돈 버는 재테크와 돈 잃는 재테크에 대해 말했다. 각 분야 전문가 3인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대담을 정리했다.
2022 재테크 전략
금리인상이 재테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용택(이하 ‘정’) 지난해까지 투자 기회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에 비해 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투자 의사가 있다면 변동성이 작은 주식을 찾아보는 게 좋아요.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주식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박준연(이하 ‘박’) 부동산 시장에 대입해보면, 금리가 공포스러운 수준으로 오른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올해 추가로 오를 금리까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아요. 그래서 금리인상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죠. 또 일반 투자자들의 대출금리는 코픽스금리(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기준으로 합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가 0.05%p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결과적으로 주담대 금리도 인하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이하 ‘김’) 금리가 오를 때는 안전한 자산 관리에 집중하는 게 좋아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상승해 가계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요. 이런 시기에는 부채를 줄이는 데 무게를 둬야 해요. 또 예·적금을 늘리는 방안도 추천합니다. 종잣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상품에 가입해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거죠. 실제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정기예금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고 있어요. 특히 CMA(예탁금을 투자해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실적배당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이죠.
대선 이후 경제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박 대선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한 번 더 들썩일 전망이에요. 현재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나 시장 상황을 보면 다시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겁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 투자 환경은 지금보다 호전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시장의 유동성도 더 풍부해질 거예요. 시기를 잘 보고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정 주식시장은 기업의 성과와 사업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어 대선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대선 이후 외교 부문에서 중국 사드와 관련된 공약이 이행된다면 중국 관련주가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2022년 어떤 재태크 전략이 필요할까요?
박 상반기는 대선 이후 부동산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역별·입지별로 주택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 같아요. 특히 1기 신도시와 재개발·재건축 지역 위주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하반기에는 정책 이슈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투자 심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요. 일각에서는 주택 관련해 조정이 있을 거라고 내다보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김 특판 예금에 자금을 투입하면 좋겠습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도 함께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시장의 금리가 빠르게 반영되거든요. 보험 상품의 경우 1년 정도 뒤에 반영되는 게 일반적이라 적절한 시기를 기다렸다가 가입하면 좋을 거 같고요. 종신보험은 올해 하반기부터 보험사마다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 올해 주식시장은 활황을 기대하긴 어려울 거 같아요. 보통 상반기에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많이 빠져 투자를 망설이죠. 하반기에 각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투자 시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을 거예요. 현금을 갖고 있다면 충분히 기다리다가 연말이나 주가가 추가적으로 반영되면 그때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직까지 지난해 주식시장을 생각하고 신용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올해 시장 분위기를 봤을 때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전문가 3인의 자산 관리법
재테크와 관련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박 지난해에는 “지금이 정점이 맞느냐”, “지금 매입해도 되느냐”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웃음) 그런데 최근 들어 금리인상과 부동산 침체 가능성에 대해 묻는 이들이 늘었죠. 부동산 침체기가 10년 주기로 찾아온다는 데 대한 불안감이 큰 거 같습니다. 하지만 다방면을 고려했을 때 투자 환경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요. 질문을 하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투자 용도를 물어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주택, 상업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투자 용도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죠. 주택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넉넉하면 더 좋은 주택으로 옮기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주택은 현재 투자 의미가 없어 배제하라고 말하고요. 상업용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재건축 지역을 들여다보는 게 좋겠습니다.
정 주식의 경우 투자에 대한 직접적인 물음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 하락세에 접어들었는데 얼마나 더 떨어질 거 같냐”, “이 종목 사도 되냐” 등이 있죠. 이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합니다.(웃음) 주식 매매를 쉽게 생각해서 묻는 질문들이니까요. 주식 투자를 하기에 앞서 투자 기간, 금액을 설정하는 것부터 스스로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살펴보고 주가의 흐름을 읽는 노력까지, 미리 알아둬야 할 부분을 체크하면 어느 정도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김 저도 투자 종목이나 금융상품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요. 특히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투자를 해야 하는지 묻죠. 예를 들어 여러 개의 보험을 두고 어떤 상품을 가입해야 할지 상담하는 거예요. 또 대출을 잘 받는 방법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아요.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쏠쏠한 이익을 얻었는지 궁금해요.(웃음)
박 비전문가에 비해 아는 정보가 많다 보니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가장 재미있는 투자는 상업용 부동산이에요. 분양을 맡은 시행사에서 막바지에 할인 분양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입지를 따져보고 상권이 좋으면 할인 분양가에 매입해 임대 수익을 얻는 거죠. 들인 돈보다 더 많은 월세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건물 투자처럼 수억이 필요한 투자가 아니라서 진입 장벽이 낮아요.
김 착실하게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했어요. 주거용 오피스텔에 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를 본 케이스예요. 정보력으로만 투자했다면 실패의 가능성이 컸을 거예요. 투자하기 전에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했어요.
박 말씀하신 것처럼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는 부동산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비교적 접근이 쉬워요. 특히 자녀의 상속과 관련해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소액으로 자녀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상가 매입을 추천해요. 입주권을 받을 수 있거든요. 재작년 기준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 내 5평짜리 상가가 3억원이었는데 지금은 12억원까지 올랐어요. 대지 지분을 생각하면 상가의 지하를 구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 금융상품 가운데 소액 투자는 펀드 및 ETF(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를 추천하고 싶어요. 직접 투자하는 분들은 배당 ETF나 IT 관련 ETF에 많이 투자하는 상황이에요. ETF 종류가 다양해서 각자 성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좋은 투자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박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는 소액 투자로 하는 갭투자(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간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 끼고 매입해 집값이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얻는 투자법) 인기가 상당해요. 그런데 갭투자는 함정을 조심해야 해요. 입지가 좋은 곳만 오르는 경우가 많죠. 분석한 바에 따르면,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지방의 부동산에 갭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힘들어질 거예요. 갭투자 조정이 지속될 테니까요.
목돈 버는 팁이 있나요?
정 투자를 잘하면 가능하죠. 하지만 주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재테크는 성공하기 힘들어요.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죠. 흔히 주식은 시세 차익으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질적인 가치는 배당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선 은행주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IMF(국제통화기금) 당시 은행이 문을 닫았지만, 충당금을 비춰보면 이제는 망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죠. 은행은 설비투자를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배당을 할 수밖에 없어요. 안전하게 돈을 버는 겁니다. 월급의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계좌에 넣어두면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김 공감해요. 은행주는 자산 건전성, 이익 안전성을 보장해요. 일반 주식 투자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이점이 있죠. 저는 목돈을 벌기 전에 종잣돈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투자에 있어 수중에 최소 금액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니까요. 저에게 재테크 조언을 구하는 지인들에게는 예·적금으로 1억 만들기를 실천해보라고 해요.
박 첨언하자면 기본 자금을 마련하는 시간에 재테크 공부를 병행했으면 좋겠어요. 간혹 부동산 매입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취득세, 양도세의 개념을 모르는 분들이 있어요. 재테크에서 가장 큰 리스트는 정보를 모르는 거예요. 특히 부동산은 투자하고자 하는 지역에 대한 발품은 필수고 입지 요건을 공부해야 해요. 아무리 전문가가 조언해도 스스로 입지 조건을 체감하지 못하면 투자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김 맞아요.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가 아파트 매입 문제로 남편과 다퉜다고 연락이 온 적이 있어요. 남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매입 시기를 놓쳤대요. 내막을 들여다보니 남편은 해당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했더라고요. 친구는 교육환경, 투자 가치 등 환경만 보고 매입 시기라고 생각했던 거죠. 대출에 기대어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자신의 자산을 객관적으로 계산할 필요가 있죠.
정 분석은 모든 재테크에 필요해요. 주식의 경우 상장종목만 5,000개입니다. 그중에서 기업 분석 보고서나 실적 추정치가 언급된 기업은 400개 정도예요. 나머지 4,600여 개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의미이자 세밀한 분석이 필요한 이유죠. 주식의 리스크를 떠올리면 시세부터 생각날 거예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종목이 무수히 많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죠.
‘하늘에 별 따기’ 청약 해지 고민하고 있다면?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청약은 갖고 있는 게 좋습니다. 안전하게 벨트를 착용하고 있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직장인의 경우 연말정산에서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지해서 나쁠 게 없는 상품이죠.” -박준연 (주)정인부동산그룹 대표이사
“주택청약은 금융상품으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청약을 해지하게 되면, 찾아올 수 있는 당첨 기회를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비상 자금의 의미로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될 상품입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
부동산 전문가가 꼽은 눈여겨봐야 할 지역
투자에 앞서 어떤 용도로 부동산을 매입할 것인지 고려해보는 게 좋다. 같은 지역이라고 해도 부동산의 용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다르기 때문.
상업용 부동산 용산구·종로구·강동구
대선 이후 서울 용산구와 종로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는 용산 정비창 부지와 민족공원을 비롯해 용산전자상가 연계 개발 등 주변 지역을 활용한다는 부동산 호재가 있다. 종로구의 경우 지금까지 개발이 되지 않은 지역이다. 을지로·종로 일대는 상업용지로 15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많기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 강동구는 개발 호재뿐만 아니라 물류 이슈가 있다. 오는 2023년 서울~세종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많은 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하남, 구리 쪽 신도시를 포함해 물류와 산업의 새로운 동맥이 될 거 같다. 강동구는 기존 낙후돼 있던 상권이 2~3년 전부터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상당한 지역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상업용 부동산 투자 가치가 높다.
주거용 부동산 강남구·용산구·서초구
주거용 부동산은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때다. 투자를 해도 안전한 지역을 바라봐야 할 시기라는 것. 강남구와 용산구 쪽 재개발 아파트는 투자 가치가 여전하다. 용산구의 경우 지하철 4호선 신용산 부근과 이촌동에 재개발 이슈가 있어 미래 가치가 높다. 서초구는 상업용 부동산으로는 고려해봐야 하는 내용이 있지만, 주거용으로는 전망이 좋다. 서초구 서초동, 반포동, 방배동은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주거 용지로는 적합하다.
박준연 정인부동산그룹 대표이사는…
2000년 부동산 경매 투자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주거·토지·상업용 부동산에 실전 투자 경험을 쌓았다.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부동산 DB를 통해 빌딩 플랫폼 모델을 개발하는 등 진화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매진하고 있으며, 현재 정인부동산그룹(주)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투자는 실전이다
재테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정 금융시장이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으로 변화하면서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특히 주식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크고 작은 위험을 안고 있는 재테크이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 종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그리고 주식 투자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죠. 통제된 위험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거든요. 수많은 재테크 관련 서적이 거의 매일 출간되고 있어요. 또 공신력 있는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읽을 줄 아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적어도 내가 투자한 주식의 기업 정보는 알아야죠.
박 같은 맥락에서 부동산 시장에는 소문을 듣고 오는 이들이 많아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믿고 투자하는 건 위험한 행동이에요. 언론보도, 보편적인 내용이 담긴 자료들은 물론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치는 게 안전해요.
김 주변에 주부인 친구가 많다 보니 ‘주부들의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예요.(웃음)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건 대부분의 주부들은 재테크에 할애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거예요. 친구들이 조언을 구할 때면 10만원도 괜찮으니까 적은 자금으로도 할 수 있는 재테크를 시작하라고 조언해요. 그리고 소액 투자와 적금을 동반하면서 투자 자본으로 쓸 수 있는 금액을 조금씩 늘려가라고 하죠.
박 덧붙이자면, 또래 여성들의 모임이나 온라인 카페에서 자주 언급되는 지역 가운데 실제로 투자 가치가 큰 곳이 있어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분석해보면 투자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재테크는 어떤 걸까요?
김 유행하는 재테크를 무작정 따라 하는 것. 대표적으로 국내에 열풍을 일으켰던 비트코인이 있죠. 지난 2017년에는 어디에서나 비트코인 이야기가 흘러나올 정도로 붐이었어요. 물론 큰 수익을 얻은 투자자도 있지만, 수익만을 기대하고 조급하게 투자했다가 막대한 피해를 본 투자자가 많았죠. 경험 삼아 소액을 투자해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만 무리하게 자금을 ‘영끌’해 유행하는 재테크에 발을 담그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결론적으로 내가 아는 만큼 수익을 얻는 게 재테크예요.
박 타인이 흘리는 정보에 의존한 재테크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우스갯소리로 뜬소문만 듣고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말해요. 또 당장의 거주 조건만 따진 부동산 매입도 잘못된 투자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직장이 서울에 있는 신혼부부가 새집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경기도 화성시 통탄신도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거예요. 당장은 새집에 살고 있는 게 좋겠지만 부부의 미래를 생각하면 잘못된 선택이죠.
재테크에 실패했을 때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요?
정 실패를 복기해야 합니다. 바둑에서의 복기와 같은 개념이죠. 내가 투자했던 시점과 결과,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결과를 보고 주식 투자에 실패했던 이유를 찾아내는 겁니다. 최초에 했던 판단의 근거를 찾아 고쳐나가야 미래의 실패에 대비할 수 있어요.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확인한 뒤에도 투자 판단이 바뀌지 않으면 믿고 기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반면 이유를 찾은 뒤 투자했던 종목에 대한 자신이 없으면 그땐 손절해야겠죠.
김 재테크마다 성격이 다르지만 실패에 대한 분석은 공통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환경이 바뀌거나 관련 제도가 변경되면 재테크 시장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게 되죠. 전반적으로 환경의 흐름을 파악하고 분석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패를 하나의 경험으로 여겼으면 좋겠어요. 실패는 속상하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반드시 있을 겁니다.
박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 자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친구가 투자한 강남의 부동산은 20억이 올랐는데, 내가 투자한 아파트는 고작 3억만 오를 때 절망하게 되죠. 투자자들에게 항상 “목표를 세우라”고 말합니다. 투자 기간, 예측하는 수익을 세워야 타인과 비교하고 절망하지 않아요.
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면 안전한 투자처를 모색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에요. 그런 경우에는 내재가치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게 좋아요. 회사의 수익력, 배당 지급 능력 등에 의해 판단되는 주식의 가치를 보는 거죠. 말 그대로 안전한 투자처에 자금을 맡겨야 안전하게 재테크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거예요.
박 가치에 투자한다는 말씀에 공감해요. 부동산 투자에 있어 가치분석은 굉장히 중요해요. 특히 초보 투자자라고 하면 무리한 투자는 경계하는 게 좋아요. 본인이 알고 있는 것보다 휠씬 많은 리스크와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하니까요.
정 주식시장에서 안전한 투자를 도모한다면 변동성을 줄이고, 규모가 작더라도 일정 수준에서 수익을 안정화시켜야 해요. 특성상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죠.
주식 전문가가 집어주는 성향별 투자 종목
소위 ‘무조건 수익을 얻는 종목’이 있다고 말하지만, 자신의 성향에 맞춘 전략적인 주식 투자만이 안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 기간별 투자 유망 종목을 소개한다.
단기·보수적 투자 성향
2022년 주식시장처럼 국면 전환이 잦고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단기 수익을 좇아 테마주를 추구할 경우 변동 폭이 확대돼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동학개미가 활성화되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기대 수익을 잊는다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높은 배당을 주는 지주회사나 금융주들이 높은 변동성 자세에서 좋은 대인이 될 수 있다.
장기·공격적인 투자 성향
성장주들(2차 전지 및 미래 자동차, 플랫폼 및 메타버스, 차세대 에너지 및 친환경 등)의 분할 매수가 유리하다. 국가정책의 수혜가 집중된 종목군이기 때문. 4차 산업혁명, 차세대 에너지, 친환경은 이전에도 관심을 받는 이슈였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로 각광받게 됐다. 특히 국가가 관련 사업에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여 미래 가치가 높다. 다만 금리에 민감하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고려해봐야 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991년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팀을 시작으로 30년째 경제 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KB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을 거쳐 현재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의 센터장을 지내고 있다. 저서로는 <2022 증시 뒤흔들 유망주식 30선>이 있다.
은행 재테크 전문가가 추천하는 2022년 상품
국내외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위험 자산보다는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다. 종잣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한다.
은행 특판 예·적금(금리우대 상품)
전년도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시중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도 점차 오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비대면 등 조건이 좋은 특판 예·적금의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해 다른 상품 대비 금리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회를 지켜보다가 높은 금리의 예·적금을 가입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사회적 이슈 관련 ETF 및 펀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더라도 기후 위기를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등 사회적 이슈 관련 투자 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성장 규모에 따라 관련 수익성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보험사 저축성 보험
10년 전 붐을 일으켰던 저축성 보험 상품의 만기 도래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시기에 맞춰 보험사들이 다양한 보험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금리 상승 및 상품 경쟁에 따라 소비자의 주목을 끌 만한 보험 상품이 나올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증권·보험 관련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메리츠증권, 대우증권, IBK투자증권 등을 거쳐 교보증권 연구위원을 지내고 있다. 다수의 매체를 통해 재테크 관련 자문을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