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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커플' 홍상수·김민희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소설가의 영화>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 그의 옆에는 배우 김민희가 있었다.

On March 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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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

해외 영화제가 애정하는 홍상수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3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어김없이 연인 김민희가 함께했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2월 16일(현지 시간)에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자신의 27번째 장편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이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 함께 선 것은 2020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함께한 두 사람은 커플 링 낀 손을 다정하게 잡고 있는 모습, 홍상수 감독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김민희와 포옹하는 모습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은 올해까지 3년 연속 수상이자 네 번째 은곰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시상식 무대에 오른 홍상수 감독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랐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하던 일을 계속할 뿐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한 데 이어 자신의 연인이자 이번 영화에 배우, 제작실장으로 참여한 김민희를 무대 위로 불러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김민희는 “오늘 상영회에서 관객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주신다는 걸 느꼈다. 감동적이었고 잊지 못할 것 같다. 감사하다”며 벅찬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22살 나이 극복 후 7년째 불륜 열애 중

두 사람은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함께 촬영하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홍상수 감독은 1960년생, 김민희는 1982년생으로 두 사람의 나이 차는 22살이다. 홍상수 감독은 1985년 유학 시절에 만난 A씨와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었지만 촬영 당시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에게 공공연히 호감 표시를 했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을 두고 끊임없이 불륜설과 결별설, 데이트 목격설, 심지어는 미국에서 비밀 결혼을 올렸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동반 참석하면서 둘의 관계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처음 했다. 홍상수 감독이 영화 공식 상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김민희와 가까운 사이다”라고 말한 것. 당시 두 사람은 레드 카펫 행사에는 불참했지만 영화 상영회에는 모습을 드러냈으며, 다정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나섰다. 포토월에 함께 서서 사진을 찍으며 김민희의 허리를 감싸는 홍상수 감독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평소 자전적인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왔던 홍상수 감독. 우연인지 필연인지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가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 분)과 불륜에 빠지면서 번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이 처한 현실과 데칼코마니같이 닮은 작품으로 김민희는 한국 여배우 최초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민희는 모든 영광을 홍상수 감독에게 돌리며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소감을 말했고, 객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홍상수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2017년 3월 국내 시사회에서 나란히 커플 링을 끼고 나와 연인 관계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홍상수 감독은 “얘기해야 할 자리인지 모르겠다. 저희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다.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라고 했고, 김민희는 “저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서로 믿고 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저희에게 다가올 상황이나 놓인 상황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1년 뒤인 2018년 3월 두 사람의 결별설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혼소송 포기한 홍상수 감독

김민희는 국내 공식 석상이나 여타의 작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홍상수 감독하고만 작업하고 있다. 그의 전작 <인트로덕션>과 이번 <소설가의 영화>에서는 출연과 동시에 ‘제작실장’이라는 직함을 달았다. 두 사람의 불륜은 현재진행형이다. 홍상수 감독은 2016년 두 차례 이혼조정을 신청하고 2017년에는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항소를 포기했다.

홍상수 감독는 스캔들이 불거지고 나서 5개월 뒤인 2016년 11월 아내 A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을 냈다. A씨는 한 인터뷰에서 “어찌 됐든 부부 생활의 기회를 주고 싶다. 힘들어도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 30년 동안 좋았던 추억이 너무 많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혼조정 신청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A씨는 홍상수 감독이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2018년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A씨는 “이혼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2019년 서울가정법원은 유책주의(혼인 파탄에 원인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음)를 이유로 홍상수 감독의 이혼소송을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적으로 홍상수 감독과 아내 A씨의 결혼 관계는 유지되고 있다. 홍상수 감독 측은 “이혼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혼인 생활이 완전히 종료됐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사회적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법원의 확인을 받으려고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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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영화 <소설가의 영화> 속 한 장면. 김민희는 주연배우이자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그들을 향한 싸늘한 시선

국내에서는 둘의 관계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 홍상수 감독 영화의 작품성과 별개로 그의 영화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해외 영화판에서는 최상의 호평을 받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이번 작품 <소설가의 영화>도 “우연한 만남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 정직하지 않은 영화 세계에서의 진실함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고, “홍상수 감독은 현대 영화에서 가장 일관되고 혁신적인 스토리텔러 중 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다. 두 사람은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 포토콜과 프레스 컨퍼런스에도 참석했다. 홍상수 감독은 많이 야윈 모습이었고, 김민희는 수수한 차림이었다. 둘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손을 잡으며 서로 눈을 맞추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손가락에는 여전히 커플 링이 빛나고 있었다.

홍상수 감독과 영화제 일정 내내 함께한 김민희는 “카메라 앞에 설 때면 매번 긴장된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내가 해야 할 몫인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근데 카메라 앞에선 더 이상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어 자유롭다”며, “감독님과의 작업은 늘 기대되고 즐겁다. 항상 편안한 분위기다”라고 홍상수 감독과 영화 촬영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세기의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은 톱스타로 승승장구 하던 중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사랑에 빠졌다. 문제는 잉그리드 버그먼도 로베르토 로셀리니도 기혼 상태였던 것.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하며 사랑을 이룬 듯 보였지만, 불륜으로 영화계에서 퇴출당한 후 영화 흥행 실패와 경제난에 허덕이다 결국 결혼 6년 만에 파국을 맞았다. 물론 50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지만, 개방적인 할리우드에서도 불륜을 대하는 태도는 좀 다르다. 아직까지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로맨스를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이혜영 분)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산책을 하고,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 ‘길수’(김민희 분)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2021년 3월부터 한국에서 2주간 촬영한 흑백 영화다.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된 이후 올해 상반기 국내에 개봉될 예정이다.

 

 7년 불륜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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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촬영
2016.06 홍상수 감독·김민희, 불륜 스캔들 보도
2016.11 홍상수 감독, 아내 A씨에게 이혼조정 신청
2017.02 홍상수 감독 “나는 김민희와 가까운 사이”, 김민희,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2017.03 김민희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서로 믿어…우리에게 다가올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
2017.12 홍상수 감독, 이혼소송 첫 재판
2019.06 홍상수 감독, 아내 A씨와 이혼소송 포기
2020.03 홍상수 감독,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
2021 김민희, 영화 <인트로덕션> <당신 얼굴 앞에서>에 제작실장으로 참여
2022.02 홍상수 감독,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 수상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DB, 베를린영화제 페이스북, 스플래시뉴스, 영화 <소설가의 영화> 스틸 컷
2022년 03월호
2022년 03월호
에디터
김지은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DB, 베를린영화제 페이스북, 스플래시뉴스, 영화 <소설가의 영화>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