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피겨 간판 유영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은 활짝 웃었다.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톱 6에 오른 그녀는 자신감을 갖고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70.34점,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74.16점, 예술 점수(PCS) 68.59점으로 142.75점을 받아 총 213.09점을 획득해 최종 6위를 차지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를 제외하고 한국 여자 싱글 선수의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경기가 끝난 뒤 유영은 기쁨의 미소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조금 의아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쇼트와 프리에서 큰 실수 없이 해서 만족스러워요.”
유영은 첫 점프로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에서 3회전 반을 돌아 착지하는 점프 기술)을 흔들림 없이 성공했다. 그러나 심판진으로부터 회전 수가 부족했다며 언더로테이티드 판정을 받았다.
“트리플 악셀이 완벽하지 않았어요. 더 노력해서 완벽하게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 앞으로 저의 목표예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온라인에선 유영이 쇼트 프로그램 연기를 시작하기 전, 그녀의 전담 코치인 하마다 미에 코치가 유영의 뺨을 약한 강도로 세 차례 때리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유영은 코치의 행동은 어머니의 부탁이었다고 설명했다.
“저희 엄마가 코치님한테 제가 정신을 못 차리면 볼을 때리는 것까진 아니어도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해요. 선생님이 제 양 볼을 톡톡톡 때리면서 ‘엄마에게 온 메시지야’라고 말하셔서 웃겼어요. 긴장을 풀 수 있었죠.”
그 때문일까? 유영은 연기를 마친 뒤 흘린 눈물에 대해 가족 생각이 나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습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는 것.
“올림픽이라 부담되는 지점이 있었어요. 경기를 마치니 꿈에 그리던 무대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고 잘 끝냈다는 사실에 울컥했어요. 또 가족들 생각이 났고, 코치님을 보는데 그동안 연습했던 시간이 떠올랐어요. 모든 게 복받쳤던 것 같아요.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가면 엄마를 안아주고 싶어요.”
18살의 꽃다운 소녀 유영은 벌써 다음 올림픽을 그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목표다.
“지금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다음 올림픽에 출전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피겨스케이팅
프린스 차준환
한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은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올림픽 도전사를 새로 썼다.
“올림픽인 만큼 긴장을 안 할 순 없었지만 즐기자는 마음이 컸어요. 저 자신을 믿었어요.”
그는 쇼트 프로그램과 싱글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종합 282.38점으로 최종 5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올림픽 쇼트 프로그램 5위 안에 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스케이팅 첫 4회전 점프에서 예상외로 크게 넘어졌어요. 훈련을 거치면서 좋은 성공률을 보였던 터라 아쉬운 마음이 커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후 베이징 동계올림픽만 바라보고 4년을 달려왔는데 후련한 마음도 들고 드디어 해냈다는 기분도 들어요.”
차준환에게 지난 4년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지난 2020년 초 캐나다 국경이 봉쇄되자 귀국해 지도자 없이 홀로 일정을 짜 운동했다. 쿼드러플 점프 연마에 집중했고,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톱 10에 들며 베이징 동계올림픽 쿼터를 2장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순위인 15위를 경신했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만큼 제가 발전했다고 느꼈어요. 저의 좋은 면들을 알게 됐고 차준환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저 스스로에게 더 새긴 기회가 됐어요.”
차준환이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역사를 쓰자, 지난 2019년 JTBC 예능 <요즘애들>을 통해 공개됐던 그의 식단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아침엔 과일과 시리얼로 간단히 먹고 점심에 밥과 간을 하지 않은 소고기와 채소를 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제가 식단을 잘 지켜야 하는데 가끔씩 치팅 데이에는 라면을 먹어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는 치킨이에요.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은 다 잘 먹어서 특별히 먹고 싶은 건 없고 집에서 가족들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아요.”
부쩍 늘어난 관심 속에 일각에선 “아이돌 스타를 태릉에 빼앗겼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차근차근 올라가다 보면 4년 뒤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발전하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더 좋은 모습,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