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페이스 갤러리
삼성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리움미술관’, 한남동의 랜드마크로 불리던 이곳이 2021년 10월 재개관했다. 재정비하면서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하고, 슬기와 민, 아워레이보 등이 합세하는 등 지금까지의 리움미술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움미술관이 재개관하면서 맛집·카페 투어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한남동으로 다시 향하고 있다. 덕분에 인근의 대규모 갤러리 역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한국에 개관한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 2021년 여름, 규모를 키워 한남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페이스 갤러리는 가장 영향력 있는 동시대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선도적인 국제 미술 갤러리로, 알렉산더 칼더, 장 뒤뷔페, 바버라 헵워스, 아그네스 마틴, 루이스 네벨슨, 마크 로스코 등과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추상표현주의 및 빛과 공간 운동을 이끈 예술가들의 작업을 초기부터 지원하며 쌓아온, 동부에서 서부 해안에 걸친 미국 미술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 갤러리는 뉴욕에 위치한 2개의 갤러리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팰로앨토, 이스트햄프턴, 팜비치, 런던, 제네바, 홍콩, 서울까지 전 세계 9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개관한 페이스 갤러리 서울은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한남동 르베이지 빌딩 2·3층에 재개관했다. 재개관전은 미국 출신 회화 작가 샘 길리엄을 집중 조명한 전시였으며, 이어서 키네틱아트의 거장 알렉산더 콜더의 개인전 <Calder>를 열었다. 최근 진행한 알리시아 크바데의 전시 <SOMETIMES I PREFER TO SIT ON A CHAIR ON THE EARTH SURROUNDED BY UNIVERSES>는 그의 최근작 30여 점을 선보였다. 크바데의 첫 번째 서울 개인전인 이 전시는 현실 인식 및 구성 과정을 지속해 탐구하는 시곗바늘과 눈금자 신작 등을 소개했다. 페이스 갤러리 서울은 올 상반기에 462㎡(140평) 규모의 1층 공간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관객과 상호작용을 하는 체험 공간으로, 기존과는 다른 차별적 요소를 표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 갤러리 서울은 이영주 시니어 디렉터가 이끌고 있으며 타라 도노반, 리처드 터틀, 이토 바라다, 나탈리 뒤 파스키에, 아담 패틀턴과 송동, 추 샤오페이, 이건용 등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페이스 갤러리는 페이스의 주요 작가들을 한국 시장에 꾸준히 소개하면서 해외 미술을 만나는 통로를 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67 2·3층
운영 시간 월~토요일오전 10시~오후 6시(일요일 휴관)
문의 02-790-9388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는 파운드리 서울
2021년 6월 개관한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 ‘파운드리 서울(FOUNDRY SEOUL)’. 패션 브랜드 구찌의 국내 두 번째 단독 매장인 ‘구찌 가옥’이 입점한 건물 1층 일부와 지하 1~2층을 사용한다. 파운드리 서울은 세계적인 명성의 블루칩 아티스트와 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이머징 아티스트를 소개하며 완성도 높은 전시를 통해 국내외 관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더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위한 열린 장을 마련한다. 개관을 기념해 2개의 전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독일 미술가 헤닝 스트라스부르거와 우리나라 디자인 듀오 ‘강혁’의 전시가 바로 그것.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술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메인 전시장에서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헤닝 스트라스부르거의 전시를 진행했다. 팝 문화와 디지털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은 국내 관람객들에게 임팩트 있는 인상을 남겼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바이파운드리에서는 강혁의 전시가 열렸다. 최강혁, 손상락으로 이뤄진 디자인 듀오이자 패션 레이블 이름인 강혁은 자동차 에어백으로 만든 실험적 의상으로 주목받았다. 개관 전부터 독일과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를 소개하면서 강렬한 등장을 알린 파운드리 서울은 후속 전시로 이건 프란츠와 장명식 작가를 나란히 소개했다. 올해 4월에는 다양한 유년기 체험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생동감 넘치는 내러티브를 담은 회화와 조각 작업을 선보이는 러시아 태생의 이스라엘 아티스트 율리아 아이오실존을 소개할 예정이며, 바이파운드리에서는 런던을 기반으로 키네틱 조각 및 설치 작업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는 서신욱 작가의 전시를 준비 중이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3
운영 시간 2022년 4월 전시 오픈
문의 02-595-0223
독보적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BHAK
박영덕화랑에서 이름을 바꾸고, 2020년 청담동에서 한남동으로 이전한 ‘BHAK’. 30년 가까이 한국 미술을 국제 미술시장에 알리는 데 앞장서온 박영덕화랑이 트렌디한 감각과 그동안의 노하우를 더해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했다. BHAK은 청담동 갤러리에 비해 넓지는 않지만 높은 층고를 통해 공간감을 살리고, 반듯한 화이트 큐브 형태가 아닌 독특한 형태의 벽면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하 1층과 지하층의 느낌을 다르게 세팅해 같은 작가의 전시라도 다른 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했다.
1월부터 진행 중인 <Boundaries ±1>은 20세기에서 21세기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던 변화의 시절 현대미술을 움트게 했던 작가들의 명과 암을 함께 조명하는 전시다. 이 전시의 작품들은 하나의 이름만으로 부르기 모호하다. 참여 작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세계가 예술계의 경계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BHAK은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독특한 전시를 많이 했던 박영덕화랑의 정신을 이어받아 비디오아트와 NF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아트에 더욱 관심을 둘 예정이다. 실험적 작품과 작가의 정신을 느끼고 싶다면 BHAK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0길 19 지하 1층, 1층
운영 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월요일 휴관)
문의 02-544-8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