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1 누구에게나 숙제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나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관계의 갈등에는 큰 고통이 따른다. 상호 간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한다면 마찰을 계기로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극도의 스트레스를 떠안게 된다.
해결할까? 그만둘까?
관계의 어려움은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부모, 형제, 배우자, 자식 등 가정에서부터 친구, 직장, 이웃까지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의 대처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관계의 농도에 따라 갖은 노력으로 상대방과의 갈등을 풀어나가거나 갈등을 시점으로 관계를 정리하는 것. 전자는 일상적인 관계에 속한다. 가족, 친구, 부부, 연인 사이에서는 극한의 상황이 아니라면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끊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지속해야 할 이유를 떠올렸을 때 백해무익하다는 생각이 들 때, 즉 나를 힘들게 만드는 사람과의 인연은 ‘잠시 멈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알려진 관계 해결책에는 대화, 배려, 존중 등이 있다. 하지만 심플한 해답만큼 쉽게 해소되지 않는 문제임이 틀림없다. 갈등의 원인, 불화의 깊이, 각자의 성향, 소통의 정도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 익명 커뮤니티에 관계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고 해답을 구하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이다. 고부 갈등은 물론 육아를 두고 발생하는 남편과의 트러블이나 사춘기 자녀와의 잦은 다툼, 직장 상사와 겪는 불편한 일화를 토로하는 이들의 사연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려운 일이 바로 ‘인간관계’라는 의미다.
마음에 새겨둘 한마디
“완벽해야 좋은 부모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다.”
- 오은영 박사
상담 예능·관계 에세이의 인기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다루는 채널A 예능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2020). 자식을 비롯해 가정에서 불화를 겪는 일반인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놓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계 해결사인 오은영 박사가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심층적인 개선책을 제시한다. 주로 자녀의 이상행동으로 인해 상처받거나 남편과의 교육관 차이로 갈등을 겪는 엄마들이 출연한다. 매회 방영되는 사연은 네티즌 사이에서 화두가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는다. 연예인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상담소>(2021)도 화제다. 우리에게 친숙한 셀렙이 마음속 이야기를 전하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고민 가운데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KBS 아나운서 출신 김경란은 방송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며 “예전에 졸지에 뜨고 싶어 안달 난 애가 됐다는 말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2019) 등 연예인, 일반인의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으며 배우 한가인이 MC로 발탁돼 기대감을 모은 고민 해결 예능 SBS <써클 하우스>(2022)가 2월부터 방영된다. 관계성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의 계보는 이어지고 있다. 자녀의 이상행동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2006)부터 남녀노소 불문하고 말 못 할 고민을 털어놓는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2010),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2018), 유명인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토크형 예능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2012)까지. 내가 직면한 고민은 아니지만 사연자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관계를 다루는 예능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공감이다. 사람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전문가가 제시하는 해결책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예능뿐만이 아니다. 각 온·오프라인 에세이 베스트셀러 명단에는 인간관계를 다루는 서적이 단골로 등장한다. 이렇듯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모두의 관심사다.
건강하지 못한 관계 징후
□ 상대가 들으려 하지 않아서 어떤 요구도 할 수 없다.
□ 합리적인 요구에도 상대가 응하지 않는다.
□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정서·신체·성적 학대가 발생한다.
□ 대화 후 슬프거나 화나거나 진이 빠지거나 실망스럽다.
□ 일방적으로 주기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 서로 신뢰가 없다.
□ 상대가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개선하지 않는다.
□ 당신에게 해를 끼칠 증상을 상대가 갖고 있다.
*자료 출처 책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당신의 인간관계는 안녕하신가요?
*2022년 1월 6일부터 13일까지 <우먼센스> 구독자 127명이 답했습니다.
1. 인간관계 때문에 힘든 적이 있나?
YES (93.1%)
NO (6.9%)
2. 당신의 관계 유지 비결은?
대화 (31%)
참을성 (17.3%)
배려 (13.8%)
자존감 관리 (6.9%)
적당한 거리두기 (31%)
3.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관계는?
직장 내 인간관계 (41.4%)
부모 (10.3%)
형제 (10.3%)
배우자 (10.5%)
친구 (10.3%)
이웃 (3.4%)
기타(관계가 애매한 지인, 시가 식구들) (6.9%)
자식 (6.9%)
4. 갈등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중복 답변 가능)
큰 싸움으로 번질까 봐 (29.2%)
중요하지 않은 관계는 정리한다 (12.7%)
상대방과의 대화 단절 (16.4%)
노력해도 안 될 거 같다 (20%)
해결하는 방법을 몰라서 (7.3%)
관계 극복 의지가 없다 (5.5%)
자존감이 떨어질까 봐 우려된다 (9%)
5. 인간관계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과 (3.4%)
적절한 거리 두기 (20.8%)
배려 (48.3%)
대화 (13.8%)
애정 (3.4%)
이해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