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지난 1월 2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 조원씨엔아이에 의뢰해 대선 후보들의 배우자 적합 인물도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 씨 34.9%,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 씨 23.7%,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씨 18.4%로 나타났다. 김건희 씨의 경우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30%를 넘는 것에 비하면 낮은 편인데, 이는 김 씨를 둘러싼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특히 별도의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는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씨를 꼽은 민심이 20%에 육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의미 있는 지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세 유력 대선 후보의 배우자 스토리를 살펴봤다.
코바나컨텐츠의 대표이사이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는 역대 대통령 선거 ‘영부인 후보’ 중 가장 언론에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줄 평
‘화려한 약력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한 약력은 없는 인물.’
개명 전 이름이 김명신이었던 김건희 씨는 1972년 9월 2일, 양평군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 최은순 씨 사이에 둘째로 태어났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명일여자고등학교와 경기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고등학교·대학교 등에서 시간강사로 일했고, 2007년 7월 문화예술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2년 3월, 당시 검사였던 윤석열 후보와 결혼해 법조계를 들썩이게 했다.
결혼 당시 윤석열 후보는 만 51세, 김건희 씨는 만 39세였는데 서초동에서 치른 결혼식을 찾은 이들이 워낙 많아 서초동 일대에 교통 체증이 일어났을 정도였다.
둘이 만난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있지만, 김 씨는 2018년 4월 인터뷰에서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주장했다. <월간조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씨는 “결혼 당시 윤석열 후보의 재산이 2,00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1990년대 후반 IT 붐이 일었을 때 주식으로 번 돈을 밑천으로 사업체를 운영해 재산을 불렸다”고 주장했다.
결혼 후 슬하에 자녀가 없는데, 최근 이재명 후보 측에서 ‘김 씨는 자녀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유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화려한 경력의 성공한 사업가인 김 씨. 지난해 6월 기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재산 중 윤 후보의 재산은 2억원대에 그치는 반면 김건희 씨 명의 재산은 신고한 것만 해도 70억원에 달한다. 52억원에 달하는 예금 이외에 2억 6,000만원 상당의 경기도 양평군 토지와 15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주상복합건물(아크로비스타) 등을 소유하고 있다.
윤 후보의 가장 큰 리스크
하지만 성공 과정에서 행한 각종 학력·경력·수상 허위 및 과장 기록 의혹, 논문 표절 논란으로 윤석열 후보 캠프의 ‘아픈 손가락’으로 거론된다. 특히 2008년 2월, 박사 학위 취득 목적으로 제출한 논문 제목에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오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씨 관련 기사마다 ‘yuji’라고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결국 이력서의 학력·경력·수상 실적 허위 및 과장 기록으로 국민 앞에 사과했음에도 매스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의혹도 남아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김 씨를 본 적이 있다는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관련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 측은 “쥴리라는 이름의 접대부는 1997~1998년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 씨는 1996~1998년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며 “당시 남양주시 자택에서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학교까지 1시간 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 등하교했던 김 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논란은 김 씨를 넘어 윤석열 후보까지 흔드는 형국이다. 각종 논란 탓에 공개 행보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던 김 씨였는데, 첫 공개 행보는 ‘대국민 사과’여야 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씨 논란이 잇따라 터지고 있지만, 윤석열 후보는 배우자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라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 지우기’에 나섰다. 후보 부인 자격이든, 퍼스트레이디 역할이든 김 씨의 공개 행보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씨의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 내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며 “남편이 정치하는 데 따라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약자와의 동행 활동에 함께하는 것도 썩 내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더라도)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활동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김 씨의 비공개 행보’는 논란을 더욱 재생산시키는 모양새다. TV조선 시사·교양 프로그램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이재명 후보는 부부 동반으로 출연했지만, 같은 방송에 윤 후보는 홀로 출연하는 등 빈자리가 더 눈에 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건희
출생 1972년
자녀 없음
학력 경기대학교(학사) 숙명여자대학교(석사)
현직 코바나컨텐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