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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축제, 조현서 작가

인생에서 두 번의 이혼은 큰 교훈이 됐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이혼은 축제라고 말하는 조현서 작가의 이야기.

On January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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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경험을 담은 책 <이혼할 때 고민되는 것들>을 집필한 계기가 있나요?
저와 같은 경험을 했거나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저는 지난 2009년 첫 번째 이혼을 겪은 뒤 오랜 기간 방황했고 2013년 두 번째 이혼 때는 이유를 찾고자 했어요. 그 과정에서 많은 책을 읽으면서 큰 위로를 받았죠. 읽다 보니 이혼과 관련한 책은 많지만 이혼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상황의 사람들에게 응원의 의미로 책을 쓰게 됐습니다.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배우자가 먼저 이혼을 요구했어요. 처음에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저항을 거듭했고 극단적인 선택도 시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을 떠났던 배우자가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됐어요. 마음이 떠난 사람처럼 매정한 게 없으니까요. 그러던 중 새벽에 배우자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목격했어요. 그때 각자의 행복을 위해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두 번째는 합의하에 헤어졌습니다. 첫 번째 이혼으로 인한 상처가 치유되기 전에 성급하게 결혼했기 때문에 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거든요.

본인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하나요?
최근 들어 이혼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 없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됐거든요. 지금은 상대방에게 내주었던 에너지를 저에게 쏟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반대로 후회되거나 힘든 점도 있을 거 같아요.
그렇죠. 특히 이혼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에 상처받을 때가 있어요.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이혼을 흠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죠. 때때로 ‘이혼하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할 순 없었을까?’에 대해 고민해보는데 언제나 결론은 이혼으로 도달해요. 물론 결혼 생활 중 행복했던 적이 있지만 추억이 아닌 기억으로 남았어요. 치열하게 사랑해보고 치열하게 싸워본 하나의 기억인 거죠.

지금의 삶에 만족하나요?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인생이라고 자부해요. 흔들리는 마음을 잡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고 방대한 양의 지식을 쌓았어요. 그리고 직접 책을 쓰는 경험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졌죠. 외모를 가꾸는 데도 이전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단순히 타인에게 초라해 보이고 싶지 않아 관리를 시작했는데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오롯이 나를 위해 단장해요.

이혼을 결심했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보상 심리를 버려야 합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했는데 이럴 수 있어?’라는 생각이 대표적이죠. 상대방을 탓하는 이혼은 결코 좋은 끝맺음을 할 수 없어요. 만일 배우자에 대한 미움 때문에 헤어짐을 결정했다면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길 권유해요. 격해진 상태에서 이혼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이혼하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예요. 이혼을 결정했다면 오롯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서적으로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이 필수라고 하죠.
이혼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모든 게 하나였다가 둘로 나뉘는 거니까요. 저는 이혼을 겪으면서 생각할 시간을 줄였어요. 슬픔을 느낄 시간을 주지 않았죠. 처음부터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했던 건 아니에요. 첫 번째 이혼 때는 줄곧 알코올에 의지했고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어요. 그런데 두 번째 이혼 때는 독서와 일에 매진하면서 마음을 정리했어요. 슬픔은 혼자 있는 시간에 파고드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터득한 거죠. 모든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을 믿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어요. 마음의 안정뿐 아니라 이전에는 몰랐던 지식을 습득했죠.

이혼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두려움입니다. 정말 잘 살 수 있을까요?
저는 이혼 전보다 더 행복해요. 이전에는 없었던 독립심이 생기면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거든요. 그리고 혼자서도 잘 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어요. 보통 기댈 데가 있으면 안주하게 되는데 저는 그럴 일이 없는 거죠. 무엇보다 용기 있게 삶을 헤쳐나가고 있어요. 이혼도 해봤는데 세상에 무서울 일이 있겠어요?(웃음) 이혼 후의 삶은 마음가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어렵게 얻었으니 더 잘 살아야죠.

끝으로 이혼을 결심한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낙오자가 된 것만 같은 두려움이 생길 때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정작 발을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죠. 도마뱀은 꼬리가 잘리면 새로운 꼬리가 자라나요. 우리 인생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삶에서 받은 상처는 삶이 치유해주기 마련이에요. 잘 살기 위해 다시금 혼자가 되기로 했다면 이혼이라는 축제를 즐기길 바랍니다.

조현서 작가

본인이 행복할 수 있다면 이혼은 축제라고 말하는 작가. 두 번의 이혼 경험으로 결혼 설명서이자 이혼 후 행복 지침서를 썼다. 책 <이혼할 때 고민되는 것들>을 통해 행복한 이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문화사 DB, SBS·JTBC·MBN 제공, 각 연예인 SNS
참고도서
<당신은 행복해지려고 이혼을 결심했다> <이혼할 때 고민되는 것들>
2022년 01월호
2022년 01월호
에디터
김연주,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문화사 DB, SBS·JTBC·MBN 제공, 각 연예인 SNS
참고도서
<당신은 행복해지려고 이혼을 결심했다> <이혼할 때 고민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