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 시대가 서막도 올리지 못한 채 저물었다. 2021년 12월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175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국내 전파 이후 첫 7,000명 돌파다. 위중증 환자 역시 사상 최대인 840명을 기록했다. 위드 코로나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돌입하면서 사회 활동이 늘어나 확진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역대 최악을 경신하는 와중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오미크론은 어떤 변이인가?
2021년 11월 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새롭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다. 가장 큰 특징은 인체 침투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형이 32개라는 것인데, 이는 델타 변이(16개)보다 2배 많은 수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형 수가 많을수록 잠복기가 짧아 전염 속도가 빠르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전염 속도는 델타보다 2.5배 이상 높고 재감염 위험도 델타의 3배 이상으로 전해졌다.
오미크론이란 이름은 그리스 문자 15번째 글자에서 따왔다. 이전까지 명명된 마지막 변이가 그리스 12번째 문자인 ‘뮤’로 불렸기에 발견 초기에는 13번째 글자인 ‘뉴’를 붙인 ‘뉴 변이’로 불렸으나, ‘뉴’는 ‘NEW’와 발음이 비슷해 의미상 혼동이 올 수 있어 제외하고, 14번째 글자인 ‘크시’는 표기상 ‘Xi’로 쓰이는데 중국의 성씨인 ‘시(Xi)’에 대한 낙인으로 비칠 수 있어 제외됐다.
어떻게 국내에 유입됐나?
2021년 11월 24일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40대 목사 부부가 감염되면서 국내에 유입됐다. 목사 부부는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방역 택시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방역 택시가 아닌 30대 남성 A씨가 운전한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목사 부부와 접촉한 A씨는 격리 조치 없이 6일 동안 주거지 인근 식당, 마트, 치과 등지를 돌아다녔고, A씨와 가족들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월 16일 기준 목사 부부를 기점으로 지인 등을 거쳐 5차 감염을 넘어 N차 감염으로 번진 상황. 해당 교회가 위치한 인천시 미추홀구를 비롯해 서울, 경기 등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며 오미크론 감염자는 12월 1일 5명의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16일 만인 2021년 12월 16일 누적 148명을 돌파했다.
전파력과 증상은?
전파 속도가 델타보다 현저히 빠르다는 게 중론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처음 사례가 알려진 후 약 2주 만에 60여 개 나라에서 변이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델타를 제치고 우세 종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오미크론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교회 관련 감염자다.
A씨 가족과 지인 등 3명이 소속 교회의 400여 명 규모 외국인 대상 예배 프로그램에 참석한 이후 교인들과 교인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해외 입국자를 기점으로 N차 감염이 발생하면서 빠른 전파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감염 경로도 심상치 않다. 목사 부부에게 감염된 A씨의 장모가 밥을 먹은 식당 주인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는데 음식을 전달하고 계산한 것이 유일한 접촉이었기 때문. 또 홍콩에서는 다른 방에 격리됐던 여행자들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는데, 음식을 받기 위해 문을 열 때 공기 중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오미크론의 출현이 또다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증상은?
두통, 현기증, 식욕 감퇴, 기침, 피로감 등 증상은 경미하다.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가 10일 만에 완치된 이스라엘의 한 의사는 인터뷰에서 “48시간 동안 열이 났고 72시간 동안 극도로 피곤했다. 근육 통증도 있었다”고 증상을 전했다. 기존의 코로나19 증상과 달리 미각·후각 상실이 없고, 델타와 달리 호흡곤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추적 중인 일부 확진자군의 감염자 수와 입원 환자 수의 비율이 델타보다 낮다”며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델타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진의 초기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환자의 입원 일수는 2.8일로 델타의 8.5일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백신 필요할까?
일각에서 돌파 감염 사례가 등장하면서 추가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추가 접종이 필수적은 아니라고 전해졌다. 추가 예방접종 여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변이의 돌연변이가 적으면 따로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지만 돌연변이가 많을 경우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 접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했지만 돌연변이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기존 백신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백신 접종자의 경우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증상이 가볍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무엇인가?
영국 <가디언즈>에 따르면 기존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식별하기 어려운 스텔스(stealth) 버전의 오미크론이 발견됐다. 스텔스 오미크론에 감염되면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나오지만 오미크론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영국에서 사용하는 PCR 검사 기기는 대다수 유전자 3개를 확인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그런데 오미크론은 2개 유전자에 대해서만 양성반응을 나타내 해당 결과가 나오면 오미크론 감염으로 판단하는데, 스텔스 오미크론은 수십 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는 주요 표적 부위인 스파이크(S) 유전자와 관련된 특징이 기존 오미크론과 달라 PCR 검사로 구별하기 어렵다고.
즉 빠른 결과를 제공하는 PCR 검사가 아닌 유전자 정보(게놈) 분석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이는 오미크론 전파 상황을 파악하는 데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대책은?
2021년 12월 10일 3차 접종 간격 단축을 발표했다. 2차 접종 완료 후 4~5개월 이후로 권고하던 18세 이상 성인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해 오미크론 감염 확산을 막겠다는 것. 발표 이전에 백신 추가 접종 간격은 4~6개월이었다.
12월 16일에는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했다.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을 4명으로 줄이고 백신 미접종자는 혼자서 식당, 카페를 이용하거나 배달 포장만 가능하도록 했다. 일상 회복을 중단하고 비상 계획성 조치를 단행한 것. 또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오미크론 발생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접국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왕국, 모잠비크, 말라위, 나이지리아, 가나, 잠비아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시켜 오미크론 차단에 총력을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경로
2021.11.11
오미크론 변이 최초 발견
11.24
목사 부부,
나이지리아에서 귀국
11.25
목사 부부,
코로나19 확진
12.1
목사 부부·지인 A씨·나이지리아 방문 여성 2명, 오미크론 변이 확진
12.2
목사 부부,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 시 방역 택시 탔다”고 거짓 진술
12.3
목사 부부의 교회 방문자 중 확진자 10명 발생
12.5
서울에서 감염 의심자 3명 확인, 오미크론 전국 확산 우려
12.6
해외 유입 2명, 국내 감염 10명
오미크론 변이 총 12명 확진.
12.7
목사 부부 등 첫 오미크론 확진자 모두 퇴원
12.8
해외 유입 9명, 국내 감염 29명
오미크론 변이 총 38명 확진
12.9
해외 유입 6명,
교회 관련 국내 감염 16명 총 22명 확진
12.16
오미크론 확진자 누적 14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