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진동을 이용한 싱잉볼 명상
20대 때부터 힐링이나 명상과 관련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네팔 여행 중 우연히 접한 싱잉볼에 끌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싱잉볼 명상'을 만든 천시아 젠테라피 네츄럴 힐링센터 대표를 만났다.
요즘 사람들이 명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 힘드니까요. 우리나라는 빠르게 발전했잖아요. 그동안은 힘든 줄도 모르고 성장과 성공에 몰두했어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지금은 2가지 갈래에 놓인 것 같아요. 더 성장하느냐, 이제 만족하느냐. 그런데 더 앞으로 나아가려니 힘들고, 만족하기엔 부족한 것 같거든요. 코로나19와 맞물려 강제적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게 된 지금, 사람들은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은 무엇인가' 다시 돌아보게 된 거예요. 그래서 '힐링'이 일상에 파고들고, 명상에 대한 필요성도 커진 것 같아요.
싱잉볼이란 무엇인가요?
티베트, 인도, 네팔 등 히말라야 지역에서 명상을 돕는 도구로 사용된 싱잉볼은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싱잉볼을 문지르면 독특한 공명음과 진동이 발생하면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줍니다. 싱잉볼의 진동은 동조 효과를 일으켜요. 사람을 포함한 자연 모든 사물의 진동이 서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현상인데, 균형을 잃은 신체 밸런스를 찾도록 도와주죠. 싱잉볼은 그릇의 소재와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진동을 만들어내요.
싱잉볼 명상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싱잉볼을 문지를 때 발생하는 진동과 소리를 매개체로 명상을 하는 건데요, 싱잉볼의 진동을 통해 뇌파의 깊은 이완을 이끌어내 명상 상태를 유지하거나 집중을 돕습니다. 명상을 하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고 해요. 꼭 싱잉볼을 이용해 명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상을 돕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직접 연주할 수도 있고, 전문가의 연주를 들으며 몸을 이완시킨 뒤 명상을 하게 됩니다.
싱잉볼 명상의 효과와 직접 겪은 변화가 궁금합니다.
처음 싱잉볼을 접했을 때 무슨 원리인지,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스스로 공부하면서 소리의 원리가 궁금해 열심히 더 파고들었죠. 직접 연주를 하며 싱잉볼에 익숙해질 즈음 제가 그동안 관심을 가졌던 그 어떤 힐링이나 명상보다 파워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 몸도 진동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진동이 진동(우리 몸)을 변화시키고 또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과학적인 원리거든요. 그래서 싱잉볼에 더 몰두하고, 싱잉볼을 통한 명상법도 개발하게 됐어요. 싱잉볼의 진동이 우리 몸의 세포에 영향을 미쳐 자연 치유력을 깨워줘요. 또한 평소 우리의 의식은 베타파 상태를 띠고 있는데, 싱잉볼 명상을 통해 그보다 낮은 알파파, 세타파로 낮춰줘 짧은 시간에도 뇌파의 깊은 이완을 유도하죠. 저는 늘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해왔어요. 그런데 싱잉볼 명상을 통해 힘을 뺀 자연스러운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왔다고 할까요? 내려놔야지 하고는 내려놓지 못한 것들을 더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게 되고,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도 더욱 넓어졌어요.
호흡과 집중을 통한 명상 요가
요가는 몸을 이용해 아사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많이 알려졌지만 '어떤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내 몸이 있는 곳에 마음과 생각이 하나로 집중돼 완전히 몰입되는 상태. 명상은 요가의 일종이다. 일상 속 명상을 통해 행복을 일궈나가는 아미라 에이와 요가 대표의 명상 요가 이야기.
명상과 요가는 어떻게 이어져 있나요?
요가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명상도 요가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어요. 요가는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이 결합된 복합적인 심신 수련 방법이거든요. 옛날 요가 철학에서 이야기하기로는 수행자가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해야 하는데,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수련, 우리가 알고 있는 요가 동작이 나왔다고 해요. 명상 요가를 '라자 요가'라고 하는데, '라자'가 왕이라는 뜻이에요. 그만큼 모든 요가의 궁극적인 종점은 라자 요가로 귀결된다는 뜻이죠.
명상 요가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여러 가지 명상법이 있는데, 저는 명상이라는 의미를 너무 어렵게 해석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눈을 감고 오랜 시간 앉아서, 때로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편안하게, 일상을 살아가면서 꼭 눈을 감지 않아도 할 수 있고, 걸으면서도, 몸을 움직이면서도 할 수 있는 명상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몸의 근육을 만들듯이 뇌의 근육을 만드는 거죠.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집중 명상이에요. 요새는 정말 많은 자극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잖아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포커스가 외부로 많이 향해 있어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힘들어요. 처음에는 나한테 바로 집중하기 힘드니 사물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아요. 예를 들면 식물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다른 생각은 잠시 접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거죠. 이런 것들이 익숙해지면 그 관찰과 집중을 나에게로 돌려요. 눈을 감고 '지금 호흡은 어떻지?', '내 몸에 긴장된 부위가 있나?', '그곳으로 숨을 불어넣으면 내 몸이 어떻게 되지?' 혹은 더 나아가서 '오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면서 하루를 보냈지?' 돌아보는 거죠. 두 번째는 호흡 명상이에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방법인데요, 예를 들어 불편한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반응하지 말고 잠깐 자리를 피해 숨을 온전히 세 번만 쉬어요. 육아도 마찬가지죠.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명상할 시간이 어딨어? 하겠지만 잠깐의 짬이 날 때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세 번 쉬어보는 거에요. 화가 날 법한 상황도 피해갈 수 있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거예요. 저는 이렇게 2가지 방법을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어요.
명상 후 직접 겪은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연극영화과를 나왔는데요, 전공 특성상 외모에 대한 판단을 많이 받다 보니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남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성격도 마찬가지로 '아미라는 어떤 사람이야'라는 판단을 남에게 의존했던 것 같아요. 진짜 나에 대한 관심은 없고. 그러다 보니 조금만 살이 쪄도 불안하고 힘들어 명상을 찾게 됐죠.
사실 뉴욕 여행에서 요가를 하는 멋진 뉴요커들한테 반해 한국에 돌아와서 요가를 시작했는데, 요가의 과정이 너무 크게 와닿고 울림이 있었어요. 그래서 먼저 내 몸을 관찰하고 내 몸을 대하는 태도를 건강하고 현명하게 바꿔나가기 시작했어요.
다이어트도 어떤 숫자에 연연하거나 몸매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내 몸이 건강해질 수 있는 것들을 먹게 되고. 나를 건강하게 대하는 연습을 요가 매트 위에서 하게 됐고, 하다 보니 '내 마음도 공허한데 뭔가 좀 더 나은 삶이 있지 않을까? 지금 사는 삶이 정답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인도에서 명상 학교도 경험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삶을 대하는 기준이 타인이 아닌 '나'에게 맞춰진 거예요. 작은 자극에 흔들리고 감정적이었던 마음이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고 자각하게 됐고 지금도 계속 연습하는 중이에요. 여전히 많이 흔들리고 있지만 그냥 놓지 않고 연습해나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미라 대표의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의식적인 8 호흡법'
의자나 바닥에 척추를 세우고 앉아 눈을 감은 뒤 검지부터 약지까지 엄지와 손끝을 맞대면서 호흡한다. 3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3초간 멈춘 뒤 6번으로 나눠 호흡을 내뱉는다. 이를 2세트로 진행한다. 호흡에 집중하며 몸과 마음의 이완을 느껴본다.
명상하고 앉아 있네
평범한 직장인에서 명상 지도자까지. 직접 경험한 명상의 효과를 선한 영향력으로 나누는
예비사회적기업 마인드트립의 이현정 대표가 말하는 명상의 기적.
명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몇 년 전만 해도 10년 차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일을 10년쯤 하면 커리어 우먼이 돼 있을 줄 알았는데 인간관계도 엉망이고, 자신감은 바닥이었죠. 진짜 이대로 가다가는 무슨 일이 나도 나겠다 싶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우울증과 번아웃이 같이 왔던 것 같아요. 회사를 퇴사하고 1년간 네팔부터 독일까지 다양한 곳을 여행하고 체험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다시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똑같은 증상이 생기더라고요. 그때가 가장 절망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각종 테라피나 힐링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가장 와닿고 도움이 많이 됐던 것이 명상이었어요.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지도자 과정도 취득하고, 내가 경험한 명상의 효과를 널리 알리고 싶어 마인드트립 창업까지 이르렀죠.
마인드트립이 지향하는 명상은 무엇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명상의 정의는 '나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는 것'이에요. 마인드트립은 제가 명상을 배우면서 느꼈던 부족한 것, 아쉬웠던 것으로 채웠어요. 3가지인데, 첫 번째는 구체적이었으면 좋겠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괴로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다 마음이지"라는 답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인데,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답보다는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죠. 두 번째는 '친절함'. 아이처럼 어르고 달래는, 마냥 부드러운 친절함이라기보다는 명상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 맞춰 가르쳐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일상적·실천적 명상이에요. 아무리 좋은 이론, 멋진 이야기도 내 생활 속에서 힘을 받지 못하면 소용없더라고요.
그렇다면 마인드트립의 명상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크게는 집중 명상과 통찰 명상, 그리고 통찰 명상 속의 자비 명상 3가지를 바탕으로 해요. 처음 4주간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기본을 닦아요. 호흡이나 몸의 감각, 생각이나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을 하죠. 이후에는 4주간의 일상 명상을 해요. 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소리 명상, 걷기 명상 등의 과정을 거쳐요. 그런데 저는 이 8주간의 과정 동안 명상 유튜브나 책을 너무 많이 보지 말라고 말해요. 경험 없이 지식을 먼저 접하면 경험한 것을 지식에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경험을 더 우선시하고 거기에 집중해보라고 하죠. 그 이후에 이론이나 지식을 접하면 오히려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8주의 과정이 끝나면 명상과 실습을 같이 하는 책 명상 클럽을 해요. 책을 함께 보고 실습을 같이 하는데, 이건 일정이 정해져 있지 않아 짧게 할 수도 있고, 길게는 4년 이상 하는 분도 있어요.
요즘 우리 사회, 왜 명상이 필요할까요?
우리 앞에 정해진 길이 있고, 그걸 따라서 살아야만 될 것 같은, 한국 사회 특유의 강압적인 문화나 분위기가 있잖아요. 욕망으로 돌아가는 쳇바퀴 위에서 살다가 몸과 마음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게 되죠. 예전에는 명상이 그 방법에 있어 아주 후순위였다면 이제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안이 된 것 같아요. 그렇지만 명상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말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도 있고, 운동으로 그걸 해소하는 등 방법은 많거든요. 하지만 명상을 선택한다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큰 효과 같아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요해지는 것은 명상을 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효과거든요. 그보다 내가 나로서 있을 수 있고, '지금 이대로도 괜찮구나'라는 자기 긍정을 깨닫는 것. 이를 위해 명상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개인의 긍정적인 변화로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마인드트립이 추구하는 비전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