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의 계절이 돌아왔다
환절기에는 무엇보다 유·수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제품은 ‘오일’이다. 해소되지 않는 건조함을 한 방울에 해결하거나 피부의 예민함을 다독이기에 오일만 한 것이 없지만, 여전히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모공을 막아서 피부 트러블이 생길 것만 같은 불안감과 오일은 번들거린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게다가 넘쳐나는 제품 중에서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오일 예찬론자들이 입 아프게 이야기하는 오일의 효능을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호호바 오일에서 찾아보자. 피부와 지방산의 구조가 유사해 거의 모든 피부 타입과 잘 맞으며 피부 친화성이 좋아 트러블을 일으킬 일이 거의 없는 호호바 오일이야말로 오일 초보자나 오일 트러블 유경험자가 입문하기 딱 좋은 성분이다.
호호바 오일을 정의하다
호호바 오일은 회양목과의 호호바 씨앗을 압착해 추출한 천연 식물성 오일이다. 오일은 크게 베이스 오일과 에센셜 오일로 나뉘는데, 피부에 잘 흡수되고, 피지 조절과 보습 효과가 좋아 로션, 크림 등 화장품의 기본 원료로 널리 사용되는 호호바 오일은 대표적인 베이스 오일에 속한다.
여러 오일 가운데 호호바 오일이 특히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의 피지 성분과 유사한 왁스 에스테르 성분이 포함돼 피부 침투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피지 분비량이 많아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는 피부 타입은 극건조한 상황에서도 오일 사용을 꺼리는데, 호호바 오일은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유발하지 않아 예민한 피부의 건조함과 가려움 개선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을 비롯해 오메가–6와 오메가–9 등 영양 성분이 풍부하고 피부 박테리아균의 형성을 억제하는 기능도 갖췄다. 산화 방지 성분이 있어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성분과 순도가 좌우한다
호호바 오일은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고 끈적임이 적어 매끄럽게 발린다. 또한 모공의 노폐물을 녹이고 한쪽으로 치우친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 블랙헤드와 화이트헤드 등 피지 조절에도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 바로 이 특징이 보통 오일과 달리 지성 피부와 여드름에도 효과적인 이유다. 청담 카이로스뷰티의 김한결 에스테티션이 호호바 오일의 효과적인 사용법을 전해왔다.
“건성 피부라면 모이스처라이저를 여러 겹 덧발라 수분을 공급한 뒤 스킨케어 마무리에 호호바 오일을 사용하세요. 오일 성분이 보호막을 씌워 영양 성분의 흡수를 돕고 피부의 유·수분 손실을 방지하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기특한 호호바 오일의 효능은 성분이 판가름 짓는다. 호호바 오일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싶다면 제품의 순도를 살펴볼 것. 순도가 높을수록 피지와 분자구조가 유사해 모공을 막지 않고 림프순환을 도와 피부 속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호바 오일을 구입한다면 비정제로 추출한 제품을 추천합니다. 유통기한은 정제된 오일보다 짧을 수 있지만, 부작용 없이 더 큰 효능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이 전하는 팁이다. 오일이 담긴 용기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오일류는 산소나 빛, 습기에 쉽게 변질되므로 투명한 병보다는 진한 갈색병에 담긴 제품을, 대용량보다는 소량 제품을 선택하면 더 오래 신선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호호바 오일에 대한 궁금증을 피부 전문의에게 물었다.
Q 지성 피부 타입도 오일 사용이 괜찮을까?
지성 피부 타입도 보습이 필요하다. 피부 속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고 피부 장벽을 강화시켜 유·수분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잡아줘야 한다는 이야기. 오일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피지선의 균형이 맞춰져 오히려 넘치는 유분을 조절할 수 있다. 피지 분비가 왕성한 피부의 경우 피부 표면에 오일 잔여물이 많이 남아 있으면 모공이 막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지만, 사람의 피지 구조와 유사한 호호바 오일 등의 식물성 오일이나 오메가–6, 리놀렌산 등 필수지방산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면 괜찮다.
Q 호호바 오일로 블랙헤드를 제거할 수 있나?
기름이 기름을 녹이는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피지 배출을 원활하게 도울 수 있다. 피지나 노폐물이 모공에 쌓이면 블랙헤드나 여드름을 유발하는데, 매일 꾸준하게 호호바 오일을 천천히 롤링해 마사지하면 블랙헤드, 화이트헤드, 피지 등을 녹이는 데 도움이 되고 피부 표면에 남은 유분기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모공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Q 트러블이 생긴 곳에 사용해도 괜찮을까?
호호바 오일은 피부가 건조하면 생기는 좁쌀 여드름이나 트러블에도 효과가 좋다. 아직까지 호호바 오일로 인한 큰 부작용은 밝혀진 바가 없지만 개인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처음 사용할 경우 팔목 안쪽에 미리 테스트해 볼것.
이렇게 쓰세요!
민감한 피부에 순하게 작용하며, 피부에 겉돌지 않고 잘 흡수돼 피부 깊숙이 진한 보습감을 선사할 호호바 오일 사용법.
FACE & BODY
호호바 오일은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서 얼굴에 소량 발라 두드리면서 흡수시킨다. 기존에 사용하던 수분 크림에 2~3방울 섞어 바르는 것도 좋은 방법. 피부 속부터 찢어질 듯 건조한 건성 피부라면 에센스와 크림 사이에 발라 부스터처럼 사용하자. 그 뒤 유분 함량이 높은 크림으로 마무리하면 제품이 서로 겉도는 불화 없이 잘 섞인다. 허벅지에 튼살이 생겼을 때도 꾸준히 바르면 악화를 막을 수 있다.
BASE
윤광 피부를 연출하고 싶을 때도 요긴하다.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을 바른 뒤 이마와 콧등, 턱에 호호바 오일을 덧바른다. 화장이 들뜨고 각질이 일어날 때는 베이스 메이크업 전 손바닥에 두세 방울 덜어내 얼굴을 감싸듯이 지그시 누르면서 흡수시키면 베이스 제품의 밀착력이 높아지고 각질이 진정된다.
NAIL & TOE
까칠하게 일어나는 큐티클도 호호바 오일로 잠재울 수 있다. 네일 영양제에 호호바 오일을 믹스하고 손톱과 큐티클을 가볍게 마사지하면 각질이 유연해져 손이 매끈하게 정돈된다. 팔꿈치와 발뒤꿈치에도 각질 탈락이 일어난다면 보디 제품에 호호바 오일을 섞어 활용해볼 것. 유분과 수분을 동시에 높여 피부 컨디션이 회복돼 건조함을 잡을 수 있다.
LIPS
갈라진 입술에 호호바 오일은 특효약. 입술에 두껍게 발라 잠시 랩을 씌워두면 밤새 보들보들한 입술을 되찾을 수 있다. 또 미스트에 오일을 섞어 입 주변에 뿌리면 오일이 피부 표면에 막을 형성해 촉촉함이 오래도록 유지된다.
HAIR
건조하고 손상된 모발이 고민일 때, 샴푸 후 물에 호호바 오일을 떨어뜨려 헹구면 부드럽고 윤기나는 머릿결로 만들 수 있다. 또 샴푸 후 물기가 남은 모발에 호호바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려 바르면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정전기가 줄어들고 영양분이 모발을 코팅해 탄력이 생긴다. 비듬이 고민일 때도 호호바 오일이 유용하다. 샴푸 전 호호바 오일을 두피에 뿌려 마사지하고 20~30분간 방치한 뒤 샴푸하면 피지를 자극 없이 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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