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AGENCY OF VEGAN
대표 황영희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국비건인증원 대표 황영희입니다.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한 여성으로서, 비건(vegan) 제품을 인증하는 기관을 운영 중입니다.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 기관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설립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비거니즘이 유행하며 많은 제품이 비건임을 내세우지만 정작 제품을 생산하는 분들도 ‘비건’에 대해 잘 모른 채 표시 및 광고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엉뚱한 일이죠. 이에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비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 기관을 설립하면 좋겠다 생각했고, 기준 및 방법을 수립해 비건 제품 부합 여부를 심사하고 인증하는 ‘한국비건인증원’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프랑스 ‘이브 비건’, 영국 ‘비건소사이어티’, 이탈리아 ‘브이라벨’ 등 국내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친숙한 해외 비건 인증 기관과 달리 한국비건인증원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한국비건인증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규칙에 따라 화장품에 비건 인증을 표시·광고하기 위한 인증·보증 기관이라는 점이 특별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비건인증원에서 획득한 비건 인증 마크가 해외에서도 공신력이 있는지요? 네, 물론이죠. 정부의 인정을 받은 기관이기 때문에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마크는 해외에서 통용됩니다.
실제로 비건 화장품을 인증받으려는 업체 수요가 늘었나요? 우리나라의 가장 큰 화장품 회사인 엘지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부터 ODM 전문 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에서도 많은 책임판매업소를 대신하여 비건 인증을 신천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에 대한 비건 인증개수는 매년 무서울 기세로 증가하고 있어 일하는 저희 조차 놀라울 따름이에요. 실제 화장품의 인증 제품수는 2019년 47개, 2020년에는 371개, 2021년 3분기까지 494개를 인증하였으니, 최근 2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추세를 볼 때 비건뷰티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요.
뷰티 비건 인증 심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비건 심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에 사용할 인증 마크 인쇄를 요청한 경우가 가장 난감했던 일 중 하나로 기억에 남아요. 또는 비건 화장품으로 콘셉트를 잡고 생산을 모두 마친 상태인데, 벌꿀이나 프로폴리스가 들어 있거나 우유 유래 유산균이 들어가 비건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죠.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뷰티업계도 급속도로 비건 뷰티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비건 화장품의 봇물 같은 수요에 그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올바른 비건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거예요. ‘젖산’이라는 성분만 보면 유지방에서 유래한 성분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동물 유래 원료 혹은 미생물 등을 이용해 제조할 수도 있는 원료거든요. 즉 성분명만으로 비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거죠. 기본적으로 화장품의 경우 수십 가지 성분이 배합되는데 화장품의 모든 성분을 따져가며 살 수 있는 소비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비건인 소비자는 비건 화장품이 ‘필수’ 고려 사항이기 때문에 비건 인증부터 성분까지 거듭 확인하지만, 비거니즘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비건 화장품이 ‘선택적’이기 때문에 비건 인증 마크를 보고 한 번에 구별해내는 방법이 가장 쉬우면서 효과적이죠.
비건 뷰티 열풍이 일어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요? 가격이나 기능성만을 따지지 않고 가치,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된 게 아닐까 해요. 동물과 자연을 해치면서 화장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기왕이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자 하는 의식이 사람들에게 내재됐던 결과라고 봅니다.
비건 뷰티 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요? 국내에서 비건 뷰티의 불씨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봐요. 이전보다 많은 소비자가 단순한 마케팅이나 모델만 보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의 성분 하나하나를 따져가며 사용하고 있죠. 혹자는 비건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 더 이상 특별할 것도, 발전 가능성도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건 화장품은 한때 부는 유행이 아닙니다. 비거니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꼭 고려해 구매하는 필수 아이템인 것이지요. 비건 인증 마크 획득은 아무리 단순한 화장품이나 생필품일지라도 제조업체가 비건을 고려해 제품을 제조했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특별히 고려하지 않았음에도 비건 인증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당신이 ‘착한 소비’를 하였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비건인증원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리 인증원은 앞으로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떠한 것을 구매하더라도 올바른 비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비거니즘을 추구하는 모든 이가 식당 선택을 고민하거나 힘들게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단기적으로는 비건 인증 제품의 증가뿐만 아니라 판로 확대 및 교육을 통한 홍보를 장기적으로는 지자체나 교육청과의 협업, 비건 거리 조성, 채식 음식점 지도 마련 등 환경과 동물, 건강과 관련한 모든 일을 재미있게 계획하고 있습니다.